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부동산 스터디 카페 samtoshi님의
“1월부터 시작한 반등은 상승 추세로의 전환인가, 아니면 데드캣 바운스에 그칠 것인가”
라는 글을 참고했습니다.
사람마다 시장 보는 눈이 다르고, 의견은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승과 하락을 정확하게 예견할 수 없는 것 처럼, 나와는 다른 의견에도 귀 기울일 필요가 있겠죠? 물론 저와 같은 부린이들에게는 samtoshi님과 같은 분들의 글을 읽는 것 만으로도 많은 공부가 됩니다.
samtoshi님의 이 글은 부동산에 관심을 조금씩 갖고 계시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은 읽어보면 좋은 글인 것 같습니다.
지금의 집 값 반등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
재화의 가치는 펀더멘탈에 수렴하며 이는 부동산도 예외가 아니다
저는 이런 말을 종종 하곤 하는데요, 제가 판단하는 부동산의 펀더멘탈은 주택구입부담지수와 전세가율로 판단하고 있다는 사실도 제 글을 오래 봐오신 분들은 아실 것 같습니다.
중간소득 가구가 중간가격 주택을 구입할 때 소득 대비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 수준을 따지는 주택구입부담지수와, 매매가와 전세가의 갭을 말해주는 전세가율은 부동산의 현재 수준과 펀더멘탈 간의 괴리를 나타내는 적절한 지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물론 해당 지표가 완벽한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이보다 더 유의미한 지표는 아직 제가 발견하지 못했기에 계속 애용하고 있습니다.)
서울 주택구입부담지수
서울 주택구입부담지수는 2022년 4분기 기준 198.6 입니다. 좀더 알기 쉽게 풀자면 서울의 중간소득 가구가 서울의 중간가격 주택을 구입할 때 가구 소득의 50%를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에 쓰는 수준입니다.
최근 19년간 평균은 가구 소득의 32%를 원리금 상환에 쓰는 수준이었으며, 전고점(2008년 2분기)은 가구 소득의 41%를 원리금 상환에 쓰는 수준이었습니다.
즉, 올해 1월부터 시작된 반등세가 지속되기에는 지수 자체가 높은 상태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2023년 1분기 지수는 6월 마지막날에 공개되지만 집값 반등과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락이 맞물려 2022년 4분기 지수와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서울 전세가율
서울 전세가율은 2023년 3월 기준 50.9%입니다. 2022년 10월(54.7%)을 기점으로 빠르게 하락하던 전세가율은 최근 하락폭이 완화되고 있고, 매매 매물 증가와 전세 매물 감소가 맞물려 곧 반등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세가율의 상승은 매매가에 상승 동력을 제공해줄 수 있습니다.
다만 과거 매매가를 상승으로 전환시킨 전세가율이 60% 수준(2013년 9월 전세가율 60% 상향 돌파하자 매매가도 상승 추세로 전환)인 점을 감안하면, 전세가율이 현재보다 10% 정도 더 올라줘야 갭투자 유입 및 전세 수요의 매매 수요 전환이 유의미한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곧 시작될 전세가율의 반등 수준이 어느 정도에 이를지가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다만 2023년 하반기에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8월, 2990호), 개포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11월, 6702호) 등 동남권의 대형 단지 입주가 전세가율 상승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눈여겨봐야 할 것은 “수도권 입주 물량”입니다.
임대차3법으로 임대차 시장이 왜곡된 2020년을 제외하고 2011~2019년에 입주 물량과 전세가 상승률간 상관계수를 뽑아본 결과,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과 서울 아파트 전세가 상승률간 상관계수는 -0.26으로 음의 상관관계가 어느 정도 확인되지만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었던 반면,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과 서울 아파트 전세가 상승률간 상관계수는 -0.61로 훨씬 높은 음의 상관관계가 확인되었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요.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R114 공동 연구 결과물인 “공동주택 입주예정물량 정보”에 따르면, 2023년 수도권 입주 물량은 23만 1천여호로 2011~2022년 연 평균 입주 물량 15만 4천여호 대비 1.5배 수준에 이릅니다.
따라서 하반기 동남권 입주 물량도 만만치 않지만, 2023년의 수도권 전체 입주 물량이 작지 않기에 곧 일어날 전세가율의 반등도 그 추세를 장기간 이어나가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 수도권 입주 물량이 적었던 기간에 오히려 서울 부동산은 하락했고 수도권 입주 물량이 많았던 기간에 서울 부동산은 상승한 것도 눈에 띄는데, 수도권 입주 물량이 적었던 기간은 전세가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매매가에 대한 상승 동력이 점차 확충되고 있던 시기였고, 수도권 입주 물량이 많았던 기간은 전세가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매매가에 대한 상승 동력이 점차 상실되어가던 시기였다고 보고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 2011년 1월 45% → 2016년 12월 73% → 2022년 12월 53%)
데드캣 바운스
최근의 반등세가 지속적인 상승 추세로의 전환으로 이어지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제가 판단하는 배경은, 바로 위에 설명드린 바와 같이 주택구입부담지수가 아직 높고 전세가율이 아직 낮은데다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입주 물량이 많기 때문입니다.
물론 상방 압력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1분기 반등을 이끈 요소 중 하나로 평가되는 특례 보금자리론(공급 목표 39조 6천억원 중 1~3월에만 25조 6천억원 어치 공급)에 대해 추가 재원을 확보해, 올해말까지 공급을 이어가는 것도 검토중이라는 당국의 언급이 현실화된다면 유동성이 보완되는 것이므로 시장의 상승 동력을 이어나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재화의 가치는 펀더멘탈에 수렴한다는 것이 제 믿음이라고 말씀드렸듯이 펀더멘탈과의 이격이 벌어진 상태에서의 유동성 강화는 그 효과가 장기화되기 힘들다는 생각입니다.
이는 과거 비슷한 사례가 있었기 때문인데요, 2008년 8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09년 2월까지 기준 금리를 5.25%에서 2.00%까지 급격히 내리면서, 유동성이 강화되어 서울 부동산이 다시 반등하였으나, 당시 역대 최대 수준의 주택구입부담지수와 역대 최저 수준의 전세가율에서 보듯, 펀더멘탈과 매매가의 이격이 크게 벌어졌었기에 매매가의 반등이 반년에 그쳤던 사례가 있습니다.
그 당시와 현재를 비교해보면 주택구입부담지수는 더 높고 전세가율은 과거 전세자금대출이 없었던 상황을 감안하면 조금 더 높은 상황이네요.
물론 제가 위에 언급드린 것보다 더 많은 변수가 시장에 존재하겠습니다만, 제가 판단할 수 있는 지표들을 동원해서 제 의견을 드려본 것이고 한 사람의 의견으로만 참고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부동산 스터디 카페, “1월부터 시작한 반등은 상승 추세로의 전환인가, 아니면 데드캣 바운스에 그칠 것인가(samtosh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