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혹시 “경제 성장은 계획대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하시나요? 2024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조엘 모키어(Joel Mokyr)의 연구는 우리가 가진 이런 믿음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그의 연구를 통해 발견한 다섯 가지 교훈은 현재 AI 혁명과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교훈: 저항과 시간, 성장의 숨겨진 비용
성장은 우리에게 더 오래 살고, 고된 노동에서 벗어나 편안한 삶을 선물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변화는 결코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모키어의 연구에 따르면, 산업혁명 초기 남성들은 공장에서 일하기를 완강히 거부했습니다. 가난했지만 자영업자로서의 자유를 누렸던 그들에게, 정해진 시간에 출근해 하루 종일 낯선 상사의 지시를 받는다는 개념은 너무나 모욕적이었습니다. 그 결과 초기 공장들은 여성과 아이들을 고용할 수밖에 없었고, 남성들이 이런 노동 형태를 받아들이기까지는 몇 세대에 걸친 사회적 조건화가 필요했습니다.
이는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디지털 전환에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새로운 업무 방식, 원격 근무, AI 협업—이 모든 변화 역시 저항과 적응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 교훈: 혁신의 성과는 천천히 온다
증기 기관을 아시나요? 산업 생산을 가능하게 한 이 위대한 발명이 실제로 생산성 통계에 반영되기까지 100년 이상이 걸렸습니다. 처음에는 아무도 이 기술을 어떻게 최적으로 활용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입니다.
이는 오늘날 AI 기술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ChatGPT가 2022년 말에 등장했지만, 이 기술이 우리 경제와 생산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수년 후에야 명확해질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발명품들은 최적의 활용처를 찾는 데 시간이 필요하며, 그 방식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세 번째 교훈: 성장은 예측 불가능하다
1920년에 누군가에게 “사이버 보안 전문가”가 무엇인지 설명한다고 상상해 보세요. 불가능합니다.
새로운 혁신은 일자리를 파괴하면서도 동시에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합니다. 하지만 그 새로운 일자리가 어떤 모습일지 예측하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혁신은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경제를 변화시킵니다.
현재 많은 사람들이 AI로 인한 일자리 소멸을 걱정하지만, 역사는 우리에게 다른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우리는 지금 존재하지 않는 직업들이 10년 후에는 가장 인기 있는 직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네 번째 교훈: 문화가 성장을 만든다
왜 영국이 최초로 산업화하고 부유해진 나라가 되었을까?
이 질문은 수십 년간 경제학자들을 괴롭혀 왔습니다. 다른 나라들도 발명을 했고, 더 많은 부와 자원을 가졌으며, 더 나은 기후를 누렸기 때문입니다.
모키어의 답은 명확합니다: 성장 문화입니다.
스코틀랜드 계몽주의 시기, 영국은 위험과 실험에 개방적이었습니다. 높은 교육 수준, 인간성 중시, 호기심과 개성의 존중 — 이것이 산업혁명의 진정한 토대였습니다.
이는 단순히 정부가 자금을 투자하고 인프라를 건설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가장 중요한 혁신은 시행착오를 통해 발견됩니다. 실패를 허용하고, 창의성을 격려하는 문화 없이는 진정한 성장이 불가능합니다.
중국의 중앙 계획 모델이 장기적으로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다섯 번째 교훈: 성장은 필연이 아니다
수 세기 동안 세계 경제는 거의 성장하지 못했습니다. 어느 정도 발전이 있었지만 그 규모는 작았고, 제국이 몰락하면서 발전도 함께 쇠퇴했습니다. 지난 수백 년의 경제 성장이 그토록 특별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성장은 가속화되는 경향이 있고, 혁신은 더 큰 발명을 낳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성장을 위한 적절한 조건이 유지되지 않으면 성장은 보장되지 않습니다.
세계가 저성장의 미래에 직면함에 따라, 많은 정책 입안자들은 정부가 경제에 더욱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책은 분명히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모든 정부는 풍요가 더 나은 계획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깨달아야 합니다.
우리가 배워야 할 것
조엘 모키어의 연구가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성장의 핵심 요소는 위험, 불확실성, 변화, 그리고 창의성에 대한 개방성입니다.
AI 시대를 맞이한 지금, 우리는 다시 한번 큰 변화의 시기를 겪고 있습니다. 이 변화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역사가 우리에게 가르쳐준 교훈은 분명합니다:
- 저항과 적응에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 혁신의 진정한 가치는 수십 년 후에야 드러납니다
- 새로운 기회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나타납니다
- 개방적이고 창의적인 문화가 성장을 만듭니다
- 성장은 결코 당연하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현재 우리 사회는 불확실성과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을까요? 실패를 허용하고 창의성을 격려하는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을까요?
참고 자료: Bloomberg, “Five Economic Lessons From a Nobel Winner This Ye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