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이 새로운 것보다 같은 것을 더 잘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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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혹시 스타트업을 운영하면서 ‘다음은 뭘 해야 할까?’라는 고민에 빠져본 적이 있나요? 매일 쏟아지는 새로운 트렌드와 기회들 앞에서 FOMO(Fear of Missing Out)에 시달리고 계시진 않으신가요?

오늘은 40년간 같은 비즈니스 모델로 글로벌 유니콘이 된 유니클로의 성공 철학을 통해, 진정한 비즈니스 성장의 핵심이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피벗의 함정: 잘되는 사업을 버리지 마라

많은 스타트업이 PMF(Product-Market Fit)를 찾기 위해 피벗을 시도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언제 피벗을 멈춰야 하는가입니다.

놀랍게도 많은 창업가들이 이미 잘 돌아가는 사업, 심지어 SI(System Integration) 프로젝트로 수익을 내고 있는 상황에서도 “더 큰 기회”를 찾겠다며 기존 사업을 포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마치 손 안의 새를 놓고 숲 속의 두 마리 새를 쫓는 격입니다.

진정한 유니콘 해킹의 비밀은 새로운 것을 빠르게 찾는 것이 아니라, 잘되는 것을 더 잘 되게 하는 것에 있습니다.

유니클로의 40년 한결같은 전략

똑같은 것을 오랫동안 해야 한다

유니클로는 1984년 첫 매장을 연 이후 40년 가까이 같은 모델을 밀어붙여왔습니다. 이 기간 동안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 비즈니스, 화장품, 명품 등 수많은 기회가 있었지만, 야나이 다다시는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는 어떨까요? 2023년 기준 패스트리테일링 전체 매출의 80% 이상이 유니클로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1998년 출시된 플리스, 2003년 히트텍, 2013년 에어리즘이 지금도 사업의 핵심 매출을 차지한다는 점입니다.

지금 하는 것을 더 잘할 방법부터 찾으세요.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건 그 다음입니다.

직접 하는 것을 좋아해야 한다

야나이 다다시는 2005년 연매출 5조원을 넘기고도 다시 CEO 자리에 복귀했습니다. 런던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 매장 관리, 현장 M&A까지 그는 본인이 직접 뛰어다녔습니다.

이는 탁상공론이 아닌 ‘탁상부수기’를 선택한 것입니다. 현장에서 직접 느끼고 경험한 것만이 진정한 인사이트를 줄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스타트업에 적용해보면:

  • 제품 피드백은 직접 들으러 가야 합니다
  • 고객 인터뷰는 PM이나 영업팀에 맡기지 말고 본인이 나서야 합니다
  • 채용도 내가 직접 해야 합니다

기본에 충실해야 무언가가 쌓인다

제품, 조직, 재무, R&D… 이 기둥이 흔들리면 아무리 예쁜 비즈니스 모델도 무너집니다. 개인으로 치면 헬스, 신앙, 가족, 건강이 단단해야 그 위에 커리어, 결혼, 우정, 사업을 쌓을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기업 내실을 기르는 5가지 체크포인트

1. 코파운더들 간의 360도 체크

주기적으로 심적 상태, 동기부여, 건강 상태를 점검해야 합니다. 창업팀의 결속력이 흔들리면 모든 것이 흔들립니다.

2. 고객과의 주기적인 대면 인터뷰

Usability Test와 NPS(Net Promoter Score) 측정을 통해 고객의 진짜 목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3. LTV-CAC 헬스체크

광고 및 영업에 들어간 비용 대비 매출이 흑자로 발생하는지, Unit Economics가 건강한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합니다.

4. 마진율 30-40% 이상 유지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위한 최소 마진율을 유지해야 합니다.

5. 미팅을 위한 미팅 문화 점검

투자를 위한 투자, 미팅을 위한 미팅을 하는 문화가 있다면 즉시 개선해야 합니다.

유니클로의 체계적인 R&D 시스템

유니클로의 제품 카테고리들은 각기 수십 년간 쌓아온 체계적인 R&D와 생산 시스템을 기반으로 합니다:

  • T-shirts 제품류: 디즈니, 도라에몽, Marvel 등 다양한 IP와의 콜라보
  • 겨울 히트텍: 지속적인 소재 개발과 기능성 향상
  • 여름 에어리즘: 의류 및 속옷 제품의 혁신적 개발
  • 프리미엄 라인: JW Anderson, Marni 등 준-하이엔드 브랜드와의 콜라보

이렇게 건강한 혁신은 결국 반복 가능한 시스템 위에 세워집니다.

기업 내실을 기르는 3가지 실천 방안

1. 모든 것을 기록하고 매뉴얼화하라

어떤 플로우로 처음 매출이 발생했는지, 채용이 이루어졌는지, 투자유치가 성공했는지 모든 과정을 기록해야 합니다. 성공은 우연이 아니라 재현 가능한 시스템에서 나옵니다.

2. 모든 기록물들을 회고하라

기록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정기적인 회고를 통해 인사이트를 뽑아내고, 다음번에는 더 나은 개선점을 찾아 실수를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액션 플랜을 세워야 합니다.

3. 창의성 20%, 지루한 업무 80%로 하루를 채워라

반복적일 때 특화되고 최적화됩니다. 초기에는 더 많이, 더 자주 반복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자의 경우에도 500에서 같은 형태의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수십 번 똑같이 돌리며 현재 운영하는 Outsome이 나왔다고 합니다.

같은 걸 더 잘, 계속해라

야나이 다다시의 철학은 명확합니다:

성공은 하루 만에 잊어라. 그리고 같은 걸, 더 잘, 계속 해라.

여러분의 비즈니스에서 이미 잘 돌아가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을 포기하고 새로운 것을 찾아 헤매지 마세요. 대신 그 부분을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세요. 진정한 성장은 새로운 것을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것을 완벽하게 만드는 데서 시작됩니다.

오늘부터 여러분의 비즈니스에서 가장 잘 돌아가는 부분을 찾아보세요. 그리고 그것을 10% 더 잘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보세요. 새로운 기회를 찾는 것은 그 다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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