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owflake CEO가 공개한 해병대식 경영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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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많은 기업들이 “성과 중심 문화”를 표방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Snowflake, ServiceNow, Data Domain에서 연이은 성공을 이끈 프랭크 슬루트만의 경험담을 통해 진정한 성과 중심 조직이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성과 중심 문화의 진짜 의미: 평화가 아닌 전투

여러분이 생각하는 성과 중심 문화는 어떤 모습인가요? 대부분 기업이 말하는 “성과 중심”은 실제로는 평화롭고 안정적인 조직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슬루트만이 말하는 진짜 성과 중심 조직은 완전히 다릅니다.

“우리 회사들은 평화봉사단이 아니라 해병대였다”는 그의 표현처럼, 진정한 성과 중심 조직은 전투적이고 압박감 넘치는 환경입니다. 거대한 경쟁업체들과 매일같이 생존을 위해 싸우는 신생 기업의 절박함이 바로 그 핵심입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편안함이나 안정감보다는 긴박감과 투쟁 의식이 조직 전체를 지배합니다. 직원들은 단순히 출근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매 순간 실질적인 기여를 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게 됩니다.

보상 철학: 피넛버터식 분배는 절대 금지

차등화된 보상의 위력

성과 중심 문화를 구축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 중 하나는 바로 보상 체계입니다. 슬루트만이 이끈 회사들에서는 “피넛버터처럼 고르게 바르는” 보너스 분배를 철저히 금지했습니다.

대신 벨 커브 분포를 통한 차등 보상을 원칙으로 삼았습니다. 회사가 먼저 성과를 내야 보너스 풀이 만들어지고, 그 풀을 배분할 때도 성과에 따라 극명하게 차이를 둡니다. 우수 성과자에게 더 많이 주기 위해서는 저성과자의 몫을 줄여야 하는 것이 당연한 논리입니다.

분기별 직접 피드백 시스템

더욱 인상적인 것은 매 분기마다 진행되는 보상 대화입니다. 서면 평가서 대신 관리자가 직접 각 직원과 성과에 대해 솔직하고 직설적으로 대화합니다. 이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대부분의 관리자들은 이런 대면 피드백을 부담스러워하죠.

하지만 이런 시스템의 효과는 분명합니다. 직원들은 자신의 성과가 어떻게 평가받는지 명확히 알게 되고, 저성과자는 자연스럽게 조직에서 도태됩니다. 결과적으로 조직 전체의 질적 수준이 지속적으로 향상되는 것입니다.

운전자 vs 승객: 당신은 어떤 존재인가?

ServiceNow에서 강조했던 개념 중 하나가 바로 “Be the driver, not the passenger!”입니다. 조직 내에는 항상 두 종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주체적으로 기여하는 운전자와 그저 따라가기만 하는 승객.

승객들은 운전자와 같은 목적지에 도착하지만, 실제로는 데드 웨이트(dead weight)일 뿐입니다. 슬루트만은 모든 직원이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번 주, 내가 여기 있었던 것이 정말로 의미가 있었는가? 이번 달은 어떨까?”

이는 쉽게 피하고 싶은 불편한 질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자기 성찰을 통해서만 진정한 기여자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성과 극대화의 3대 축: 속도, 기준, 집중

1. 속도 높이기: 숨 막히는 변화의 체감

리더가 조직의 속도를 끌어올리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나태함이 스며듭니다. 정부 기관에서 볼 수 있는 극단적인 예처럼, 퇴근 시간 외에는 아무것도 급하지 않은 분위기가 만들어지죠.

슬루트만의 접근법은 단순하면서도 강력합니다. “다음 주쯤 말씀드릴까요?”라는 말에 “내일 아침까지!”로 답하는 것입니다. 완전히 비합리적일 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긴박감의 전파입니다.

이런 압박은 단순히 빨리 일하게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일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게 만듭니다. 더 효율적인 방법을 찾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더 높은 기준을 요구하게 됩니다.

ServiceNow의 “Get Shit Done” 문화가 바로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입니다. 20% 정도의 속도 향상으로는 체감할 수 없습니다. 압도적이고 숨 막히는 수준의 변화여야 진짜 효과가 있습니다.

2. 기준 끌어올리기: 스티브 잡스의 이분법

“속도를 높이면 품질이 떨어진다”는 흔한 반론에 대해 슬루트만은 명확하게 답합니다.

둘 다 올려야 한다.

특히 고객 만족에서는 타협이 없었습니다. 고객이 단순히 좋아하는 수준이 아니라 사랑에 빠질 정도로 감동시켜야 합니다. 높은 Net Promoter Score는 우연이 아니라 이런 철학의 결과였습니다.

스티브 잡스의 이분법적 사고를 인용한 것도 인상적입니다. “미친듯이 훌륭하거나(insanely great), 완전히 쓰레기거나(total shit)” – 중간 지대는 없습니다. 이런 극단적 기준이 조직 내 일상 대화에까지 스며들면서 자연스럽게 품질 향상을 이끌어냅니다.

3. 집중력 극대화: 1가지에만 모든 것을 걸어라

가장 빠르게 성과를 내는 방법은 극도로 좁은 초점입니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집중을 꺼립니다. 뭐가 중요한지 결정하기 어려우니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3가지 우선순위는 말할 수 있지만, 1가지로 좁히는 것은 힘들어합니다. 하지만 진정한 집중이란 1가지 목표에만 모든 에너지와 자원을 쏟는 것입니다.

슬루트만이 CEO로서 추구한 것은 명확했습니다. 회사 가치 증대, 그것뿐이었습니다. 기술 회사에서 가치는 성장의 함수이므로, 모든 것을 성장에만 집중했습니다.

ServiceNow 경영진의 성과급도 단 하나의 지표로만 평가했습니다. 이사회가 “균형 잡힌 성과표”를 원했지만 거부했습니다. 학계에서 나온 최악의 아이디어라고 생각했거든요.

직함이 아닌 용기를 따라간다

진정한 리더십은 관리직 타이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언제든지 리더가 될 수 있습니다. 단지 아침에 일어나 출근할 때의 마음가짐을 바꾸기만 하면 됩니다.

성과 중심 조직에서는 모든 방향에서 리더십이 발휘됩니다. 위에서 아래로만 흐르지 않습니다. 조직의 기준을 높이고 주변을 더 나아지게 만드는 역할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변화 과정에서는 반드시 저항과 불평이 따릅니다. 하지만 슬루트만은 이를 “제대로 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입니다. 일부 신입사원들이 몇 주 만에 그만두기도 했지만, 이는 오히려 적합한 인재를 걸러내는 과정으로 봤습니다.

시대의 역행? 아니면 본질의 회복?

최근 많은 기업들이 직원 만족도와 복지에 집중하면서 본질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 슬루트만의 진단입니다. 고객보다 직원의 NPS 점수에 더 신경 쓰고, 직원들을 과도하게 감싸는 문화가 퍼지고 있다는 것이죠.

하지만 성과 중심 문화는 결코 냉혹하기만 한 것이 아닙니다. 최고의 인재들에게는 오히려 해방감을 주는 환경입니다.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고, 그에 합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사람들은 직함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용기를 따른다”는 영화 ‘브레이브하트’의 대사처럼, 진정한 리더십은 결과로 증명됩니다. 좋은 성과가 나오면 모든 사람이 그 가치를 인정하게 됩니다.

당신의 조직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슬루트만의 성과 중심 문화론은 분명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의 실제 성과를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Snowflake, ServiceNow, Data Domain에서의 연이은 성공이 이를 증명합니다.

중요한 것은 용기와 일관성입니다. 성과 중심 문화를 구축하고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진정으로 성장하고 싶다면, 그리고 최고의 인재들과 함께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내고 싶다면 고려해볼 만한 접근법입니다.

여러분의 조직은 지금 어떤 모습인가요? 해병대입니까, 아니면 평화봉사단입니까? 그리고 여러분 자신은 운전자입니까, 승객입니까?

참고 자료: Frank Slootman, “Performance 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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