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황제 페더러가 가르쳐주는 커리어 성공의 3가지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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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실패를 두려워해서 아무것도 시도하지 못했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완벽하지 않으면 시작조차 할 수 없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으신가요?

테니스 역사상 가장 우아한 플레이로 사랑받았던 로저 페더러가 2024년 다트머스 대학 졸업식에서 남긴 한 마디가 이런 고민에 명쾌한 답을 제시합니다.

테니스에서 완벽함은 불가능하다(In tennis, perfection is impossible)

이 말은 단순히 테니스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커리어와 인생 전반에 걸쳐 우리가 새겨들어야 할 깊은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완벽을 추구하되 완벽에 매몰되지 않고, 실패를 받아들이되 굴복하지 않는 삶의 태도 말입니다.

1. 노력 없이 이뤄지는 것은 신화다

“Effortless”는 착각이다: 우아함 뒤에 숨겨진 치열한 노력

페더러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단어가 ‘우아함’입니다. 마치 춤을 추듯 코트를 누비며,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상대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줬죠. 하지만 이런 모습이 천부적 재능만으로 만들어진 것일까요?

페더러는 솔직하게 고백합니다. “그렇게 ‘쉬워 보이게’ 만들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했거든요.” 커리어 초반, 한 선수가 그의 약점을 공개적으로 지적했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로저는 경기 시작 후 두 시간까지만 우승 후보고, 그 이후엔 내가 우승 후보야.

이 말을 들은 페더러는 깨달았습니다. 모든 선수가 처음 두 시간은 잘할 수 있지만, 진짜 승부는 그 이후에 결정된다는 것을. 체력이 떨어지고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순간, 훈련된 마음가짐이 승패를 가른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현실에서 마주하는 ‘노력의 역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이런 동료를 만날 때가 있습니다. 회식 자리나 워크숍에선 항상 함께했는데, 승진이나 핵심 프로젝트 기회는 늘 그 사람에게만 돌아가는 경우 말입니다. 겉으로 보기엔 특별히 더 열심히 하는 것 같지 않은데, 결과는 확연히 다른 그런 동료들이요.

비밀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노력에 있습니다. 퇴근 후 도서관으로 향하는 발걸음, 주말에도 업무 관련 스터디를 하는 시간, 남들이 쉴 때 자기계발에 투자하는 노력들이 2-3년 후 눈에 보이는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진짜 재능은 ‘버티는 것’

페더러가 말하는 재능의 정의는 우리의 통념과 다릅니다. 바로 타고난 것이 아닌, 만들어가는 재능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자기 절제도 재능이고, 인내도 재능이에요. 스스로를 믿는 것도 재능이에요.

대학 시절 축구 동아리에서 만났던 한 친구가 떠오릅니다. 운동신경이 전혀 없었지만 3년 동안 꾸준히 연습에 참여했습니다. 처음엔 상대 공격수들의 쉬운 먹잇감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가장 질식적인 수비를 하는 선수로 변모했습니다. 축구 센스는 여전히 부족했지만, 절대 놓치지 않는 끈질긴 수비력이라는 고유한 무기를 갖게 된 것입니다.

2. 그저 한 포인트일 뿐이다

실패와 성공의 올바른 관점: 완벽함에 대한 착각 깨기

충격적인 통계 하나를 소개해드릴게요. 테니스 황제 페더러가 프로 통산 1,526번의 단식경기에서 승률은 80%였습니다. 놀라운 수치죠. 그런데 더 놀라운 건 그가 이긴 개별 포인트의 비율입니다. 단 54%에 불과했습니다.

세계 1위 선수조차 경기 중 포인트의 절반 정도밖에 따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테니스는 작은 포인트들이 모여 게임을 이루고, 게임들이 모여 세트를 구성하며, 세트들이 모여 최종 승부가 결정되는 구조입니다. 개별 포인트에서는 질 수 있어도, 전체적인 흐름에서 조금 더 많이 이기면 승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죠.

실패를 대하는 마음가짐의 차이

페더러는 이렇게 생각한다고 합니다.

더블 폴트 했어. 한 포인트일 뿐이야. 네트로 나갔다가 또 뚫렸어. 한 포인트일 뿐이야.

심지어 멋진 백핸드 스매시를 성공시켜도 그것 역시 단 하나의 포인트일 뿐이라고 생각한다고 합니다.

이런 마인드셋이 중요한 이유는 다음 포인트에 완전히 집중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이전의 실패나 성공에 얽매이지 않고,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정신적 여유를 만들어주는 것이죠.

해외 이주의 현실: 패배가 더 많은 인생

실제 사례를 하나 공유해드리겠습니다. 캐나다로 이주한 지 4년이 넘은 한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한국에서 쌓아온 커리어는 1도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에서 시작해야 했습니다.

제일기획 캐나다법인과의 프로젝트는 한 달로 끝났고, 실리콘밸리 지인이 소개해준 스타트업은 청산 절차를 밟았습니다. 그 다음 합류한 스타트업에서는 CBO 역할을 맡았지만, 투자 한파와 수익화 실패로 2년 반 만에 물러나야 했습니다.

여기에 캐나다 정부의 이민 정책 변화까지 겹치면서 비자 연장과 영주권 취득이 몇 배 어려워졌습니다. 승리보다 패배가 훨씬 많았던 4년이었지만, 그는 한 번도 낙담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왜일까요?

“여기서 패배주의에 젖어 가만히 있으면 그때야말로 정말 끝이라는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테니스 코치 자격증에 도전해 성공했고, AI 트레이너라는 새로운 기회도 잡았습니다. 아내는 학업을 마치고 안정적으로 캐나다 회사에 다니게 됐습니다.

만약 누군가 앞으로 승리와 패배 중 뭐가 더 많을 거 같냐고 묻는다면, 망설임 없이 ‘패배’를 택할 거라고 합니다. 하지만 괜찮다고, 다시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면 된다고 말입니다.

3. 인생은 코트보다 더 크다

더 큰 목적을 향한 시야: 테니스를 넘어선 더 큰 세상

페더러는 “테니스 코트는 생각보다 작은 공간입니다. 세상은 그보다 훨씬 넓죠”라고 말합니다.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테니스가 자신에게 세상을 보여줄 수는 있어도, 그 자체가 세상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을 말입니다.

남아프리카 출신 어머니의 영향으로 교육을 통해 아이들을 돕는 재단을 만들었습니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는 75%의 아이들이 유치원에 가지 못하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지금까지 약 300만 명의 어린이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고, 5만 5천 명 이상의 교사들을 훈련시켰다고 합니다.

생존을 넘어선 삶의 의미

외국에서 두 자녀를 키우며 살아가다 보면 생존이라는 키워드에 매몰되기 쉽습니다. 당장 먹고사는 문제에 집중하다 보면 더 큰 ‘인생’이라는 것을 애써 외면하게 됩니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선 보다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싶고, 나보다 더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위한 삶을 살고 싶어 합니다.

직장인의 삶은 어디나 비슷합니다. 20대든 40대든, 대기업이든 스타트업이든 개인이 먹고살기 힘든 건 별반 다를 게 없습니다. 높이 올라갈수록 별로 좋을 게 없다는 걸 너무 일찍 알아버리기도 하죠.

하지만 이런 현실에 너무 매몰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 각자는 너무 괜찮은 사람들이니까요. 어떤 모습으로든 누군가에겐 최고의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고, 혼자로는 힘들어도 함께했을 때 한 사람의 인생에 희망 한 줌을 줄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은 되는 사람들입니다.

작은 도움부터 시작하는 큰 변화

절박한 상황이더라도 더 절박한 사람, 당장 내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순간순간마다 누군가로부터 도움을 받았던 경험이 있을 겁니다. 그런 도움이 없었다면 아찔할 뻔했던 순간들이 정말 많았을 거예요.

그래서 아주 조금이라도 누군가를 도울 여력이 있다면 없는 자리도 만들어서 돕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한국 방문 시 브런치 구독자들과 커피챗을 진행하거나, 캐나다에서도 구상하고 있는 도움의 형태들이 그런 예시입니다.

100번에 51번 이기는 인생 게임

패배에 익숙해질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한 포인트일 뿐이라는 마인드로 훌훌 털고 일어나 다음 포인트를 준비해야 합니다. 한 포인트를 얻었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일희일비하지 말고, 스스로에게 믿음을 가질 만큼 부단히 연습해야 합니다.

페더러처럼 54%만 이겨도 세계 1위가 될 수 있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100번에 51번 정도 이기는 인생이라는 경기를 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성공적인 커리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여러분의 인생 코트에서 다음 포인트를 위한 준비가 되셨나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완벽함에 매몰되지 말며, 더 큰 목적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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