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일상에서 AI 도구를 얼마나 자주 사용하고 계신가요? ChatGPT로 이메일을 작성하거나, AI를 통해 복잡한 문서를 요약하는 일이 점점 더 일상적인 행동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편리함 뒤에 숨겨진 잠재적 위험성은 무엇일까요?
오늘은 AI에 대한 의존이 우리의 인지 능력에 미치는 영향과 이를 현명하게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AI 의존성이 초래하는 인지적 함정
“내 뇌가 녹슬고 있다”
파리에 거주하는 한 미국인 기자의 경험은 AI 의존의 위험성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그는 수년 동안 프랑스어 실력을 쌓아왔지만, ChatGPT를 사용해 프랑스어 이메일을 작성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아들의 농구 코치에게 보내는 간단한 불만 이메일이었습니다. 그러나 곧 학교에 보내는 복잡한 이메일, 재무 문서 요약, 심지어 친구들에게 보내는 일상적인 메시지까지 AI에 의존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요? 그는 자신의 표현력이 퇴화하고 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꼈다고 합니다. 친구에게 간단한 메시지를 보낼 때조차 적절한 단어를 찾기 위해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던 것이죠.
바쁜 일상 속에서 AI가 제공하는 쉬운 길을 택했지만, 그 대가로 자신의 언어 능력이 서서히 약화되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연구로 증명된 “디지털 치매”의 현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한 개인적 느낌이 아닙니다. 과학적 연구들은 이러한 우려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 인지적 오프로딩(cognitive offloading)의 결과: 연구자들은 특정 작업을 디지털 도구에 의존하는 사람들이 그 능력을 스스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 GPS 의존과 공간 기억력: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의 신경과학자 루이사 다흐마니의 2020년 연구에 따르면, GPS 내비게이션의 습관적 사용은 공간 기억력 감소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습니다.
- AI와 비판적 사고의 상관관계: 2024년 1월 소사이어티 저널에 실린 연구에서는 ChatGPT와 같은 AI 도구의 빈번한 사용이 특히 젊은 사용자들 사이에서 비판적 사고 능력의 감소와 상관관계가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 마이크로소프트의 지식 근로자 조사: 생성형 AI에 대한 자신감이 높은 지식 근로자들이 AI를 사용할 때 비판적 사고를 덜 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인지적 게으름의 유혹
편리함과 생산성의 미끼
AI 개발자들은 그들의 도구가 우리를 “반복적인 두뇌 노동의 고통에서 해방시킬 것”이라고 약속합니다. 이는 매력적인 제안입니다. 누가 지루한 문서 작성이나 복잡한 분석 작업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을까요? 기업들은 이러한 생산성 향상의 약속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말까지 모든 기업 보도자료의 약 4분의 1이 AI의 도움을 받아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직장인들은 이메일 작성, 회의 기록, 문서 요약 등 다양한 업무에 AI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단기적 이익과 장기적 비용의 교환
AI 분자 발견 스타트업인 바인드브리지의 공동 창립자 조지 로치의 경험은 이러한 딜레마를 잘 보여줍니다. 그는 매일 식물학에서 화학에 이르는 다양한 과학 논문을 AI 챗봇에 업로드하여 분석합니다. 이를 통해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연구를 파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로치는 곧 우려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정보의 종합을 아웃소싱하고 있습니다. 제가 그 능력을 잃게 될까요? 덜 날카로워질까요?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 회사인 제너럴 캐털리스트의 CEO 헤만 탄에자는 이점을 명확히 지적합니다:
올바른 질문을 하는 능력은 연습하지 않으면 약해질 것입니다.
젊은 세대가 직면한 더 큰 위험
성장기 두뇌와 AI의 위험한 만남
이러한 위험은 젊은 세대에게 특히 더 심각할 수 있습니다. 아직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인지 기술을 AI에 의존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와튼 스쿨의 연구는 이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줍니다. 수학 문제의 답변을 제공하는 AI 챗봇과 함께 공부한 고등학교 학생들이 AI 없이 공부한 학생들보다 최종 시험에서 뒤처지는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네덜란드 틸뷔르흐 대학교의 기술 철학자 리처드 히어스민크는 극단적인 시나리오를 경고합니다:
우리가 멍청해지고 컴퓨터가 모든 사고를 하게 되는 사이버펑크 디스토피아 미래가 있을 수 있습니다.
기술 발전의 역사와 오늘의 선택
기술에 대한 두려움의 역사
인류의 역사는 새로운 기술에 대한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2,400년 전, 소크라테스는 글쓰기가 “이를 사용하는 법을 배우는 사람들의 마음에 망각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기억력을 연습하지 않게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이후 인쇄기, 편직기, 전신 등 새로운 기술들은 항상 개인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반대 의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러나 진보는 멈추지 않았고, 우리는 이러한 기술의 혜택을 누리고 있습니다.
사용하지 않으면 잃는다
과학자들은 AI 시대에 우리의 인지 능력을 유지하기 위한 기본 원칙으로 “사용하지 않으면 잃는다(Use it or lose it)”를 제시합니다.
와튼 스쿨의 교수이자 AI가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함사 바스타니는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기술은 무엇이며, 우리가 도구에 맡기고 싶은 기술은 무엇인가요?
그는 AI를 사용하여 코딩을 하지만, 작업을 직접 확인하고 자신의 코딩도 일부 수행한다고 말합니다. 이는 AI를 도구로 활용하되, 핵심 능력은 계속해서 연습하고 유지하는 균형 잡힌 접근법입니다.
인지 능력 유지를 위한 실용적 전략
의도적인 정신적 노력의 중요성
컨설팅 회사 사이먼-쿠처의 수석 파트너 마크 메이트랜드는 흥미로운 비유를 들며 접근법을 제안합니다. 그의 팀은 회의의 AI 전사본을 사용하지만, 여전히 직접 노트를 필기하도록 요청받습니다. 그는 이를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도록 강요하는 것과 같다”고 표현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직접 노트를 필기하는 것이 더 나은 기억력을 유도한다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메이트랜드는 경고합니다:
무언가가 당신을 대신해 해주고 있다고 생각하면 게으르게 되기 쉽습니다.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 방법
기사의 주인공인 파리 거주 기자는 자신의 인지 능력을 유지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방법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 익숙하지 않은 장소에서도 GPS를 끄고 길을 찾아보기
- 기억하고 싶은 내용은 디지털 도구 대신 직접 필기하기
- 아이들에게 AI가 만든 이야기 대신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도록 격려하기
- 프랑스어 이메일과 메시지를 직접 작성하기
균형 잡힌 AI 활용을 위한 통찰
AI는 분명 우리의 생활과 업무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강력한 도구입니다. 그러나 이 도구에 대한 무분별한 의존은 우리의 핵심적인 인지 능력을 약화시킬 위험이 있습니다.
진정한 해결책은 AI를 완전히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인지 능력과 창의력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AI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기계에 위임할 작업과 직접 수행할 작업을 현명하게 구분하고, 중요한 인지 기술은 계속해서 연습하고 발전시키는 균형이 필요합니다.
여러분은 일상에서 AI 도구를 어떻게 활용하고 계신가요? 그리고 자신의 인지 능력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계신가요? AI 시대에 우리의 독창적 사고와 창의력을 지켜나가는 방법에 대해 함께 고민해 보면 좋겠습니다.
참고 자료: The Wall Street Journal, “How I Realized AI Was Making Me Stupid—and What I Do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