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애플 주식이 한때 83% 급락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나이키가 66% 하락하고, 아마존이 95%나 폭락한 순간이 있었다는 것을 상상할 수 있나요? 심지어 현재 AI 열풍의 중심에 있는 엔비디아조차 90% 이상 급락한 적이 있습니다.
투자 연구 전문가 마이클 모부신의 최근 연구는 주식 투자의 냉혹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그의 40년간 연구 결과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극단적인 주식 투자의 세계를 드러내며, 동시에 현명한 투자 전략의 방향성을 제시합니다.
모든 주식이 85% 폭락한다
40년간의 방대한 연구 결과
모부신은 1985년부터 2024년까지 40년 동안 미국 증권 거래소에서 거래된 모든 주식을 면밀히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중간값 기준으로 모든 주식이 어느 순간 85% 이상 하락한 경험이 있다는 것입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후의 회복 과정입니다. 이들 주식 중 절반 이상은 그 손실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으며, 겨우 이전 최고점의 90% 수준까지만 되돌아왔습니다. 설령 회복에 성공한 주식들도 평균 5년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최고의 주식들도 예외는 없다
“그렇다면 뛰어난 주식 선별 능력을 가진 투자자라면 어떨까?”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더욱 가혹했습니다. 연구 기간 중 가장 성과가 좋았던 상위 20개 주식조차도 평균 72%의 고통스러운 하락을 겪었습니다.
구체적인 사례들을 살펴보면:
- 애플: 한때 83% 하락, 현재는 세계 최고 시가총액 기업
- 나이키: 66% 손실 기록,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의 제왕
- 엔비디아: 90% 이상 하락, 현재 AI 혁명의 핵심 기업
- 아마존: 95% 폭락, 전자상거래와 클라우드의 절대강자
이들은 모두 현재 각 분야를 대표하는 최고의 기업들입니다. 하지만 과거에는 투자자들이 절망할 만큼의 극단적인 하락을 경험했습니다.
시장의 이중성: 합리성과 비합리성의 공존
장기적 합리성 vs 단기적 광기
주식 시장은 본질적으로 이중적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매우 합리적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종종 비합리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기업의 실적과 주가는 장기간에 걸쳐 함께 움직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상당한 괴리를 보이기도 합니다.
행동경제학의 통찰: 가용성 휴리스틱
1974년 대니얼 카너먼과 아모스 트버스키의 연구는 이러한 현상의 심리적 메커니즘을 설명합니다. 그들이 발견한 ‘가용성 휴리스틱’은 투자자들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정보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여줍니다.
문제는 가장 접근하기 쉬운 정보가 반드시 가장 정확하거나 관련성이 높은 정보는 아니라는 점입니다. 특히 극단적이고 생생한 뉴스는 기억에 강하게 남아 의사결정에 과도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과잉반응의 증거
1980년대 중반 베르너 드 본트와 리처드 세일러의 연구는 이를 더욱 구체화했습니다. 그들은 “주식시장이 과잉반응하는가?”라는 질문에 명확한 답을 제시했습니다.
연구 결과, 극단적인 성과를 보인 주식들은 대개 방향을 반전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 강하게 오르던 주식은 이후 부진한 성과
- 약했던 주식들이 오히려 더 좋은 성과
이는 투자자들이 뉴스에 대해 체계적으로 과잉반응하며, 주가를 지나치게 한쪽으로 몰아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거장들의 조언: 감정을 문밖으로 내보내라
워런 버핏의 냉철한 현실 인식
워런 버핏은 투자자들의 단기적 사고방식을 지속적으로 경계해왔습니다. 올해 초 시장 하락 상황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 주식이 15% 하락했냐 아니냐가 중요한 일이면, 좀 다른 투자 철학을 가져야 합니다. 사람들은 감정을 갖고 있지만, 투자할 때는 그 감정을 문밖으로 내보내야 합니다.
찰리 멍거의 직설적 조언
버핏의 오랜 파트너 찰리 멍거는 더욱 직설적이었습니다:
시장 가격이 50% 하락하는 것을 두세 번 겪을 의향이 없다면, 일반적인 주주로서 적합하지 않습니다.
이는 설교가 아닌 수십 년의 경험에서 나온 진실입니다. 심지어 버핏의 회사인 버크셔 해서웨이도 세 번이나 50% 하락을 경험했습니다.
현재 진행형인 극단적 변동성
2025년의 실제 사례들
최근의 주식 시장 움직임들도 이러한 극단성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 엔비디아의 급락: 1월 하루 만에 17% 급락했는데, 이는 잠재적 경쟁 위협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었습니다. AI 칩 시장의 패권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극단적인 가격 변동으로 나타났습니다.
- 애플의 지속적 하락: 올해 약 14% 하락했는데, 이는 여러 복합적 요인 때문입니다:
- 아이폰 판매 둔화
- AI 분야에서의 상대적 열세
- 무역 갈등으로 인한 관세 우려
- 알파벳의 AI 충격: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은 ChatGPT와 같은 AI 도구들이 검색 시장 점유율을 잠식하면서 성과 부진을 겪고 있습니다.
예측 불가능성의 현실
이러한 사례들이 보여주는 것은 주가 움직임의 예측 불가능성입니다. 구체적인 뉴스에 대한 반응이든, 감정적 과잉반응이든, 또는 두 가지가 복합된 것이든, 단기적 주가 움직임은 항상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해답은 인덱스 펀드: 분산의 힘
개별 주식 vs 시장 전체
모부신의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발견 중 하나는 분산 투자의 효과입니다. 개별 주식들이 85% 하락하고 최고의 주식들도 72% 손실을 겪는 동안, S&P 500 지수는 최악의 경우에도 58% 하락에 그쳤습니다.
58%도 분명 고통스러운 수준이지만, 개별 주식의 극단적 하락과 비교하면 상당히 완화된 수준입니다.
인덱스 펀드의 두 가지 핵심 장점
1. 위험 분산 효과
인덱스 펀드는 수백, 수천 개의 주식을 동시에 보유함으로써 개별 기업의 극단적 리스크를 분산시킵니다. 한 기업이 90% 폭락하더라도 전체 포트폴리오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입니다.
2. 이상치 포집 효과
개별 투자자가 엔비디아 같은 대박 주식을 20년간 보유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하지만 시장 전체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는 자동으로 이런 이상치들을 포함하게 됩니다.
수학적 현실: 중간값 vs 평균값
모부신의 연구에서 흥미로운 점은 중간값과 평균값의 차이입니다:
- 중간값: 많은 주식들이 하락 후 완전 회복하지 못함
- 평균값: 회복된 주식들은 평균 340%의 수익 기록
이 차이는 소수의 뛰어난 기업들이 시장 전체 수익률을 끌어올린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개별 투자자가 이런 기업들을 정확히 골라내기는 거의 불가능하지만, 인덱스 펀드는 이들을 모두 포함합니다.
투자 철학의 재정립: 인내심이 답이다
감정 제어의 중요성
주식 투자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기술적 분석이나 재무제표 읽기가 아닙니다. 바로 감정 제어입니다. 85% 하락을 견디고, 5년간의 회복 기간을 참고 기다리는 것은 ‘초인적인 고통 견디는 능력’을 요구합니다.
시간의 마법: 복리 효과
장기 투자의 핵심은 복리 효과에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극심한 변동성을 겪더라도, 장기적으로는 경제 성장과 기업 가치 증가가 수익으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인내심을 잃고 중도에 포기하는 순간, 모든 것을 잃게 됩니다.
현실적 투자 전략
- 감정적 거리두기: 일일 주가 변동에 일희일비하지 않기
- 장기적 관점 유지: 최소 10년 이상의 투자 기간 설정
- 분산 투자 실천: 인덱스 펀드를 통한 체계적 분산
- 정기적 투자: 달러 코스트 애버리징을 통한 변동성 완화
겸손함과 인내심, 그리고 분산
주식 투자의 세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극단적이고 예측 불가능합니다. 최고의 기업들조차 90% 폭락을 경험하고, 회복에 수년이 걸리는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주식 투자를 포기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오히려 이런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진정으로 현명한 투자 전략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개별 주식 선택의 유혹을 뿌리치고, 인덱스 펀드를 통한 분산 투자를 선택하는 것. 단기적 변동성에 흔들리지 않고 장기적 관점을 유지하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투자에 있어서의 겸손함을 잃지 않는 것.
여러분은 85% 하락을 견딜 준비가 되어 있나요? 만약 그렇다면, 주식 투자의 긴 여정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지금이라도 인덱스 펀드라는 더 안전한 길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할 것입니다.
참고 자료: Michael Mauboussin, “Drawdowns and Recoveries” / Adam M. Grossman, “Going to Extre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