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의 아버지 케인스가 보여준 투자의 진짜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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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메이나드 케인스. 거시경제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이 거대한 지성이 투자자로서는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놀랍게도 그의 투자 이력은 완벽함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오히려 평범한 투자자들이 겪는 실수와 고민을 그대로 보여주며, 그 과정에서 얻은 값진 교훈들을 남겨주었죠.

레버리지의 유혹과 함정

케인스의 투자 여정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평생에 걸친 신용거래 사용입니다. 1936년 그의 순자산은 50만 파운드(현재 가치 약 450억 원)에 달했습니다. 이미 평생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충분한 자산이었죠. 하지만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포트폴리오의 절반 이상을 차입금으로 운용하며 더 큰 수익을 추구했습니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요? 1937년 순자산은 21만 5천 파운드로, 1940년에는 17만 1천 파운드까지 떨어졌습니다. 5년 만에 자산의 3분의 2가 증발한 셈이죠.

케인스는 “자신에게 가질 필요가 없는 것을 위해 가진 것을 걸었다”고 훗날 회고했습니다. 이는 현재 많은 투자자들이 빠지는 함정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레버리지의 유혹은 강력하지만, 그 대가는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행동의 쾌감 vs 투자의 본질

케인스는 자신의 투자 동기를 솔직하게 분석했습니다. 미국 주식을 매도하려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나열했죠:

  • 상당한 이익을 남기고 다시 매수하기
  • 강세장이 더 뚜렷해졌을 때 높은 가격에 다시 매수하기
  • 아예 다시 매수하지 않기
  • 중개업자들의 간접비를 지원하거나
  • 활동의 쾌감을 즐기기

그리고 그는 정직하게 고백했습니다.

진정으로 내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오직 (5)뿐이다.

이 통찰은 현대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투자를 게임이나 도박처럼 여기는 순간, 우리는 본질을 잃어버립니다. 케인스 스스로도 “전문적인 투자 게임은 도박 본능에서 완전히 벗어난 사람에게는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지루하다”고 말했지만, 동시에 “도박 본능이 있는 사람은 이러한 성향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타이밍의 허상과 버티기의 지혜

시장 타이밍에 대한 케인스의 견해는 명확했습니다.

가격이 높았을 때 팔 기회를 놓쳤다고 해서 가격이 낮아진 후에라도 팔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는 많은 투자자들이 겪는 심리적 함정을 정확히 짚어냅니다. 고점에서 팔지 못한 아쉬움이 저점에서의 또 다른 실수로 이어지는 악순환 말이죠. 케인스는 시장의 고점과 저점은 “발생하기 전보다 발생 후에 훨씬 더 쉽게 알 수 있다”고 지적하며, 성급한 행동보다는 인내심 있는 기다림의 가치를 강조했습니다.

장기 관점의 힘

케인스는 투자 성과 평가에 대해 혁신적인 관점을 제시했습니다.

투자자는 장기적인 성과를 목표로 하며, 오직 그 성과로만 평가받아야 한다. 성과는 왕복 여정에서 이루어진 행동으로 판단해야 한다.

시장 전반의 하락세에서 주가가 떨어진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이를 비난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죠. 변동성을 받아들이고, 단기적 등락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성숙한 투자자의 자세를 보여줍니다.

현대 투자자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도 정확히 예견했습니다.

가격 상승과 하락 계산에 집중하는 현대인의 습관은 투자 정책의 목표가 시간 경과에 따른 평균화라는 올바른 사고방식을 방해한다.

변동성과 함께 살아가기

케인스는 시장 변동성에 대한 건전한 관점을 제시했습니다.

시장 움직임에 지나치게 주의를 기울이다가 자신의 장기 보유 자산을 흔들리게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동시에 그는 균형 잡힌 접근법을 강조했습니다. 시장 상황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은 어리석지만, 그 영향에 지나치게 휘둘리는 것은 더욱 해롭다는 것이죠. 단기적 상황에 대비하되, 장기적 목표를 잃지 않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케인스가 남긴 투자 철학의 핵심

경제학의 거장 케인스의 투자 경험은 완벽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실수와 깨달음의 연속이었죠. 하지만 바로 그 때문에 더욱 값진 교훈을 남겨주었습니다.

레버리지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행동의 유혹을 경계하며, 시장 타이밍의 허상을 받아들이고, 장기적 관점을 유지하는 것. 이는 시대를 초월한 투자의 본질적 진리입니다.

여러분의 투자 여정은 어떤 모습인가요? 케인스처럼 실수를 통해 배우고, 그 경험을 지혜로 승화시킬 준비가 되어 있나요? 투자는 결국 자신과의 싸움이며, 그 과정에서 얻는 통찰이야말로 진정한 수익일지도 모릅니다.

참고 자료: Novel Investor, “Lessons from Keynes the Inves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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