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터는 사라지고 큐레이터의 시대가 온다? 당신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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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창조자가 된 시대, 창조의 가치는 사라지는 역설

여러분은 최근 ChatGPT로 블로그 글을 작성하거나, Midjourney로 전문가 수준의 이미지를 만들어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불과 2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들이 이제는 누구나 몇 마디 프롬프트만으로 가능해졌습니다. 코딩을 한 번도 배우지 않은 사람이 앱을 만들고, 디자인 경험이 없는 사람이 로고를 디자인하는 시대입니다.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주목받는 ‘All Things In’ 팟캐스트에서 스태빌리티 AI 창업자 이마드 모스타크는 충격적인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창조의 가치가 0으로 수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말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합니다. 생성 AI가 콘텐츠, 코드, 디자인을 무한정 쏟아내면서, 과거 전문가의 영역이었던 ‘창조’ 행위 자체의 희소성과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죠.

문제는 여기서 시작됩니다. 모두가 창조자가 되면서 우리는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정보와 콘텐츠의 홍수 속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매일 생성되는 AI 콘텐츠의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이제 우리는 ‘무엇을 만들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의 문제에 직면했습니다.

소비의 민주화에서 큐레이션의 전쟁으로

인류의 정보 혁명은 크게 세 단계를 거쳐 왔습니다.

  • 첫 번째, 소비의 민주화: 인터넷의 등장으로 누구나 전 세계의 정보를 거의 무료로 소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1990년대 도서관에서 백과사전을 뒤지던 시대를 생각해보세요. 이제는 스마트폰 몇 번의 터치로 세계 최고 대학의 강의를 들을 수 있습니다.
  • 두 번째, 창조의 민주화: 생성 AI의 등장으로 콘텐츠 제작의 진입 장벽이 무너졌습니다. 과거 수백만 원의 장비와 수년간의 훈련이 필요했던 작업들이 이제는 몇 분 안에 완성됩니다. 유튜브 썸네일 디자인, 마케팅 카피, 웹사이트 코드까지 AI가 대신 만들어줍니다.
  • 세 번째, 큐레이션의 전쟁: 그리고 지금 우리는 세 번째 단계에 진입했습니다. 이마드 모스타크가 지적한 ‘제4의 자원’ 시대입니다. 소비와 창조가 저렴해진 지금, 가장 희소하고 가치 있는 자원은 무엇일까요? 바로 인간의 관심(Human Attention)입니다.

하루 24시간이라는 한정된 시간 속에서, 당신의 눈과 귀를 누가 차지하느냐가 새로운 전쟁터가 되었습니다. OpenAI가 ChatGPT에 웹 브라우징과 이미지 생성, 음성 기능을 계속 추가하는 이유, 메타가 인스타그램에 AI 챗봇을 통합하려는 이유, 일론 머스크가 X(구 트위터)를 ‘에브리씽 앱’으로 만들려는 이유가 모두 여기에 있습니다.

당신이 보는 픽셀, 당신이 듣는 소리를 통제하는 자가 미래 경제의 승자가 됩니다. 이제 가치는 ‘무엇을 만들었는가’가 아니라 ‘수많은 것들 중에서 무엇을 선택하고 보여주는가’에서 나옵니다.

AI 시대를 살아남는 두 가지 핵심 전략

그렇다면 이 새로운 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무기로 삼아야 할까요?

전략 1: 만드는 기술이 아닌 선별하는 안목을 길러라

AI가 100개의 평범한 결과물을 쏟아낼 때, 어떤 것이 진짜 보석인지 가려내는 능력이 당신의 가치를 결정합니다. 예를 들어, 마케터라면 AI가 생성한 10개의 카피 중에서 타겟 고객의 마음을 움직일 단 하나를 선택하는 감각이 필요합니다. 개발자라면 AI가 제안한 여러 코드 중에서 유지보수성과 확장성을 고려한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 깊이 있는 도메인 지식: 당신의 분야에서 10년 경력자의 직관을 쌓아야 합니다
  • 비판적 사고력: AI 결과물의 한계와 오류를 즉각 식별하는 능력
  • 맥락 이해: 단순히 ‘좋은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상황에 맞는 것’을 고르는 판단력

전략 2: 나만의 관점과 취향을 브랜드로 만들어라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사람들은 신뢰할 수 있는 가이드를 찾습니다. 당신의 선택을 믿고 따르는 사람들을 모으는 것이 핵심입니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의 수천 개 콘텐츠 중에서 당신이 추천하는 영화를 사람들이 신뢰한다면, 그것이 바로 당신의 큐레이션 파워입니다.

구체적인 실행 방법:

  • 일관된 기준 제시: “나는 이런 기준으로 선택한다”는 명확한 철학
  • 개성 있는 해석: 같은 정보를 봐도 당신만의 시각으로 의미를 부여하기
  • 커뮤니티 형성: 당신의 취향에 공감하는 사람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기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가 “우리는 커피를 파는 게 아니라 경험을 판다”고 말했듯이, 이제 당신은 정보를 전달하는 게 아니라 당신만의 관점을 판매해야 합니다.

창조의 시대는 가고, 편집의 시대가 옵니다

핵심은 명확합니다. AI가 창조의 영역을 대체하면서, 인간의 역할은 ‘가치 있는 것을 발견하고, 연결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큐레이터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아니라, ‘수많은 것들 중에서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 아는 지혜’입니다.

지금 여러분 스스로에게 물어보십시오. “나는 이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사람들에게 어떤 가치 있는 등대가 되어줄 것인가?” 그 답을 찾는 과정이 AI 시대에 당신을 대체 불가능한 존재로 만들어 줄 것입니다. 창조자에서 큐레이터로의 전환, 이것이 바로 당신이 지금 준비해야 할 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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