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금융 위기의 한복판에서 워런 버핏은 동료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1962년에 가장 잘 팔리던 초콜릿이 뭐였는지 아세요?
그리고 그는 답했습니다.
스니커즈였습니다. 요즘은요? 여전히 스니커즈입니다.
이 단순해 보이는 일화 속에는 투자와 삶, 그리고 미래를 바라보는 방식에 대한 심오한 통찰이 담겨 있습니다. 모건 하우절과 데릭 톰슨의 대화를 통해, 우리가 왜 변화하는 것이 아닌 변하지 않는 것에 주목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미래 예측의 함정에서 벗어나기
여러분은 혹시 “내년에 경제가 어떻게 될까?”, “다음 분기 주식시장은 어디로 향할까?” 같은 질문에 집착한 적이 있나요? 우리는 끊임없이 미래의 변화를 예측하려 하지만, 정작 그 누구도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합니다.
모건 하우절은 금융 전문 작가로 일하며 깨달은 진실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우리 업계는 경기 침체나 약세장을 예측하는 데 얼마나 서툴러지는지 늘 걱정했습니다. 아무도 할 수 없어요.
이 현실 앞에서 우리는 두 가지 선택지를 마주합니다. 하나는 냉소적으로 “아무도 아무것도 몰라”라며 포기하는 것. 다른 하나는 관점을 완전히 바꾸는 것입니다. 바로 절대 변하지 않는 것들을 찾아 거기에 모든 관심을 집중하는 것입니다.
스니커즈 이야기가 전하는 진짜 메시지
버핏의 스니커즈 일화는 단순히 특정 제품의 지속성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이는 인간의 본질적 욕구와 행동 패턴은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다는 더 큰 진실을 담고 있습니다.
1962년이든 2009년이든 사람들은 여전히 달콤한 초콜릿을 원합니다. 패키지 디자인이 바뀌고, 마케팅 채널이 달라지고, 유통 방식이 혁신되어도, 소비자가 제품에서 찾는 핵심 가치는 동일합니다. 버핏은 바로 이 변하지 않는 본질을 꿰뚫어 보는 능력으로 세계 최고의 투자자가 되었습니다.
뉴스와 진실의 역설
데릭 톰슨이 지적한 매우 예리한 관찰이 있습니다.
심장병으로 인한 연령 조정 사망률이 연간 1.5% 감소했다는 사실을 헤드라인으로 다루는 신문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이는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이야기 중 하나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뉴스(news)’라는 단어 자체에 갇혀 있습니다. 매일 쏟아지는 새로운 정보,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주가, 트렌디한 화제에만 집중하도록 강요받습니다. 하지만 정작 우리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은 조용히, 꾸준히 진행되는 변화입니다.
마틴 에이미스는 “글쓰기는 진부함에 맞선 전쟁”이라고 했지만, 역설적으로 삶 자체가 진부함에 맞서는 전쟁입니다. 시간의 시험을 견뎌낸 오래된 지혜를 잊게 만드는 것들이 우리 주변에 너무나 많습니다. SNS 알림, 뉴스 속보, 실시간 주가 변동… 이 모든 것이 우리의 관심을 순간적인 변화로만 이끕니다.
시간을 초월하는 글쓰기의 원칙
나심 탈레브는 작가들에게 이런 조언을 남겼습니다.
20년 후에도 읽히고 싶다면, 20년 전에도 사람들이 읽었을 법한 책을 쓰세요.
모건 하우절이 월스트리트 저널 칼럼니스트로 일할 때의 에피소드가 흥미롭습니다. 편집자들은 매번 “이 칼럼이 이번 주 뉴스와 무슨 상관이 있죠?”라고 물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렇게 반박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이번 주에만 관련 있는 기사는 아예 관련이 없다고 생각해요.
100년이 지나도 여전히 읽히는 책들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그들은 변하지 않는 인간의 본질, 탐욕과 두려움, 사랑과 상실, 성공과 실패의 패턴을 다루기 때문입니다. 세부 사항과 등장인물은 바뀌지만, 영화는 계속해서 똑같은 영화인 것입니다.
대공황의 일기가 들려주는 교훈
하우절이 가장 좋아하는 금융 서적 “The Great Depression: A Diary”에는 놀라운 발견이 담겨 있습니다. 오하이오의 변호사 벤저민 로스가 1932년 대공황 때 쓴 일기를 읽으며, 하우절은 깨달았습니다. “이 글의 날짜를 2008년으로 바꾸면 모든 말이 2008년 금융 위기에 딱 들어맞을 것”이라고.
더욱 놀라운 것은 로스 자신도 1932년 일기에서 똑같은 생각을 했다는 점입니다. “날짜를 1932년에서 1894년으로 바꾸면 모든 말이 딱 들어맞을 것”이라고 말이죠.
1894년, 1932년, 2008년… 시대는 바뀌어도 경제 위기에 대한 인간의 반응은 동일합니다. 탐욕과 두려움, 불확실성 앞에서 사람들이 보이는 행동 패턴은 절대 변하지 않습니다.
진짜 현명함은 어디에 있는가
수백 년 전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현명한 사람은 항상 똑같은 말을 하고, 어리석은 사람은 항상 그 반대의 행동을 합니다.“
좋은 삶을 사는 법, 돈을 적절하게 투자하는 법에 대한 진리는 항상 존재해왔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답을 찾을 필요가 없습니다. 이미 존재하는 영원한 진리를 재발견하고, 그것을 현재의 맥락에서 실천하면 됩니다.
버핏의 조언을 다시 떠올려봅시다.
내년 4분기 GDP가 어떻게 될지 미리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 맙시다. 절대 변하지 않는 것에만 집중합시다.
변하지 않는 것에 베팅하라
여러분은 지금 무엇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나요? 오늘의 주가 변동에, 이번 달 경제 지표에, 최신 트렌드에 사로잡혀 있진 않나요?
진정한 지혜는 소음 속에서 신호를 찾아내는 능력입니다. 그리고 가장 강력한 신호는 바로 변하지 않는 것에서 나옵니다. 인간의 본질적 욕구, 시간이 검증한 원칙, 역사가 반복해서 증명한 패턴들… 이것이 바로 여러분이 집중해야 할 진짜 투자처입니다.
스니커즈는 여전히 잘 팔립니다. 그리고 100년 후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탐욕과 두려움 사이에서 같은 실수를 반복할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알아야 할 전부입니다.
참고 자료: Derek Thompson by The Ringer, “What Most People Get Wrong About Wealth, Fame, and Happin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