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불행하다고 생각할 때 한번쯤 읽어보면 좋은 글

너는 잘하는건 없는데, 그래도 매일매일 조금씩 나아지는게 니 장점이야.

어렸을 때, 어머니가 나한테 이런 말을 해준적이 있어.

뭐지 이건, 욕이야 칭찬이야, 뭔가 아리까리하긴 했는데, 이상하게 이 말이 내 머리속에 찰싹 달라 붙어서 떨어지지 않더라고.

그래서 내가 뭔가 나태하고, 본능에 굴하려 할때 마다, 그 말이 머리속에서 불쑥 튀어나와서 내 엉덩이를 뻥 차주곤 했지.

어머니는 내게 장난감도 잘 안 사주고, 칭찬도 거의 안해주고, 늘 혼내기만 했지만, 항상 내가 힘들 어서 좌절 할라치면, 뒤에 서 계시곤 했어.

이제 나이를 먹고 생각해보니, 나는 어머니한테, 노력하는 즐거움과, 욕망하는 법, 그리고 행복해 지는 방법을 배웠다는 걸 알게 됐지.

근데 최근에, 어린 조카 생일날에 내가 커다란 레고를 사준적이 있는데, 얘가 선물에 관심이 1도 없더란 말이지? 그때, 요새 아이들이 왜 불행한지 알것 같더라고.

우리 몸에서 행복을 관장하는 호르몬은 주로 도파민이 담당을 하는데, 이 도파민이라는 녀석은 보통 계획을 세울 때 분비되고, 달성할 때 분비되곤해.

따라서 우리가 막상 뭔가를 계획을 세우고 이루고 나면은, 당장은 도파민이 분비되어 행복감이 오르다가도, 어느 순간 다시 평상시의 상태로 돌아가게 되는 거야.

마치 사막에서 신기루를 향해 가는 것처럼, 도착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게 되는 거지.

왜 연예인과 부유한 집 자제들 중에 쾌락을 탐닉하는 사람들이 많을까? 도파민이 더이상 안 나오니까 그렇지.

불행하게도, 100억짜리 집을 갖고도, 너가 회사에서 보너스 100만원 받았을 때보다도 도파민이 안 나오니까 그러는 거야. 올라갈 곳 없는 인생만큼 불행한 것도 없는 거거든.

이런 도파민의 특성은 우리 삶의 여러곳에서 관찰되는데, 예를 들어 너가 이상형이라고 생각하는 이성을 만났을 때, 너는 단지 상대의 얼굴과 목소리만 알 뿐이지만, 나머지 빈칸을 너의 상상으로 채우면서 기대로 인한 도파민이 분비되는거지.

막상 상대를 만나고, 교제가 성사되고, 사이가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너가 상상하던 빈칸은 현실 로 채워지고, 어느새 도파민은 점점 줄어들게 되는 거야. 왜 남편이 점점 못나 보이는지 알겠지?

사람들이 도박에 쉽게 빠지는 이유도, 도박은 돈을 벌 수도 있고, 잃을 수도 있지만, 큰돈을 벌 수 있다는 희망만으로 너에게 큰 행복감을 주게되지.

막상 운좋게 돈을 따고 나면, 오히려 도파민이 감소하기 때문에, 다시 도파민을 얻기 위해 또 한번 도박에 손을 얻게 되는 거고, 결국 도파민 보상회로의 매커니즘을 생각해보면, 도박으로 돈을 벌고 탈출한다는건 거의 불가 능하다고 할 수 있지.

주식이나 부동산도 마찬가지의 원린데, 자산을 보유하고, 한창 오르고 있을 때는 큰 도파민이 나오지만, 막상 이걸 팔려고 하면, 더 오를 수 있다는 가능성이 너의 뇌를 불행하게 만들어 버리거든.

따라서 한창 오를 때는 행복하던 것이, 막상 팔아서 수익실현을 하려니 오히려 불행한 마음이 들게 만드는거지.

또한 우리가 요새 핸드폰으로 많이 하는 확률형 게임도, 단지 전자 데이터 쪼가리에 수십만원을 쓰는 이유는 이러한 인간의 도파민 분비의 근본 적인 부분을 건드리기 때문이야.

분명 데이터 쪼가리, 무가치한 걸 이성적으로는 알지만, 거기에 게임회사에서 공급을 조절하여 가짜 가치를 부여하고, 그게 아주 작은 확률과 결합되는 순간, 너는 데이터 쓰레기 더미 속을 파헤치면서, 도파민이 분비되는 거지.

즉, 도파민 분비, 다시 말해 행복의 가장 큰 요소는 잘 될거라는 불확실한 희망, 그리고 그 희망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 자체가 행복이라고 할 수 있을 거야. 더 나아질 거라는 희망이 없다면, 행복도 없는 거지.

따라서 우리의 뇌는 처음의 기대감과는 다르게, 막상 돈을 벌고, 멋진 이성을 만나고, 꿈에 그리던 은퇴를 하고, 원하던 바를 이루고 나면 오히려 달성하기 전보다 더 불행한 상태로 리셋되기 때문에, 우리가 행복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안타깝게도 평생동안 열심히 달릴 수 밖에 없는 거야.

그럼, 이제 요새 아이들이 왜 불행한지 알겠니? 우리가 더이상 오를 것이 없고 가질 것이 없다면, 세상은 회색으로 변하고, 인생은 더이상 너에게 어떠한 선물도 주지 않아.

어머니는 나에게 대책없는 사랑을 주기보다는, 노력하고 성취하는 즐거움을 통해, 작은 산을 천 천히 오르듯이, 조금씩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줬지만, 요즘 부모들을 보면, 아이들을 사랑이란 몽둥이로 학대하는 모습들이 너무 많이 보인단 말이지.

집에가면 온갖 플라스틱 잡동사니들이 넘쳐흐르고, 조금 울라치면, 공감해주고 어르고 달래주고,

도파민 수용체가 제대로 발달도 되지 않은 어린 아이에게, 아무런 노력도 없이 도파민을 얻는데 익숙해지게 만들어 버리는 거야.

그렇게 도파민 수용체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어린아이들은, 처음으로 사회에 나오자마자 커다

란 충격을 받게 되는 거지.

세상은 원래 내가 울고, 씨익 웃어주고, 애교 부려주고 하면 뭐든 마음대로 되는 거였는데, 어라? 이것들봐라? 나한테 신경도 안쓰네?

부모들이 자기애 외에는 별관심이 없듯이, 세상도 금쪽이따위한텐 아무런 관심도 없기 마련인데, 그런 세상의 차가움에 면역력을 키울 기회를 놓친 아이들은 조그만 좌절에도 쉽게 우울감에 빠지고, 무너지게 되는 거지.

따라서 요새 아이들의 비정상적인 우울감과 불행은, 좌절할 기회를 뺏어가고, 자기 욕심을 위해 아이를 인형처럼 키우는 부모들의 가짜 사랑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은 거야.

원래 세상일은 뭐든 중간이 중요해서, 너무 큰 사랑도, 너무 큰 무관심도 좋지 않기 때문에 부모는 자식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적절한 좌절과 시련을 주되, 무너질것 같을 땐 뒤에서 지탱해줘야 하는건데, 그냥 무책임하게 사랑만 주는게 헌신이라고 생각한다면, 세상을 너무 만만하게 보는게 아닐까.

시련은 행복으로 가는 문이기 때문에, 시련없는 삶은 행복도 없는 건데, 아이들한테 덮어놓고 이것저것 쥐어주면, 너가 행복하지, 아이가 행복하니?

그러니까 부모는 사랑과 시련의 중간값을 잡기위해 부단히 노력해야하고, 니 맘을 몰라주는 자식을 보며 눈물 흘리면서 비련의 주인공 흉내는 그만 내고, 어떻게 하면 처음부터 잘못 쌓아논 성을 다시 지을 수 있을지나 고민해 보도록 하는게 좋지 않을까 싶네.

나도 직업상 아이들을 꽤 많이 만나는데, 아이들은 어른들 생각보다 훨씬 똑똑해서, 자기한테 배풀어지는 가짜사랑과 진짜사랑은 충분히 구분할 줄 알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