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0년대 후반, 여성에게 투표권조차 주어지지 않았던 시대에 헤티 그린(Hetty Green)은 오늘날 가치로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부를 홀로 축적했습니다. 증권거래소 출입도 금지되었던 여성이 어떻게 “월스트리트의 마녀”라 불리며 철도 재벌들을 무너뜨리고, 금융 위기의 최후 대출자가 될 수 있었을까요? 그녀의 투자 전략은 15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지금부터 헤티 그린의 삶과 투자 철학을 살펴보겠습니다.
원치 않았던 딸에서 금융계의 전설로
헤티 그린의 이야기는 단순한 성공담이 아닙니다. 여성의 사회 진출을 막도록 설계된 세상에서, 그녀는 자신만의 규칙으로 게임을 바꿨습니다. 당시 여성은 재산 소유도, 증권 거래도 할 수 없었지만, 헤티는 마을 전체를 사들이고 철도 재벌들과 맞섰습니다. 그녀의 무기는 화려한 인맥도, 특별한 배경도 아닌 철저한 분석과 원칙이었습니다.
탐정처럼 조사하고, 균형 있게 포지셔닝하라
헤티의 첫 번째 원칙은 철저한 조사였습니다. 말과 마차를 살 때도 그녀는 판매자에게 앙심을 품은 사람을 찾아내 숨겨진 결함을 모두 파악했고, 결국 호가의 절반 가격에 구매했습니다. 이런 집요함이 그녀에게 정보 우위를 안겨줬죠.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균형 잡힌 포지셔닝이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신용 거래로 주식을 사고 인기 있는 투자처를 좇는 동안, 헤티는 항상 막대한 현금을 보유했습니다. 1907년 공황 당시 은행들이 파산하고 신용을 구할 수 없을 때, 그녀의 책상 위엔 “매일 백만 달러의 현금”이 있었습니다. 이 유동성 덕분에 그녀는 다른 사람들이 팔아야 할 때 자산을 사들이고, 합리적인 금리로 수백만 달러를 빌려줄 수 있었습니다.
헤티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좋은 위치에 있을 때는 누구나 똑똑해 보이고,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라도 나쁘게 포지셔닝되어 있으면 바보처럼 보인다.
공포와 탐욕의 타이밍을 역이용하라
헤티의 핵심 투자 철학은 아름다울 정도로 단순했습니다.
저는 가격이 낮고 아무도 원하지 않을 때 삽니다. 가격이 오르고 사람들이 미친 듯이 사려고 할 때까지 보유합니다.
실제로 그녀는 1857년부터 1907년까지 모든 금융 공황 속에서 이 전략을 실행했습니다. 공황은 일시적이지만 가치는 영원하다는 믿음으로, 그녀는 위기마다 자산을 축적했습니다.
소수점 이하에 주의를 기울이고, 치열하게 독립적이 되라
푼돈을 잘 관리하면 큰돈은 저절로 관리될 것입니다.
헤티의 극도의 검소함은 단순히 인색함이 아니었습니다. 지출한 모든 돈은 복리로 불어날 수 없다는 것을 그녀는 이해했습니다. 수백만 달러의 재산이 있음에도 마차를 타지 않았던 것은, 그 돈이 미래에 창출할 가치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더 나아가 헤티는 치열할 정도로 독립적이었습니다.
저는 제 길을 가고, 파트너를 두지 않으며, 다른 사람의 재산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습니다.
사업가로서 그녀는 근본적으로 혼자이며 다른 누구도 자신의 이익을 돌봐주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합의를 통해 안전을 추구하는 반면, 헤티는 스스로 결정을 내리는 것이 가장 편안했습니다.
인내심과 결단력, 그리고 능력 범위에 집중하라
헤티는 자산을 매수한 후 수년간 “숨겨두었고”, 때로는 투자가 결실을 맺을 때까지 10년을 기다리기도 했습니다. 극도의 인내심과 극도의 결단력을 동시에 갖춘 것이죠.
동시에 그녀는 자신의 능력 범위에 집중했습니다. 철도, 부동산, 국채처럼 자신이 가장 잘 아는 분야에만 투자했고, 복잡성과 투기를 피했습니다. 아버지의 “아무에게도 빚지지 말라”는 조언에 따라 절대 돈을 빌리지 않았고, 자신의 은행 책상에서 모든 것을 스스로 관리할 수 있을 만큼 단순하게 운영했습니다.
일을 열정으로 삼고, 위험을 관리하라
제 일은 제 즐거움입니다.
헤티는 왜 은퇴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왜 일을 그만둬야 하죠?”라고 답했습니다. 일은 부담이 아니었습니다. 그녀는 투자와 사업이라는 지적 퍼즐에 완전히 매료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열정은 무모함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헤티의 위험 관리는 정교하면서도 단순했습니다. “하락 위험은 낮고 상승 가능성은 높다”는 확신이 들 때만 투자했습니다. 이런 비대칭적 접근법이 그녀의 부를 지켰습니다.
프라이버시를 중시하고, 현실과의 끈을 놓지 마라
헤티의 투자는 항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가명으로 부동산을 매수하고, 다른 명의로 주식을 샀습니다.
조용히 움직이세요. 자신의 포지션을 비밀로 유지하세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현실과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녀의 검소함은 또 다른 목적을 위해 존재했습니다. 바로 현실 세계와 소통하는 것이었죠. 아무리 부자가 되어도 일상의 감각을 잃지 않았기에, 그녀는 시장의 진짜 흐름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헤티가 자녀들에게 남긴 ‘하지 말아야 할 것들’
헤티는 자녀들에게 투자 원칙뿐 아니라 삶의 원칙도 남겼습니다. 그녀가 강조한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은 오늘날에도 깊은 울림을 줍니다.
- 어떤 사업 거래에서도 속이지 마라.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걱정하다가 일찍 무덤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 사람이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그를 탓하지 마라.
- 이웃을 부러워하지 마라.
- 지나치게 차려입지 마라. 그것은 부러움을 불러온다.
- 불명예스럽게 얻은 재물은 언젠가는 버려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마라.
- 자선을 베푸는 것을 잊지 마라.
이 원칙들은 단순히 도덕적 교훈이 아닙니다. 장기적으로 부를 유지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사는 데 필수적인 지혜입니다.
150년이 지나도 유효한 투자 철학
헤티 그린의 투자 철학은 복잡한 금융 공식이나 화려한 기법이 아닙니다. 철저한 조사, 균형 잡힌 포지셔닝, 역발상적 타이밍, 검소함, 독립성, 인내심, 능력 범위 집중, 위험 관리 – 이 단순한 원칙들이 그녀를 전설로 만들었습니다.
그녀가 가장 좋아했던 시의 한 구절은 이렇습니다.
적은 재산에 만족하며 사는 것,
사치보다는 우아함을, 유행보다는 세련됨을 추구하는 것,
존경받는 사람이 아니라 가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부자가 아니라 부유한 사람이 되는 것.
여러분은 헤티 그린의 어떤 원칙이 가장 와닿나요? 지금 여러분의 투자와 삶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참고 자료: Farnam Street, “Outliers: Hetty Green: The Witch of Wall Stre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