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일상에서 마주하는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하고 계신가요? 대부분 주어진 문제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해결책을 찾는 데 집중하곤 합니다. 하지만 정말 혁신적인 해결책은 문제 자체를 다시 정의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바로 ‘리프레이밍(Reframing)’이라는 강력한 사고 기법을 통해서 말이죠.
느린 엘리베이터가 알려준 문제 해결의 진실
한 아파트에서 세입자들이 엘리베이터가 너무 느리다며 불만을 제기했습니다.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해결하셨을까요? 대부분은 모터를 업그레이드하거나 새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방법을 떠올릴 것입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기다리는 일이 짜증스럽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관점에서 접근하니 해결책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엘리베이터 앞에 거울을 설치하고 손 소독제를 비치하는 간단한 방법으로 세입자들의 불만이 사라진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리프레이밍의 힘입니다. 문제를 프레이밍하는 방식 자체를 바꿔 올바른 문제에 집중하고, 더 나은 해결책을 찾는 기술이죠.
문제 분석과 리프레이밍의 결정적 차이점
많은 사람들이 문제 분석과 리프레이밍을 혼동합니다. 하지만 둘은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법입니다.
- 문제 분석: 엘리베이터가 왜 느린가?
- 리프레이밍: 엘리베이터 속도에 초점을 두는 것이 옳은가?
문제 분석이 현재 프레임 안에서 원인을 찾는다면, 리프레이밍은 그 프레임 자체를 부수고 새로운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봅니다. 여기서 핵심은 문제의 프레임을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그 프레임을 깨뜨리는 것입니다.
프레임을 벗어나는 4가지 실전 기법
1. 줌아웃: 멀리서 문제 바라보기
문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전, 먼저 밖에서 프레임을 바라봐야 합니다. 세부 사항에 매몰되기보다는 멀리서 전체적인 상황을 조망하는 것이죠.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보세요:
- 문제를 정의하는 데 있어서 내가 고려하지 않은 요소가 있나?
- 프레임 밖에 내가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건 무엇이 있나?
이전 사건 살펴보기
현재 문제 이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의식해보면 문제를 다른 방법으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 문제를 해결할 때는 그 사용자가 이전에는 어떻게 행동했는지, 왜 그런 방식을 사용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상황의 새로운 측면 찾기
기능적 고착에서 벗어나 숨겨진 측면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들이 특정 플로우에서 헤맬 때 가이드를 제공하는 것만이 최선일까요? 플로우 자체를 바꾸거나 예시 데이터를 활용해 자연스럽게 이해를 도울 수는 없을까요?
2. 목표 재검토: 진짜 추구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목표 자체를 의심해보는 것입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가 정말 올바른 것인지, 더 나은 목표가 있는지를 검토하는 과정이죠.
상위 목표로 거슬러 올라가기
‘온보딩을 개선해 이탈률을 줄인다’는 목표가 있다면, 이것의 상위 목표는 무엇일까요? ‘초기에 핵심 가치를 제대로 전달해 리텐션을 높인다’가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상위 목표를 파악하면 온보딩 외에도 다양한 해결책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당연해 보이는 목표 의심하기
‘업무를 더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목표가 항상 좋은 것일까요? B2B 서비스에서는 오히려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 중대한 업무일수록 충분한 정보 제공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무조건 빠른 처리보다는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제공이 우선될 수 있는 것이죠.
3. 문제 축소: 작은 레버부터 찾기
때로는 문제가 너무 크고 복잡해 보여서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할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시스템 전체를 바꾸려 하기보다 작은 단위에서 할 수 있는 일부터 찾아보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데이비드 브룩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문제를 엄청나게 처리하기 힘든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은 당신과 문제 사이에 벽을 세우는 일이다.
실제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북카이브라는 서비스에서 AI 텍스트 인식 성능이 낮아 사용자들이 원하는 부분을 찾기 어려운 문제가 있었습니다. 근본적 해결책은 AI 성능을 높이는 것이지만, 이는 많은 리소스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대신 문제를 축소해서 접근했습니다. ‘저장할 부분을 찾기가 힘들다’는 핵심 문제를 ‘찾을 필요가 덜 하게 만들기’로 재정의했습니다. 스캔 단계에서 영역 지정을 가능하게 해 표시되는 문장 개수 자체를 줄인 것이죠. 결과적으로 사용자들의 만족도가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4. 조망 수용: 다른 사람의 관점으로 세상 보기
리프레이밍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는 다른 사람들이 세상을 어떻게 다르게 보는지 알아내는 것입니다. 특히 ‘조망 수용’이 핵심인데, 이는 순간적인 감정 이입이 아니라 상대방의 배경과 세계관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정박과 조정의 균형
- 정박: ‘내가 그 상황에 있다면 어떻게 느낄까?’
- 조정: ‘다른 사람들은 나와 어떻게 상황을 다르게 볼 수 있을까?’
정박은 여전히 ‘나’에 초점을 맞추지만, 조정은 주어를 ‘상대’로 두는 것입니다. “내가 사용자의 상황이라면…”보다는 “사용자는 이걸 어떻게 생각할까?”를 먼저 고민하는 것이 공급자 마인드를 벗어나는 길입니다.
효과적인 조망 수용을 위한 2가지 원칙
첫 번째 정답에서 멈추지 않기
사람들은 그럴듯한 답을 내면 조정을 멈춥니다. 하지만 정답일 것 같은 첫 번째 답을 넘어 더 파고들면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게 진짜 최선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감정을 넘어 맥락 파악하기
다른 사람의 관점을 이해할 때 감정에만 초점을 두는 것은 감정 이입에 그칩니다. 진정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그들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 그 감정이 나타나는 이유와 배경을 깊이 있게 파악해야 합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용자가 느끼고 있는 문제 자체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우리의 솔루션보다는 자신이 느끼는 문제에 더 관심이 많습니다. “이런 기능 어떠세요?”라고 묻기보다는 그들이 어떤 문제를 느끼고 있고, 현재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고 있는지를 깊게 이해하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리프레이밍, 지속적인 과정이어야 하는 이유
리프레이밍은 한 번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평가되어야 합니다. 처음에 문제를 완벽히 정의하려고 하기보다는 빠르게 리프레이밍을 진행하고, 나중에 더 많은 정보가 쌓이면 다시 돌아가 문제를 재정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더 나은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결국 문제를 보는 방식이 바뀌면 문제 자체가 달라집니다. 단순히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아니라, 더 나은 문제를 더 나은 방식으로 해결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그 ‘보는 법’을 바꾸어야 합니다.
여러분이 다음에 문제를 마주했을 때, 즉시 해결책을 찾으려 하지 마세요. 대신 이런 질문들을 던져보시기 바랍니다:
- 이 문제를 다르게 볼 수 있는 관점은 없을까?
- 내가 놓치고 있는 더 중요한 문제는 없을까?
- 상대방은 이 상황을 어떻게 바라볼까?
리프레이밍은 단순한 기법이 아닙니다. 세상을 보는 렌즈를 바꾸는 혁신적 사고방식입니다. 더 좋은 질문을 던지는 것, 그것이 바로 리프레이밍의 시작이자 더 나은 문제 해결자로 성장하는 첫걸음입니다.
여러분은 오늘 어떤 문제를 다시 바라보게 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