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 출신 CEO가 스톰게이트 실패에서 배운 6가지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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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이력도 실패를 막아주지 못한다

여러분은 혹시 ‘성공한 개발자가 만든 게임은 무조건 성공한다’는 환상을 가지고 계신가요?

스타크래프트 2와 워크래프트 3을 만들었던 블리자드의 핵심 개발진들이 새롭게 설립한 프로스트 자이언트 스튜디오. 이들이 야심 차게 출시한 RTS 게임 ‘스톰게이트’는 출시 전부터 전 세계 게이머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습니다. SF 세계관에 세 종족이 대결하는 정통 RTS 장르라는 점에서 스타크래프트의 정신적 후속작으로 기대를 모았죠.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습니다. 팀 모튼 CEO는 최근 회사 블로그를 통해 “스톰게이트의 앞서 해보기 종료는 참담할 정도로 성공하지 못했다”며 공식적으로 실패를 인정했습니다. 그는 게임과 회사를 만드는 것을 “지뢰밭을 걷는 것”에 비유하며, “한 번의 잘못된 움직임이 모든 것을 날려버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스톰게이트

실패의 무게를 견디는 법

모튼 CEO는 “CEO로서 스톰게이트의 실패는 전적으로 나의 책임”이라고 강조하며, 지난 몇 주간 겪은 여섯 가지 감정을 생생하게 공유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사과를 넘어, 창업가로서의 진솔한 고백이었습니다.

1. 수치심: 정체성이 무너지는 고통

“대부분의 창업가처럼 나의 정체성은 내가 만드는 결과물과 깊이 얽혀있다”는 그의 고백은 많은 창업가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여러분이 수년간 공들인 프로젝트가 실패했을 때, 그것은 단순히 비즈니스의 실패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일부가 부정당하는 듯한 느낌입니다. 모튼 CEO는 “실패는 극히 개인적인 상처로 다가온다”며 이 감정의 무게를 솔직히 인정했습니다.

2. 죄책감: 함께한 사람들에 대한 미안함

CEO의 결정은 자신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직원들, 계약업체, 파트너, 투자자들 모두가 그의 결정을 믿고 시간과 자본을 투자했습니다. 모튼은 이들에게 미친 부정적인 재정적 영향에 대해 깊은 죄책감을 느낀다고 고백했습니다. 특히 급여를 받으며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직원들의 처지를 생각하면, 이 감정은 더욱 무거울 수밖에 없습니다.

3. 두려움: 개인적 파산의 공포

그의 고백 중 가장 충격적인 부분은 개인 재정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내 자신의 재정을 걸고, 급여를 포기했으며, 저축한 돈을 투자하고, 심지어 집을 담보로 대출까지 받았다”는 말은 창업가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성공한 개발자 출신이라는 화려한 이력에도 불구하고, 그 역시 생계 문제에 대한 공포를 느끼는 평범한 인간이었습니다.

4. 좌절감: 무너진 시간과 노력

수많은 시간과 노력, 훌륭한 결과물과 잠재력이 모두 무너졌다는 좌절감. 게임 개발은 최소 수년이 소요되는 장기 프로젝트입니다. 팀원들과 함께 밤을 새우고, 수천 번의 테스트를 거치며 완성한 게임이 시장에서 외면받는다는 것은 창작자에게 가장 큰 절망입니다.

5. 결단력: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지만 모튼 CEO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나아갈 길이 여전히 가능하고 잠재력은 남아있다”는 믿음을 표현하며 결단력을 보여줬습니다. 이는 단순한 낙관주의가 아니라, 실패를 딛고 일어서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6. 감사함: 함께한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

마지막으로 그는 팀, 투자사(특히 비트크래프트), 전략적 파트너, 동료 스튜디오 창업자, 지지해준 커뮤니티, 그리고 가족과 친구들에게 감사를 표했습니다. 어려운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입니다.

상업적 실패의 규모: 예상을 뛰어넘는 충격

모튼 CEO는 “이전의 미흡했던 얼리 액세스 출시 이후 이용자 관심이 줄었다는 것을 알았지만, 팀의 노력으로 회복할 수 있다고 믿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상업적 실패의 규모는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는 충격적인 수준이었다”는 그의 고백은 시장의 냉정함을 보여줍니다.

게임 산업에서 얼리 액세스는 양날의 검입니다. 초기 버전에 대한 부정적 반응이 퍼지면, 정식 출시 시점에 이미 게임의 명성이 땅에 떨어진 상태가 될 수 있습니다. 스톰게이트가 바로 이런 케이스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지뢰밭과 꽃: 실패 이후의 희망

모튼 대표는 현재 자신의 상태를 “모든 감정을 겪고 있으며, 지쳤지만 패배하지는 않았다”고 표현했습니다. 그는 이전에도 스타트업 경험이 있어 “인생은 계속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그가 기적적으로 집이 살아남았던 팰리세이즈 화재 이후, 불타버린 땅에서 다시 피어나는 꽃들을 보며 희망을 찾는다고 비유한 것입니다. 이는 실패 이후에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입니다.

창업가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모튼 CEO는 “동정심을 구걸하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며,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거나 곧 마주하게 될 많은 게임 스튜디오 창업자들과 경험을 공유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실제 지뢰밭과 달리, 실패는 여정의 끝이 아니다”라며 “모두가 배우고 성장하기를 계속 시도하자”고 독려했습니다. 이는 창업 생태계에서 실패를 터부시하지 않고, 오히려 학습의 기회로 삼자는 건강한 메시지입니다.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

스톰게이트의 실패 사례는 여러 교훈을 던져줍니다. 화려한 이력과 경험이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 시장의 반응을 정확히 읽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실패 후에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와 회복력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가 이 실패에서 어떤 구체적인 교훈을 얻었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여러분은 실패를 어떻게 받아들이시나요? 그리고 그 실패에서 다시 일어설 용기를 어디서 찾으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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