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마지막으로 언제 ‘멍청한’ 질문을 해봤나요? 아마 대부분은 그런 질문을 피하려 노력할 것입니다. 하지만 정말 멍청한 것은 복잡해 보이는 질문일지도 모릅니다.
질문의 역설: 복잡함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Tim Hanson의 “The Questions That Matter”는 우리가 질문에 대해 가진 고정관념을 뒤흔드는 통찰을 제공합니다. 기본적이고 단순한 질문이야말로 진정한 배움의 출발점이라는 것입니다.
초보 분석가의 함정: 과시용 질문들
저자가 초보 주식 분석가 시절 겪었던 경험은 많은 직장인들에게 익숙할 것입니다. 기업 컨퍼런스콜에서 그는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현금 전환 주기가 며칠씩 순차적으로 느려진 것을 확인했습니다. 현재 수요 환경에 대해 어떤 시사점을 주는지, 그리고 향후 약세가 예상되는지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겉보기에는 전문적이고 날카로운 질문입니다. 하지만 이 질문의 진짜 목적은 무엇이었을까요?
실제 목적:
- 컨퍼런스콜 참석 정당화
- 재무제표 분석 능력 과시
- 열심히 일한다는 인상 관리
하지만 배움의 가치는 거의 없습니다. 이런 세부적인 단기 변동은 장기 투자 모델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결국 이는 지식을 얻기 위한 질문이 아니라 자신을 과시하기 위한 질문이기 때문이죠.

기업들의 허튼소리 답변: 윤년 효과의 웃픈 진실
2016년 뱅크 오브 아메리카 실적 발표에서 나온 실제 대화는 이런 무의미한 질문의 극단적 사례를 보여줍니다:
- 분석가: “순 이자 수익 측면에서… 2분기에는 1분기와 2분기의 일수 계산이 약간 도움이 되는 것 같죠?”
- 답변: “올해는 윤년입니다. 그래서 보통 2일 감소하는 것 같은데, 지금은 1일 감소하거나 변동이 없습니다.”
2조 달러가 넘는 자산을 보유한 은행에게 하루가 더 추가되는 것이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은 터무니없습니다. 하지만 양측 모두 이 질문을 진지하게 다뤘습니다.
스티브 윈의 직설적 대응
호텔 카지노 업계의 거장 스티브 윈은 이런 무의미한 질문들을 정면으로 거부했습니다. 향후 90일 시장 점유율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 그의 답변은 명쾌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그건 우리 모두에게 시간 낭비일 뿐입니다… 이런 종류의 대화에서는 중요해 보이는 아주 세세한 부분들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사실상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200억 달러가 넘는 기업 가치와 50억 달러가 넘는 매출을 기록하는 회사에게 90일간의 세부 변동은 정말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Don’t you think” 함정: 편견을 질문으로 포장하기
대학 시절의 한 교수는 “Don’t you think”로 시작하는 모든 질문을 차단했습니다. 이런 형태의 질문은 진정한 궁금증이 아니라 기존 선입견을 질문으로 포장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Don’t you think” 질문의 문제점:
- 편견에 기반한 유도 질문
- 답변보다는 동의를 구하는 형태
- 새로운 정보 습득 불가능
- 토론을 왜곡시키는 효과
이런 질문들은 특히 정치적 성향이 강한 수업에서 자주 등장했고, 학생들은 자신의 견해를 강요하는 도구로 사용했습니다.
15세 소녀가 보여준 질문의 힘
월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한 15세 뱅크 오브 아메리카 주주의 사례는 좋은 질문의 위력을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연례 회의에서 그녀가 던진 질문은 단순했습니다:
은행은 주가를 올리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나요?
왜 이 질문이 뛰어난가?
전문가들이 이런 질문을 하지 않는 이유:
- 무뚝뚝하고 공격적으로 들릴 수 있음
- 기업과의 관계 악화 우려
- 시장 효율성에 대한 과도한 믿음
하지만 이 질문은 핵심을 찌릅니다. 효율적 시장을 믿든 믿지 않든, 주가는 99%의 경우 기업 가치를 반영합니다. 경영진이 진정으로 가치를 창출한다면 주가는 결국 상승할 것입니다.
복잡한 질문들의 허상: BofA 사례 분석
같은 시기 전문 분석가들이 BofA에게 던진 질문들을 살펴보면 그 차이가 극명해집니다:
무의미한 질문 1:
인센티브를 제외한 보상 비용은 전반적으로 예상보다 나은 것 같습니다. 그중에서 ‘단순화 및 개선’은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할까요?
문제점:
- 후속 질문 권리 포기
- 경영진의 홍보 기회 제공
- 원하는 답변 미리 제시
무의미한 질문 2:
3월과 관련하여, 어떤 점이 개선되었는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한 달간의 성과에 대해 묻는 것은 우연을 필연으로 포장하라고 요구하는 것과 같습니다.
단순한 질문의 마법: 실제 경험담
실제로 저자가 경험을 쌓으면서 사용하기 시작한 질문들은 놀랍도록 단순했습니다:
- 사업은 어떻습니까?
- 정말요?
-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겠어요?
- 왜 그럴까요?
싱가포르 패스트푸드 체인의 충격적 진실
이런 단순한 질문을 통해 저자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한 패스트푸드 체인이 식비 상승에 대응해 몰래 메뉴 양을 줄이고 있었던 것입니다.
경영진은 이를 훌륭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했지만, 장기 투자자 관점에서는 심각한 문제였습니다:
문제점 분석:
- 브랜드 이미지 훼손 위험
- 지속 불가능한 접근법
- 가격 결정력 부재의 방증
만약 누군가가 “메뉴 양을 줄이는 것은 기만적이고 지속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라고 물었다면, 그들은 동의했을 것입니다.
기본적인 질문이 어려운 이유
솔라시티 CEO에게 던져진 질문의 서문을 보면 기본적인 질문의 어려움을 알 수 있습니다:
린든 첫 번째 질문은 고차원적인 질문입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장황한 설명) …그래서 제가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질문은 솔라시티의 사업 모델이 정확히 무엇입니까?
기본적인 질문이 어려운 이유:
- 1. 어리석거나 무례하게 여겨질 수 있음
- 2. 향후 참여 기회 박탈 우려
- 3. 현실 직시보다 무대 기여가 더 나은 대가를 받음
파레토 법칙과 질문의 효율성
대부분의 상황에서 질문은 파레토 법칙(80-20 법칙)을 따릅니다. 질문의 10%만으로도 필요한 정보의 90% 이상을 얻을 수 있습니다. 나머지 90%의 질문은 단순한 자기만족일 뿐입니다.
정보 획득의 역설
질문에 더 많은 세부사항을 포함할수록, 상대방이 당신에게 되풀이할 수 있는 내용이 늘어납니다. 복잡한 질문은 오히려 진실을 가립니다.
초기 질문 (비효율적):
가치 중심적이고 사업 중심적인 투자자로서, 저희는 지속 가능한 잉여 현금 흐름과 현금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빠른 재고 회전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개선된 질문 (효율적):
- 사업은 어떻습니까?
- 정말요?
- 왜 그럴까요?
진짜 중요한 것은 용기입니다
중요한 질문을 던지는 것은 단순히 지적 호기심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용기의 문제입니다.
15세 소녀가 거대 금융기관 CEO에게 던진 직설적인 질문은 수많은 전문가들이 하지 못한 것을 해냈습니다. 복잡한 포장지를 벗겨내고 핵심에 도달한 것입니다.
좋은 질문의 특징:
- 배움을 목적으로 함
- 단순하고 명확함
- 불편함을 감수함
- 진실 추구를 우선시함
여러분도 다음 회의에서, 다음 대화에서 이런 질문을 해보세요.
정말 핵심이 무엇인가요?
복잡해 보이는 것들 뒤에 숨은 단순한 진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가장 강력한 도구는 때로 가장 단순한 형태를 띱니다. 질문도 마찬가지입니다.
참고 자료: Tim Hanson, “The Questions That Mat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