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덱스 펀드의 숨겨진 함정과 대안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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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믿고 있던 인덱스 펀드의 완벽함에 균열이 있었단 것을 알고 계신가요? 수십 년간 투자계의 성배로 여겨져 온 저비용 인덱스 펀드가 사실은 연간 0.69%라는 숨겨진 비용을 투자자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인덱스 펀드 신화의 균열

투자 세계에서 인덱스 펀드만큼 확고한 지위를 차지한 투자 상품은 드뭅니다. SPY(SPDR S&P 500 ETF Trust)를 비롯한 수많은 ETF들이 “수수료가 저렴하고, 시장 수익률을 그대로 따라가며, 장기적으로 가장 안전한 투자”라는 믿음 위에 구축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리서치 어필리에이츠(Research Affiliates)의 회장이자 전설적인 펀드 전략가 롭 아놋(Rob Arnott)과 릴리언 우(Lillian Wu)가 발표한 최신 연구는 이런 믿음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합니다. 그들의 발견은 단순합니다. 인덱스 펀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수동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고점매수, 저점매도의 시스템적 함정

인덱스 편입의 역설적 메커니즘

인덱스 펀드의 가장 큰 문제는 편입과 퇴출 메커니즘에 있습니다. S&P 500이나 러셀 1000 같은 대형주 지수는 매년 약 5%의 종목을 교체합니다. 이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은 투자의 기본 원칙과 정반대입니다.

상승한 주식을 지수에 편입시키고, 하락한 주식을 퇴출시키는 것

이는 본질적으로 고점에서 사서 저점에서 파는 전략과 다름없습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수에 편입되는 종목들은 편입 전 1년 동안 시장 평균보다 무려 75.6%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인덱스 펀드 투자자들은 이 상승분을 완전히 놓치게 됩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해당 주식을 매수하는 시점은 이미 상승이 끝난 후이기 때문입니다.

회전문 효과의 막대한 비용

더욱 심각한 문제는 “회전문 효과”입니다. 1989년부터 2014년까지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S&P 500이나 러셀 1000에 편입된 종목의 4분의 1 이상이 10년 이내에 탈락했습니다. 그리고 퇴출된 주식의 절반 이상이 10년 이내에 다시 편입되었습니다.

아칸소의 백화점 체인 딜라드(Dillard’s)는 러셀 1000 지수에서 너무 자주 진입과 퇴출을 반복해 “회전문이 필요하다”는 아놋의 비유가 나올 정도였습니다. 이런 종목들은 지수에 편입된 후 퇴출되기까지 시장보다 평균 69.2%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숨겨진 액티브 펀드의 정체

95% 패시브 + 5% 최악의 액티브

아놋과 우의 연구가 밝혀낸 놀라운 사실은 인덱스 펀드 투자자들이 사실상 두 개의 서로 다른 펀드에 동시에 투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 95%: 저비용의 진정한 패시브 펀드
  • 5%: “경기 부양책에 투자하는 액티브 신흥 성장주 매니저”와 유사한 최악의 액티브 펀드

이 5%의 액티브 부분이 전체 포트폴리오에 연간 0.69%의 손실을 가져다준다면, 실제로는 이 5% 부분에서만 연간 거의 14%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는 계산입니다.

평균적으로 지수에 편입되는 종목은 펀더멘털 대비 퇴출되는 종목보다 4배나 비쌉니다. 이는 단순한 가격 추종이 아닌 체계적인 가치 파괴 메커니즘임을 의미합니다.

혁신적 대안: RACWI 전략의 등장

펀더멘털 기반 인덱스의 혁신

리서치 어필리에이츠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혁신적인 대안을 개발했습니다. 바로 리서치 어필리에이츠 시가총액 가중 지수(Research Affiliates Cap-Weighted Index, RACWI)입니다.

이 전략의 핵심은 주가 변동 대신 기업의 펀더멘털 지표를 기준으로 편입과 퇴출을 결정하는 것입니다:

  • 순자산의 5년 평균
  • 매출의 5년 평균
  • 현금 흐름의 5년 평균
  • 배당금의 5년 평균
  • 자사주 매입의 5년 평균

이런 지표들은 주가보다 훨씬 천천히 움직이기 때문에 일시적 변동성으로 인한 잦은 매매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30년간 0.69%의 연간 초과수익

1991년 7월부터 2024년 말까지의 백테스트 결과, RACWI는 S&P 500을 연평균 0.69% 상회하는 성과를 기록했습니다. 단순해 보이는 이 0.69%의 차이는 30년 동안 누적되면서 약 23%의 추가 부 창출로 이어졌습니다.

더욱 인상적인 것은 RACWI가 S&P 500과 거의 동일한 변동성을 보이면서도 이런 초과수익을 달성했다는 점입니다. 이는 위험 대비 수익률 측면에서 명백한 개선을 의미합니다.

투자 패러다임의 전환점

패시브의 재정의

이 연구는 단순히 새로운 투자 상품의 등장을 알리는 것을 넘어, 패시브 투자의 정의 자체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집니다. 진정한 패시브 투자란 무엇인가? 단순히 수수료가 낮다고 해서 그것이 최적의 투자 전략일까?

RACWI의 성공은 “투기적 성장 스토리를 피하고, 거품이 많은 실패를 피하며, 펀더멘털이 지수에서 제외될 만큼 충분히 큰 기업을 보유하는” 몇 가지 인내심 있는 결정이 장기적으로 의미 있는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거래 상대방의 승리

논리적으로 생각해보면, 인덱스 펀드가 0.69%의 손실을 보고 있다는 것은 거래의 반대편에 있는 누군가가 상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즉, 일반 인덱스에서 매도되는 주식을 매수하고 추가되는 주식을 매도하는 투자자들이 시스템적으로 이익을 취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시장이 완전히 효율적이지 않으며, 체계적인 편향이 존재한다는 강력한 증거입니다.

투자자를 위한 실질적 함의

새로운 선택지의 등장

리서치 어필리에이츠는 이런 전략을 추구하는 저비용 ETF인 RAUS를 출시했습니다. 연 0.15%의 낮은 수수료로 처음에는 실제로 0%라는 추가적인 이점도 제공합니다.

하지만 이 연구의 진정한 가치는 특정 상품의 홍보가 아닙니다. 기존의 투자 상식에 대한 건전한 의문과 지속적인 혁신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장기 투자자의 새로운 고민

30년 동안 23%의 추가 부 창출이라는 수치는 은퇴 자금을 모으는 장기 투자자들에게 무시하기 어려운 현실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여러분은 이런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 과거의 성과가 미래에도 지속될 것인가?
  • 새로운 전략이 대중화되면서 그 효과가 줄어들지 않을까?
  • 복잡성 증가 대비 얻는 이익이 충분한가?

투자의 진화는 계속된다

이번 연구가 우리에게 주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완벽한 투자 전략은 존재하지 않으며, 지속적인 혁신과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수십 년간 금과옥조로 여겨져 온 인덱스 펀드조차 숨겨진 결함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여러분의 포트폴리오를 점검해보세요. 단순히 “저비용이니까 좋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여러분의 투자 목표에 부합하는 전략이 무엇인지 고민해볼 시간입니다. 투자의 세계는 여전히 진화하고 있고, 그 진화의 최전선에서 더 나은 선택지들이 계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참고 자료: MarketWatch, “Low-cost index funds are best for investors, right? Not so f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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