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이 직접 인정한 투자 천재가 있습니다. 바로 루 심슨(Lou Simpson)입니다. GEICO의 전 투자 책임자이자 자신만의 펀드 SQ Advisors를 통해 뛰어난 실적을 기록한 그의 투자 철학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그가 평생에 걸쳐 구축한 5가지 핵심 투자 원칙을 살펴보겠습니다.
독자적 사고: 군중과 반대로 걸어라
월스트리트의 감정에 휩쓸리지 않기
루 심슨의 첫 번째 원칙은 독립적 사고입니다. 그는 “우리는 일반 통념을 의심하며, 주기적으로 월스트리트를 집어삼키는 비이성적 행동과 감정에 휩쓸리지 않도록 노력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조언처럼 들릴 수 있지만, 실제 투자 현장에서는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시장이 패닉 상태에 빠지거나 과도한 낙관론에 사로잡힐 때,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감정에 휩쓸려 잘못된 판단을 내리게 됩니다. 심슨은 이러한 감정적 결정이 결국 과도한 가격을 지불하게 만들고, 원금 손실로 이어진다고 경고했습니다.
소외주에서 찾는 기회
특히 주목할 점은 그의 소외주에 대한 관점입니다. “우리는 소외주를 무시하지 않는다. 오히려 소외주는 종종 최고의 기회를 선사한다”는 그의 말은 현재 한국 주식시장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 중요한 통찰입니다. 모든 투자자가 대형주와 인기 종목에만 집중할 때, 진정한 기회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곳에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ROE 중심의 기업 선별: 숫자가 말해주는 진실
자기자본이익률의 중요성
심슨의 두 번째 원칙은 높은 ROE(자기자본이익률)를 가진 주주 지향적 기업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그는 “장기적으로 주가 상승과 가장 직결된 요소는 ROE”라고 단언했습니다.
이는 매우 논리적인 접근입니다. 기업이 자기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수익을 창출하는지가 결국 주주가치 창출의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매출이 크거나 화제가 되는 기업이 아니라, 자본을 효율적으로 운용하여 지속적인 수익을 만들어내는 기업을 찾아야 합니다.
현금흐름의 중요성
심슨은 또한 현금흐름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현금흐름은 당기순이익보다 조작하기 어려우므로 보조 척도로 유용하다”는 그의 지적은 회계 조작이 빈발하는 현재 시장에서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잉여현금흐름을 벌어들이지 못하는 기업은 결국 자기자본을 소비하며 지속적으로 추가 자본을 조달해야 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경영진 평가의 4가지 기준
심슨은 경영진을 평가할 때 다음 4가지 질문을 던졌습니다:
- 경영진이 보유한 지분이 많은가? – 경영진이 주주와 이해관계를 같이 하는지 확인
- 주주들에게 정직한가? – 좋은 소식뿐만 아니라 문제점도 솔직하게 공개하는지
- 수익성 나쁜 사업은 중단하려 하는가? – 과감한 구조조정 의지가 있는지
- 잉여현금으로 자사주를 매입하는가? – 자본 배분 능력이 뛰어난지
특히 마지막 질문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는데, 이는 경영자들이 흔히 수익성 낮은 사업에 잉여현금을 낭비하는 반면, 자사주 매입이 훨씬 유리한 선택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합리적 가격의 원칙: 좋은 기업도 적정 가격에
가격 절제의 중요성
세 번째 원칙은 탁월한 주식에 대해서도 합리적인 가격만 지불하는 것입니다. 심슨은 “가격이 지나치게 높으면 세계 최고의 주식을 사더라도 훌륭한 투자가 되지 못한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는 많은 투자자들이 간과하는 부분입니다. 좋은 기업을 발견했다는 흥분감에 가격을 고려하지 않고 매수하는 경우가 많은데, 결국 높은 가격에 매수한 우량주도 장기간 부진한 수익률을 보일 수 있습니다.
밸류에이션 지표 활용
심슨이 제시한 유용한 평가 척도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PER(주가수익비율)
- 이익수익률(PER의 역수)
- P/FCF(주가현금흐름비율)
- 기업의 이익수익률과 장기 국채 수익률 비교
이러한 지표들을 통해 기업의 내재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시장 가격과 비교하여 합리적인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장기 투자의 힘: 시간이 주는 복리 효과
단기 예측의 한계
네 번째 원칙은 장기간 투자입니다. 심슨은 “개별 종목이나 주식시장, 경제의 단기 등락을 예측하는 방식으로는 지속적으로 좋은 실적을 거두기 어렵다”고 단언했습니다.
이는 현재 단타 매매나 기술적 분석에 의존하는 많은 투자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단기 변동성은 예측하기 매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설령 몇 번 맞추더라도 지속적인 성공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거래비용과 세금 최소화
반면 주주 지향적인 우량주는 장기 수익률이 평균을 초과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더 나아가 “주식을 빈번하게 사고팔면 거래비용과 세금 탓에 투자수익률이 대폭 하락한다”는 그의 지적은 매우 현실적입니다. 거래비용과 세금을 최소화하면서 이익을 재투자할 때 복리 효과를 통해 자본이 더 빠르게 증식할 수 있습니다.
집중 투자 전략: 분산의 역설
과도한 분산투자의 함정
마지막 다섯 번째 원칙은 과도하게 분산투자하지 않는 것입니다. 심슨은 “광범위하게 분산투자하는 방식으로는 초과실적을 얻기 어렵다. 분산투자 수준을 높일수록, 실적은 기껏해야 평균에 수렴할 뿐이다”라고 명확히 했습니다.
이는 일반적인 투자 상식과 상반되는 조언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심슨의 관점에서 보면, 진정한 초과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확신이 서는 소수의 종목에 집중해야 합니다.
선별적 집중 투자
“우리는 위험 대비 보상이 유리할 때 위험을 현명하게 떠안아야 초과실적 가능성이 높다고 믿으므로, 우리 투자 기준을 충족하는 소수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는 그의 철학은 매우 논리적입니다.
심슨은 “우리 투자 기준을 충족하는 좋은 투자 기회는 찾기 어렵다. 그런 기회를 발견했다고 판단되면 우리는 거액을 투자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는 진정한 기회가 왔을 때 망설이지 않고 큰 결단을 내리는 투자자의 자세를 보여줍니다.
루 심슨 철학의 현대적 적용
루 심슨의 5가지 투자 원칙은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로 실행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독립적 사고, ROE 중심의 기업 분석, 합리적 가격 지불, 장기 투자, 그리고 선별적 집중 – 이 모든 것들이 조화롭게 작동할 때 비로소 지속적인 투자 성공이 가능합니다.
현재 우리가 직면한 변동성 높은 시장에서 이러한 원칙들은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시장의 소음에 휩쓸리지 않고, 기업의 본질적 가치에 집중하며, 장기적 관점에서 인내심을 갖고 투자하는 것 – 이것이 바로 루 심슨이 우리에게 남긴 가장 큰 유산입니다.
여러분의 투자 포트폴리오에 이러한 원칙들을 어떻게 적용하고 계신가요? 감정이 아닌 원칙에 기반한 투자 결정을 내리고 계신지 한번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참고 자료: 책 <집중투자의 정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