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팀원이 합류했는데 갑자기 분위기가 어색해졌다면, 여러분은 무엇부터 의심하시나요? 아마 대부분 “새로 온 사람 때문인가?”라고 생각할 겁니다. 하지만 최근 연구 결과를 보면, 이런 판단이 얼마나 성급한지 알 수 있습니다.
새로운 피의 수혈, 그 이면의 심리학
조직에서 ‘새로운 피를 수혈한다’는 표현을 자주 사용합니다. 영어에서도 동일하게 ‘fresh blood’라는 표현을 쓰는데, 이는 조직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새로운 인재를 영입하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문제는 새로운 구성원이 합류했을 때 나타나는 팀 내 갈등을 단순히 ‘새로운 변수’ 탓으로 돌리는 경향입니다. 밀의 인과적 귀납법을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기존과 달라진 요소를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합니다.
88명의 경찰관이 보여준 놀라운 진실
일리노이대학교와 텍사스 A&M 대학, 북경대 연구진이 88명의 중국 경찰학교 졸업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는 우리의 편견을 뒤집는 결과를 보여줍니다.
연구진은 신입 경찰관들이 각각 다른 경찰서로 배치되는 과정을 관찰하며, 두 가지 핵심 요소를 분석했습니다:
관계적 불일치 vs 기능적 불일치
- 관계적 불일치는 신입과 기존 직원들의 성향이 얼마나 다른지를 측정합니다. 성격, 의사소통 스타일, 가치관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 기능적 불일치는 업무 전문성이나 전공 배경의 차이를 의미합니다. 신입이 기존 팀의 업무 프로세스나 전문 영역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연구진은 당연히 이 두 요소가 클수록 기존 직원들의 부정적 감정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진짜 변수는 ‘팀의 직전 성과’였다
연구 결과, 신입 직원의 특성보다 훨씬 더 중요한 요인이 발견되었습니다. 바로 신입이 합류하기 직전의 팀 성과였습니다.
성과가 좋은 팀의 반응
직전 성과가 우수했던 팀들은 놀라운 관용을 보였습니다:
- 관계적 불일치에 전혀 영향받지 않음
- 기능적으로 잘 맞는 신입이 들어오면 오히려 더 큰 긍정적 반응
- 설령 궁합이 안 맞아도 감정적 문제 없이 해결

성과가 나쁜 팀의 반응
반면 직전 성과가 부진했던 팀들은 정반대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 관계적 불일치에 민감하게 반응
- 기능적으로 맞는 신입이 와도 별다른 긍정 효과 없음
- 조금만 틀어져도 불평불만이 쉽게 표출

누가 이런 사람을 우리 팀에 들였냐?
여러분의 팀에서 이런 말이 나온다면, 십중팔구 팀의 직전 성과가 좋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연구 결과를 보면:
- 성과가 좋은 팀: 일적 갈등이 있어도 감정적 문제로 번지지 않음
- 성과가 나쁜 팀: 작은 차이도 큰 감정적 반발로 이어짐
이는 나쁜 성과로 인한 스트레스와 좌절감이 새로운 구성원에게 전가되는 현상으로 해석됩니다. 즉, 신입은 팀 문제의 원인이 아니라 희생양인 셈입니다.

HR이 주목해야 할 핵심 포인트
이 연구가 HR 담당자들에게 주는 시사점은 명확합니다:
성과 우수 팀
-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배치 가능
- 다양성을 통한 시너지 창출 기대
- 관계적 불일치도 큰 문제가 되지 않음
성과 부진 팀
- 신중한 배치 전략 필요
- 기능적 일치도 높이기보다는 팀 성과 개선이 우선
- 단순히 ‘맞는 사람’ 찾기보다는 근본적 문제 해결이 중요
조직 문화의 성찰이 필요한 시점
“새로 온 사람 때문에 분위기가 이상해졌어”라는 말이 조직 내에서 자주 들린다면, 이는 단순한 인사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오히려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 우리 팀의 성과는 어떤 상태인가?
- 기존 구성원들의 스트레스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 새로운 구성원을 희생양으로 만들고 있지는 않은가?
건강한 팀 문화를 위한 제언
성공적인 조직 사회화를 위해서는 신입 직원의 적응만큼이나 기존 팀의 상태가 중요합니다.
성과가 좋은 팀은 자연스럽게 새로운 구성원을 포용하고, 다양성을 통해 더 큰 시너지를 만들어냅니다. 반면 성과가 부진한 팀은 아무리 ‘완벽한 인재’를 배치해도 근본적 해결책이 되지 않습니다.
여러분의 팀에 새로운 구성원이 합류했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이시나요? 그 반응 속에서 우리 팀의 진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참고 자료: Liu, Y., Song, Y., Trainer, H., Carter, D., Zhou, L., Wang, Z., & Chiang, J. T.-J. (2023). Feeling negative or positive about fresh blood? Understanding veterans’ affective reactions toward newcomer entry in teams from an affective events perspective. Journal of Applied Psychology, 108(5), 728–7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