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파민 투자로 두뇌를 통제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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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하루를 마무리하며 이런 생각을 해본 적 있으신가요? “오늘 하루 종일 뭘 했지?” 핸드폰을 내려놓고, SNS 피드를 끝없이 스크롤하다 보면 시간은 훌쩍 지나가 있고, 정작 해야 할 일은 손도 대지 못한 채 하루가 저물어갑니다.

신경과학자 앤드류 휴버먼과 작가 마이클 이스터는 이 현상을 전혀 다른 각도로 바라봅니다. 도파민 중독, 도파민 디톡스라는 익숙한 키워드 대신, 그들은 도파민을 ‘화폐’로 비유하며 우리에게 새로운 통제권을 제시합니다.

도파민 히트의 오해: 우리는 소비하고 있다

흔히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SNS는 도파민을 폭발시키는 도구다.

하지만 실제 데이터는 정반대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앤드류 휴버먼의 설명에 따르면, 핸드폰을 스크롤한다고 해서 도파민이 터지는 폭발이 일어나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는 도파민을 소모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마치 통장 잔고가 조용히, 그러나 빠르게 줄어드는 것처럼 말이죠.

도파민은 단순한 쾌락 호르몬이 아닙니다. 무언가를 하기 위한 동기를 만들어내는 연료이자 에너지입니다. 파킨슨병 환자들이 도파민 뉴런을 잃으면 움직이지 못하게 되는 것처럼, 도파민은 신체적·정신적 전진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물질입니다.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를 보면서 “와, 이건 엄청난 쾌감이야!”라고 느끼시나요? 마사지를 받고 난 후처럼 몸과 마음이 개운해지시나요? 아마 그렇지 않을 겁니다. 그저 습관적으로, 무의식적으로 뭔가를 찾게 될 뿐입니다. 앤드류 휴버먼의 아버지가 인터넷 초창기에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정확한 표현이죠.

인터넷은 두뇌가 씹는 껌 같은 거야.

아무 영양가가 없지만, 그냥 씹고 있게 되는 것이죠.

도파민 투자의 개념: 낭비할 것인가, 투자할 것인가

도파민은 돈처럼 낭비되거나 투자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이번 글의 핵심 메시지입니다.

우리는 하루를 보내며 끊임없이 도파민을 소비합니다. 그리고 그 소비 방식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1. 도파민 낭비

핸드폰, TV, 무의미한 웹서핑. 알아채지도 못하는 사이에 통장 잔고처럼 쌓아둔 도파민이 줄줄 흐르고 있습니다. 어느 순간 돌아보면 잔고는 사라지고, 남은 건 공허함과 무기력함뿐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게 살아갑니다. 낮에 도파민을 계속 쓰고, 밤에 자면서 겨우 조금 회복하고, 다음 날 또 쓰고, 또 회복하고. 이 반복 속에서 인생은 의미 없는 순환처럼 느껴집니다.

2. 도파민 투자

반면, 같은 도파민 소비라도 투자성 소비가 있습니다. 운동을 하거나, 공부를 하거나, 세워둔 목표를 위해 노력하는 일들. 이 역시 도파민을 소비하지만, 나중에 그 노력의 결과로 돌아오는 보상이 있습니다.

마이클 이스터가 제시한 두 번째 도파민 투자법은 성찰입니다. 명상이나 기도, 혹은 핸드폰을 놓고 나가는 산책. 이런 짧은 고요함 속에서 도파민은 다시 채워집니다.

중독의 메커니즘: 마이너스 통장의 삶

신경과학적으로 중독은 도파민을 과소비하게 만들고, 그 결과 도파민 기준선을 낮춥니다. 쉽게 말해 은행 계좌가 완전히 마이너스가 되는 것입니다.

앤드류 휴버먼은 SNS의 가장 큰 문제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지적합니다. SNS 자체가 나쁘다는 게 아닙니다. 다만 우리의 생각과 감정을 마비시키는 도구가 되어버렸다는 것입니다. 기분이 나쁠 땐 무감각하게 만들어주고, 기분이 심심할 땐 드라마를 만들어줍니다.

끊임없는 비교와 경쟁 속에서 행동으로 옮기며 투자되어야 할 도파민이 낭비됩니다. 그래서 도파민을 어떻게 투자하느냐가 인생의 질을 결정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투자의 복리 효과: 두뇌도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투자를 생각해보세요. 처음에는 너무 힘들고, 재미없고, 정말 작은 수익으로 시작합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지루한 과정을 나아가고, 점점 더 투자금이 많아지고 커져가다 보면 어느새 그 과정 자체를 원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눈덩이처럼 불어나 커져가는 자신의 투자 원금과 수익률에 복리가 보이니까요.

올바른 도파민 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성공적인 투자자가 일반적 소비에는 눈길을 주지 않는 것처럼, 완벽한 몸매를 유지하고 꾸준히 운동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식단과 루틴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처럼, 도파민 투자는 두 번 다시 과거로 돌아가지 않을 거란 마음가짐을 만듭니다.

균형의 미학: 완벽주의의 함정을 피하라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하나 있습니다. 마이클 이스터의 조언입니다.

돈을 모으고 또 모으고 투자만 하다가 정작 한 번도 쓰지 않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은 결국 행복을 잃게 되죠.

도파민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꾸준히 투자하고 노력했다면, 가끔은 그 보상을 쓰는 것도 필요합니다. 그래야 진짜 즐길 수 있으니까요.

마이클은 예전에 인스타그램을 보면서 “이건 시간 낭비야”라며 스스로를 비난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요즘은 이렇게 생각한다고 합니다.

잠깐만. 오늘 나는 다섯 시간 동안 글을 썼고, 운동도 했고, 집안일도 했어. 이 정도면 20분 정도 보는 건 괜찮잖아.

이렇게 스스로에게 말하며 죄책감 없이 그 시간 자체를 즐길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우리가 도파민을 건강하게 투자했다면, 그 보상을 느끼는 것도 하나의 균형입니다.

우리가 극단적인 자기 처벌형 인간이 될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게 약간의 행복조차 없는 삶은 우리의 목표에 어긋난 삶입니다. 휴식과 즐김도 중요한 도파민 투자의 방식입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긴 산책을 하거나, 친구들과 만나 파티를 해도 좋습니다. 그건 단순한 낭비가 아니라 깊은 인간적 연결의 회복과 같습니다. 우리에게 심리적 안정과 만족을 선물하니까요.

결국 중요한 건 순환이다

도파민을 투자하고, 쓰고, 다시 회복하는 올바른 순환이 이어지는 일상. 그게 바로 진짜 의미 있는 삶의 리듬입니다.

고통과 노력, 또는 성찰이 우리의 도파민을 건강하게 돌려주는 가장 강력한 투자법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투자한 후에는 죄책감 없이 보상을 누리는 것. 이것이 바로 도파민 경제학의 핵심입니다.

여러분은 지금 도파민을 낭비하고 계신가요, 아니면 투자하고 계신가요?

작은 차이가 복리를 더해 큰 변화를 만드는 것처럼, 오늘부터 시작하는 도파민 투자가 여러분의 삶을 완전히 바꿔놓을 수 있습니다. 두뇌 속 도파민에 이용당할 것인가, 역이용할 것인가. 선택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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