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의 엔트로피 법칙은 우주가 질서에서 무질서로 향한다고 말하지만, 경제는 정반대의 길을 걷습니다. 혼돈을 질서로 변화시키며 기회를 창출하죠. 하지만 지금 우리가 마주한 기술 혁명은 과거와 다른 속도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AI와 로봇 기술은 생산성을 폭발적으로 높이는 동시에, 수많은 사람들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과연 우리는 이 변화에 적응할 충분한 시간을 가질 수 있을까요?
러다이트 운동이 남긴 교훈
19세기 영국의 러다이트 운동을 단순히 기술 공포증으로 치부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들은 기술 자체를 두려워한 것이 아니라, 생계의 붕괴를 두려워했습니다. 수년간 기술을 갈고닦은 숙련된 직조공들에게 기계식 직기의 등장은 단순한 변화가 아닌 삶의 전복이었죠.
당시 직조공들은 중산층이었습니다. 귀족보다는 낮지만 농장 노동자보다는 높은 사회적 지위를 누렸던 이들에게, 미숙련 기계 조작자로 전락한다는 것은 견디기 힘든 현실이었습니다. 그들은 공장에 침입해 기계를 파괴했고, 신화적 지도자 ‘네드 러드’의 이름 아래 저항했습니다.
하지만 경제적 현실은 냉혹했습니다. 기계화된 면방적은 노동자 1인당 생산량을 약 500배 증가시켰고, 조면기는 사람보다 50배 빠르게 면화에서 씨앗을 제거했습니다. 이는 AI가 몇 초 만에 법률 문서를 작성하는 것과 같은 수준의 혁명이었죠. 인간 변호사가 며칠씩 걸려야 하는 작업을 말입니다.
결국 영국 정부는 기계 파괴 행위를 사형으로 처벌하며 봉기를 진압했습니다. 1813년이 되자 러다이트 저항은 거의 자취를 감췄고, 그들의 이름은 ‘기술 공포증’의 대명사로만 남았습니다.
점진적 적응의 시대는 끝났다
과거 산업혁명이 가져온 엄청난 변화는 거의 10세대에 걸쳐 일어났습니다. 식민지 시대 미국에서는 인구의 90%가 농업에 종사했지만, 1860년에는 53%, 1940년에는 23%로, 그리고 오늘날에는 2% 미만으로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이 변화는 충분히 느렸기에, 사람들은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더 많은 기회가 있는 곳으로 이주하며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전기, 기차, 자동차 모두 엄청난 혁신이었지만 진정한 영향을 미치기까지는 수십 년이 걸렸죠. 사람들은 변화에 적응할 사치를 누렸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은 다릅니다. 기술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경제가 실직자들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일자리가 대체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번에는 젊은 근로자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세대 간 역전: 젊은이들이 더 위험하다
과거 러다이트 운동에서는 중년 장인들이 가장 큰 손실을 입었습니다. 평생 갈고닦은 기술이 신기술에 의해 무용지물이 되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정반대입니다.
40~50대의 숙련된 기술 근로자들은 새로운 기술에 뒤처져 해고되더라도 어느 정도 여유가 있습니다. 고소득 직업을 통해 축적한 자산이 있고, 주택 담보 대출 없이 집을 소유한 경우도 많죠. 필요하다면 조기 은퇴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반면 젊은 근로자들, 특히 대학 졸업생들의 상황은 심각합니다. 그들은 프로그래밍, 숫자 분석, 보고서 작성 같은 초급 전문직 일자리를 기대하며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하지만 AI 도구 덕분에 그런 일자리는 2~3년 전에 비해 급격히 줄어들었습니다.
최근 데이터를 보면 16~24세 청년 실업률이 25~54세나 55세 이상 연령대보다 훨씬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젊은 성인, 특히 젊은 남성 인구가 많은 것은 사회적 안정에 결코 좋은 신호가 아닙니다.

비대칭적 혜택: 소수만 승자가 된다
기술 혁신의 혜택이 고르게 분배되지 않는다는 점도 큰 문제입니다. 지금까지 AI의 획기적인 발전은 제한적이고 집중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반도체, 하이퍼스케일 클라우드, AI 모델 개발 분야가 자본 흐름의 대부분을 흡수하는 반면, 대부분의 산업은 미미한 영향만 받고 있죠.
칩 제조업체, 하이퍼스케일러, 소프트웨어 선도 기업들은 엄청난 이익을 거두었습니다. 하지만 소매, 접객, 의료, 서비스 중심 산업들은 상당히 뒤처졌습니다. AI는 밀려오는 조수처럼 모든 배를 들어 올리는 것이 아니라, 몇 척의 배만 선택적으로 들어 올리는 강력한 파도처럼 보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거시경제적 효과입니다. 자동화는 노동 시장 순환을 둔화시킵니다. AI를 도입한 기업들은 경기 침체기에 인력을 줄이지만, 경기 회복기에는 인력을 비례적으로 채용하지 않고도 규모를 확장할 수 있습니다. 즉, 기술 주도의 생산성 향상이 고용 증가와 경제 성장을 분리하고 있는 것이죠.
미래를 향한 불편한 진실
향후 10년 동안 AI뿐만 아니라 로봇 기술, 자율주행차, 의료 혁신 등 수많은 중대한 변화가 몰려올 것입니다. 가사, 노인 돌봄, 의료, 농업 등 거의 모든 직업이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들은 궁극적으로 인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저렴한 로봇은 기업가들에게 완전히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제공하고, 더 저렴한 비용으로 더 나은 제품을 대중에게 공급할 수 있게 할 것입니다. 자율주행차는 일자리를 빼앗겠지만, 생산성 향상과 치명적인 사고의 급격한 감소를 가져올 것입니다. 의료 분야에서는 건강 수명을 크게 연장하는 놀라운 발전이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이 모든 변화가 한 세대도 채 되지 않아 등장한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경험해 보지 못한 속도의 혁신입니다.
정치인들은 다양한 일자리와 산업을 “보호”하겠다고 약속할 것이고, 정부에 “뭔가 조치를 취하라”는 요구가 쏟아질 것입니다. 하지만 정부의 역할은 기존 일자리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새로운 미래로 전환하도록 돕는 것이어야 합니다.
우리는 해결책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이 모든 기술 혁명은 지정학적 위기, 국가 부채 문제, 세대 간 리더십 변화로 인한 사회적 위기와 동시에 일어날 것입니다. 권력을 놓고 경쟁하는 엘리트층의 갈등과 미래에 대비하지 못한 젊은이들의 불안은 모두 이번 10년 후반에 함께 터져 나올 것입니다.
1800년대 초 직물 노동자들처럼, 지금의 우리도 단기적으로는 파괴적인 영향을 경험할 것입니다. 하지만 역사가 보여주듯, 장기적으로는 거의 모든 혁신이 인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안전띠를 매세요. 변화는 피할 수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 모두가 문제의 일부가 아닌 해결책의 일부가 되는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이 변화에 대비하고 계신가요?
참고 자료: Mauldin Economics, “Disruptive Though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