AI를 도구가 아닌 팀원으로 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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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의 메카 스탠포드에서 15년간 창의성과 기업가 정신을 연구해온 제레미 어틀리 교수가 전하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AI가 사람들을 25% 더 빠르게 만들고 업무 품질을 40% 향상시킨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의미 있는 생산성 향상을 경험하는 직장인은 단 10% 미만에 불과하다는 현실은 어떨까요?

‘실현 격차’가 바로 우리 아이들에게도 일어나고 있는 현상입니다. 같은 AI 도구에 접근하면서도 왜 어떤 아이들은 창의적 역량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다른 아이들은 오히려 퇴보하는 걸까요? 그 답은 생각보다 단순하면서도 혁명적입니다.

구글 검색의 함정: 우리가 놓치고 있는 AI 활용의 핵심

여러분의 아이가 AI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관찰해보세요. 아마 대부분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하는 방식으로 사용할 것입니다. 바로 여기에 문제가 있습니다.

구글 검색에 너무 익숙해진 우리와 아이들은 AI도 같은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하얀 박스를 보면 본능적으로 “아, 여기에 키워드를 넣으면 되겠구나”라고 생각하죠. 하지만 이는 AI 능력의 표면도 건드리지 못하는 방식입니다.

제레미 어틀리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이런 접근 방식은 단순한 의미적 차이가 아니라 처리 능력에서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구글 검색에 대한 친숙함이 오히려 AI와의 효과적인 협업을 방해하고 있는 것입니다.

음성의 힘: 키보드를 넘어선 자연스러운 소통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첫 번째 핵심은 손가락이 아닌 목소리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키보드로 타이핑할 때는 “첫 번째로 뭘 말해야 하지?”라고 고민하게 됩니다. 하지만 목소리로는 그냥 횡설수설하면서 시작할 수 있죠. ‘똑똑해야 한다’는 부담을 덜어내는 것이 오히려 지능을 발휘하게 만듭니다.

실제 사례를 보면 더욱 명확해집니다.

어틀리 교수가 동료와 새 잡지 기사에 대해 활발한 토론을 한 후, ChatGPT에게 음성으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방금 동료와 놀라운 대화를 나눴는데, 여러 각도를 탐구했어. 내 머릿속 정보를 모두 끌어내도록 인터뷰해주고, 그걸 기사 개요 메모로 변환해줄래?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40분 만에 AI가 모든 작업을 완료했고, 이런 일은 목소리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도구 vs 팀원

여기서 핵심적인 연구 결과를 말씀드려야겠습니다. 어틀리 교수팀이 유럽과 미국에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놀랍게도 AI가 대부분의 사람들을 더 창의적으로 만들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덜 창의적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았죠.

하지만 성과가 좋은 그룹과 나쁜 그룹을 분석해보니 근본적인 차이가 있었습니다. 성과가 나쁜 그룹은 AI를 ‘도구’로 취급했고, 성과가 좋은 그룹은 AI를 ‘팀원’으로 취급했습니다.

근본적인 차이점은 무엇일까?

간단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AI가 평범한 결과를 줬다고 가정해봅시다.

  • 도구로 생각하는 경우: “아, 이건 별로네” 하고 끝
  • 팀원으로 생각하는 경우: 피드백을 주고, 코칭하고, 멘토링하며 개선하도록 도움

더 중요한 것은 AI에게 질문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내가 질문하고 AI가 답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팀원처럼 생각하면 다음과 같이 접근합니다:

  • “이것에 대해 내가 물어봐야 할 10가지 질문이 뭐야?”
  • “최고의 답변을 위해 나에게서 알아야 할 게 뭐야?”

이런 접근 방식의 차이가 바로 AI 시대를 살아갈 아이들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AI 자체가 가르치는 AI 활용법

여러분이 당장 아이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혁신적인 교육법이 있습니다. 바로 AI 자체가 AI 사용법을 가르쳐주도록 하는 것입니다.

엑셀이 엑셀 사용법을 가르쳐주지 못하고, 파워포인트가 파워포인트 사용법을 알려주지 못하지만, AI는 신기하게도 자기 자신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가르쳐줄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이렇게 말해보게 하세요:

안녕, 너는 AI 전문가야. 내 생활에서 AI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도움을 줄래? AI 전문가로서 내 학습 방식, 숙제, 목표에 대해 충분히 알 수 있도록 한 번에 하나씩 질문해줘. 그래서 명확한 추천 2가지와 뜻밖의 추천 2가지를 해줄 수 있을 때까지 말이야.

이렇게 하면 아이는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통찰력 있는 대화를 하게 될 것입니다.

45분이 만든 7,000일의 기적

실제 비전문가도 AI로 놀라운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증거가 있습니다. 국립공원청에서의 교육 사례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글렌 캐년 국립공원에서 일하는 아담 라이머라는 분이 있었습니다. 그는 “숙소 카펫 타일을 교체할 때마다 엄청난 서류 작업을 해야 해요. 카펫 타일 하나 바꾸는 데 2-3일의 서류 작업이 필요하거든요”라고 말했습니다.

어틀리 교수는 “AI가 그 서류 작업을 도와줄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45분 만에 그는 자연어로 도구를 만들어서 작업 명세서를 만들 때마다 이틀을 절약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더 놀라운 건 다른 공원에서도 이 도구를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국립공원청은 전체 430개 공원이 있는데, 아담이 45분 만에 만든 도구로 올해 7,000일의 인력을 절약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기술적 능력이 없는 일반 전문가가 기초 교육만 받으면 할 수 있는 일의 예시입니다. 우리 아이들도 이런 사고방식을 배우면 학교 과제나 일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엄청난 도움이 될 것입니다.

창의력의 새로운 정의

많은 부모들이 AI 때문에 아이들이 덜 생각하게 될까 봐 걱정합니다. 창의력이나 사고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죠. 하지만 창의력의 본질을 이해하면 이런 걱정이 오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하이오의 한 7학년 학생이 “창의력이 뭐냐”는 선생님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창의력은 처음 떠오른 것보다 더 많은 것을 하는 거예요.

이것이 어틀리 교수가 가장 좋아하는 창의력의 정의입니다. 인간은 초기 해결책에 집착하고 만족하는 인지적 편향이 있습니다. 허버트 사이먼이 ‘만족화’라고 부른 개념으로, ‘충분히 좋으면’ 그걸로 만족하는 것이죠.

하지만 창의력은 그 ‘충분히 좋음’을 넘어서는 것입니다. AI로 인해 ‘충분히 좋은’ 수준에 도달하기는 전보다 쉬워졌습니다. 하지만 세계적 수준, 예외적인 결과를 원한다면 실제로는 양과 변화를 추구해야 하고, 이는 시간이 걸립니다.

근본적으로 AI 시대에도 창의력의 정의는 변하지 않습니다. 다만 기술과 협업 목표에 따라 인간이 창의적 상태에 도달하는 능력이 영향을 받을 뿐입니다.

아이만의 독특함이 만드는 차별화

모든 사람이 같은 ChatGPT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그럼 어떻게 다른 사람과 다른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요? 바로 모델에 가져오는 것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기술도 가져오지만, 경험도 가져오고, 관점도 가져오고, 세상에서 얻은 모든 영감을 가져옵니다. 바로 이것이 사용자마다 다른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아이들에게도 이걸 가르쳐야 합니다.

너는 모델에 어떤 영감을 가져오고 있니?

AI는 도구가 아니라 협업자라는 점, 그리고 아이 자신의 독특한 경험과 관점이 AI와의 협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알려주세요.

일상 속 AI 팀워크

아이들이 일상생활에서 AI를 팀원처럼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소개합니다.

어려운 대화 준비하기

친구와 갈등이 있거나 선생님께 뭔가 요청해야 할 때, 발표를 앞두고 있을 때 다음과 같이 활용할 수 있습니다:

  • AI에게 대화 상대에 대해 인터뷰받게 하기
  • 그 사람의 심리적 프로필을 구성하게 하기
  • 그 사람의 역할을 하면서 롤플레이 진행하기
  • 상대방의 관점에서 내 접근 방식에 대한 피드백 받기

학습과 과제 해결

단순히 답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 과정 자체를 개선하는 방법:

  • “이 숙제를 잘하려면 뭘 알아야 할까?” 대신 “이 숙제를 잘하도록 도와주려면 나에게 어떤 질문을 해야 할까?”
  • AI가 준 답변에 만족하지 말고 “이 답변에서 부족한 부분이 뭘까?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줄 수 있을까?” 물어보기

당장 시작할 수 있는 3가지 실천법

1. 음성 대화 연습

아이와 함께 AI에게 말로 질문하는 연습을 해보세요. 타이핑이 아니라 음성으로요. 처음엔 어색하겠지만 금세 자연스러워질 것입니다.

2. 역질문 받기 연습

AI에게 질문을 역으로 받는 연습을 해보세요. 단방향이 아닌 쌍방향 소통의 힘을 경험하게 해주세요.

3. 피드백 주고받기

AI가 준 답변에 만족하지 말고 더 나은 답변을 위해 피드백을 주는 연습을 해보세요. 이것이 바로 ‘팀원’으로 대하는 핵심입니다.

창작자들을 위한 희망의 메시지

창작자나 예술가들이 AI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합니다. 창작자들이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방식으로 해방될 시점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AI가 아이들의 창작 활동을 대신하는 게 아니라, 아이들의 상상력과 아이디어를 더 풍부하게 표현할 수 있게 도와주는 협력자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중요한 건 AI가 만들어내는 결과물이 아니라, 아이가 그 과정에서 어떤 영감과 창의적 사고를 발휘하느냐입니다.

모든 인간은 창의적이다

스탠포드 d.school에서 배운 가장 중요한 교훈 중 하나는 모든 인간이 타고난 창의적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이요.

AI 시대에도 중요한 건 각자가 가져오는 영감입니다. 아이들에게도 이걸 가르쳐야 합니다. “너만이 가진 특별한 경험과 관점이 AI와의 협업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이야”라고 말이죠.

변화의 핵심: 사용에서 협업으로

“AI를 어떻게 사용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유일한 정답은 *8″나는 AI를 사용하지 않는다. AI와 함께 일한다”**입니다.

사용한다는 건 일방적입니다. 하지만 함께 일한다는 건 상호작용입니다. 피드백을 주고받고, 서로 질문하고, 함께 발전해나가는 것이죠.

아이들에게도 이 차이를 명확히 가르쳐야 합니다. AI를 연필이나 계산기처럼 단순한 도구로 보지 말고, 함께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동료로 인식하게 하는 것입니다.

미래를 향한 부모의 역할

AI와 함께 일하기 시작하면 모든 것이 바뀝니다. 부모님들도 아이들과 함께 이 변화를 받아들이세요.

가장 중요한 건 AI를 도구가 아닌 협력자로 보는 관점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이 자신만의 독특한 경험과 관점이 AI 시대에 가장 소중한 자산이라는 점을 알려주세요.

기술은 빠르게 변하지만, 창의력의 본질은 변하지 않습니다.

‘처음 떠오른 것보다 더 많은 것을 하는’ 그 정신을 아이들에게 심어준다면, AI 시대에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춘 창의적인 인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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