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최근 화제가 된 MIT 연구 결과를 보셨나요? “기업 AI 프로젝트의 95%가 실패한다”는 충격적인 통계가 소셜미디어를 뜨겁게 달궜습니다. 수많은 AI 회의론자들이 이를 근거로 “AI는 사기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연구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이 연구는 AI 기술 자체의 실패가 아니라, 대기업이 AI를 자체적으로 구현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역설적으로 AI 스타트업에게 전례 없는 기회를 의미합니다.
대기업은 왜 AI 구현에 실패하는가
Apple을 생각해보세요. 무한한 자본과 세계 최고의 인재들에 접근할 수 있는 기업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iPhone의 캘린더 앱조차 버그 없는 날이 거의 없습니다. Apple도 이 정도라면, 일반 기업의 내부 IT팀이나 Ernst & Young, Deloitte 같은 컨설팅 회사가 만드는 시스템의 품질은 어떨까요?
대기업의 AI 프로젝트 실패에는 세 가지 핵심 원인이 있습니다.
- 첫째, 제품 개발 역량의 근본적 부족입니다.
- 대부분의 기업 내부 IT 시스템은 이미 품질이 낮습니다. 여기에 컨설팅 회사를 고용하면 오히려 문제가 두 배로 증가합니다. 컨설턴트들은 데이터 과학팀, 고객지원팀, IT팀을 중재하며 요구사항 문서를 작성하지만, 정작 실제 소프트웨어를 구축하는 기술적 전문성은 부족합니다.
- 둘째, 조직 내 정치적 장벽입니다.
- 대기업에서 정교한 소프트웨어를 배포하려면 여러 팀이 관여하면서 영역 다툼과 정치적 갈등이 발생합니다. 레거시 시스템은 너무 오래되고 사일로화되어 있어, 최종 결과물은 “위원회가 디자인한 낙타” 같은 형태로 나옵니다. 실용성 없는 타협의 산물이죠.
- 셋째, 그리고 가장 치명적인 것은 AI 회의론자들의 존재입니다.
- 많은 대기업 엔지니어링 팀은 AI를 믿지 않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들은 코드 생성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 MIT 연구가 “AI는 과대평가되었다”고 말한다며 리트윗하고 좋아합니다. 하지만 엔지니어들이 AI를 믿지 않으면, 작동하는 제품을 구축할 수 없습니다.
스타트업이 성공하는 이유
MIT 연구는 흥미로운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조사된 프로젝트 중 2/3는 자체 개발이나 컨설팅 회사와의 협력이었고, 1/3만이 외부 스타트업 벤더의 제품을 구매했습니다. 그런데 외부 벤더를 선택한 경우의 성공률이 자체 개발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 Tactile은 은행의 실시간 비즈니스 의사결정 엔진을 만듭니다. 대출 신청자의 신용 확인과 비즈니스 규칙 검증을 일일 수백만 건 규모로 처리하죠. Citibank와 JP Morgan은 이런 시스템을 자체 개발하려고 3~5년과 수천만 달러를 투자했지만 실패했습니다. 반면 Tactile은 REST API로 실시간 의사결정을 제공하며, 최신 AI 모델을 플러그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예산의 일부와 훨씬 짧은 시간에 구축했습니다.
- Greenlight의 사례는 더욱 극적입니다. 한 은행이 기존 벤더 Ernst & Young에게 AI 시스템 구축을 요청했습니다. Ernst & Young은 1년간 개발했지만 완전히 실패했습니다. 결국 은행은 다시 Greenlight에 연락했고, 현재 완전히 배포되어 작동 중입니다.
- Castle AI는 AI 네이티브 모기지 서버를 만듭니다. 수십 년 된 레거시 벤더들이 기존 시스템 위에 AI를 덧붙이며 경쟁에 대응하고 있지만, 많은 경우 “AI를 그냥 얹은” 수준으로 매우 열악합니다. Castle AI는 처음부터 네이티브로 구축된 제품 감각으로 대형 은행과 계약을 체결했고, 배치 후 1년 만에 성과를 달성했습니다.
- 가장 인상적인 것은 Reducto입니다. YC 런치를 통해 FAANG 기업이 직접 발견했고, 배치 후 154일 만에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해당 기업은 수년간 자체 솔루션 구축을 시도했고, 오픈소스, AWS Tesseract 등 다양한 OCR 솔루션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습니다. Reducto는 제품 우수성으로 내부팀과의 경쟁에서 승리했고, 현재 1~2년 이상 프로덕션 환경에서 운영 중입니다.
스타트업에게 열린 전례 없는 기회
왜 스타트업이 성공할 수 있을까요? 핵심은 희귀한 역량 조합에 있습니다. 최신 AI에 대한 깊은 이해, 뛰어난 제품 감각, 그리고 인간적 프로세스에 대한 통찰을 모두 갖춘 인재는 극히 드뭅니다.
뛰어난 엔지니어들은 코딩에만 집중하며 은행 직원 같은 도메인 사용자와 소통하지 못합니다. 반대로 도메인 전문가들은 코딩이나 기술, 디자인, 제품 출시 역량이 부족합니다. 이 폴리매스(polymath) 부족 문제가 바로 스타트업이 채워야 할 공백입니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전환 비용으로 인한 해자(moat)입니다. 한 50억 달러 규모 금융 서비스 기업의 CIO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현재 5개의 다른 AI 솔루션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단 시스템 훈련에 시간을 투자하면, 전환 비용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질 것입니다.
ChatGPT 래퍼에 해자가 없다고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이것이 바로 명확한 답입니다. 모든 비즈니스 프로세스와 시스템은 AI 네이티브로 완전히 재작성되어야 하며, 이는 창업자들에게 무한한 기회를 제공합니다.
성공을 위한 실전 전략
스타트업이 대기업과 성공적으로 협력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첫째, 내부 챔피언을 키우세요.
- 이상적인 챔피언은 스타트업 꿈을 가졌지만 위험회피적인 직원입니다. 실제로는 창업하지 않을 사람들이지만, 흥미로운 스타트업을 통해 대리만족을 경험하려는 성향이 있습니다. 이들은 자신이 스타트업 여정에 함께한다고 느끼며 창업자의 성공을 진심으로 원합니다.
- 둘째, 진정성 있게 스타트업답게 행동하세요.
- 정장을 입거나 Microsoft 홈페이지를 모방하는 등 형식주의를 따르지 마세요. 똑똑하고 현명하게 보이는 것은 중요하지만, 과도한 형식은 불필요합니다.
- 셋째, 제품 우수성에 집중하세요.
- 대기업들은 압도적인 AI 도입 수요를 가지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구축할 수 없고 기존 회사에도 갈 수 없는 상황입니다. 작동하는 제품을 만들면 기업들이 대화할 수밖에 없습니다.
엔지니어에게 던지는 도전
AI 회의론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습니다.
직접 시도해보세요.
한 번 시도해 변수 이름 오류가 났다고 포기하지 마세요. 실제 프로젝트에 투자해 사용해보세요. 메인 업무가 아닌 재미있는 사이드 프로젝트로도 충분합니다.
최근 “Vibe Coding Dad’s Night” 행사에서는 기술적이지 않은 집주인이 세입자 임대료 확인 시스템을 직접 만들었습니다. 이런 도구들은 10배 엔지니어를 100배로, 1배 엔지니어를 10배로 만들어줍니다. 다만 내면의 감정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습니다.
왜곡된 해석을 넘어서
AI 도머들은 95% 실패율을 “AI가 불가능하다”는 증거로 왜곡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메시지는 정반대입니다. AI 구현이 매우 어려우며 5%만 성공한다는 것이죠.
그런데 YC의 합격률은 1% 미만입니다. 그 1%의 창업자들이 바로 성공하는 상위 1%의 구현 사례를 만들어냅니다. 성공 요인은 명확합니다: 뛰어난 기술력 + 폴리매스적 역량 + 50억 달러 핀테크 CIO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에 대한 이해입니다.
실제로 뛰어나다면 5%에 포함되는 것은 절대 가능하며, YC에는 수많은 사례가 존재합니다. 지금이야말로 AI 스타트업의 골든타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