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크셔 해서웨이의 2001년 연례 주주 서한을 분석해보면, 워런 버핏의 투자 철학과 경영 방식이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오늘은 여러분과 함께 버핏의 투자 원칙과 버크셔 해서웨이의 성과를 깊이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이 분석은 단순한 경영 보고서 해석을 넘어, 장기 투자와 사업 운영에 관한 귀중한 통찰력을 제공할 것입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장기 성과: 절대적 vs 상대적 성과
버크셔 해서웨이는 워런 버핏이 경영을 맡은 1965년부터 2001년까지 37년 동안 연평균 22.6%의 복리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같은 기간 S&P 500의 연평균 수익률 11.0%를 크게 상회하는 놀라운 성과입니다. 버핏은 이 성과를 통해 주당 장부가치를 19달러에서 37,920달러로 성장시켰습니다.
주목할 점은 버핏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상대적 성과’라는 점입니다. 그는 1956년 첫 투자 파트너십을 형성했을 때부터 “우리가 좋은 일을 하는지 아니면 나쁜 일을 하는지는 일반적인 증권 경험에 비교하여 측정됩니다”라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이러한 철학은 37년이 지난 후에도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2001년의 도전: 9/11 테러와 보험 사업의 어려움
2001년은 버크셔 해서웨이에게 쉽지 않은 해였습니다. 회사는 순자산이 37억 7천만 달러 감소했으며, 주당 장부가치가 6.2% 하락했습니다. 가장 큰 타격은 9/11 테러로 인한 손실이었습니다. 버핏은 특히 제너럴 리(General Re)에서의 언더라이팅 실수를 인정하며, 그들이 테러리즘 위험을 적절히 가격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솔직하게 고백합니다.
버핏은 보험 언더라이팅의 세 가지 핵심 원칙을 강조합니다:
- 적절히 평가할 수 있는 위험만 수용하고, 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경우에만 계약을 체결
- 단일 사건이나 관련 사건으로 인한 손실 집중을 방지하는 방식으로 사업 제한
- 도덕적 위험이 있는 사업 회피: 좋지 않은 사람들과 좋은 계약을 맺으려는 시도는 작동하지 않음
버핏은 9/11 이후 테러리즘 위험에 대한 보험업계의 관점이 근본적으로 변화했음을 지적합니다. 그는 이전에는 경험에 기반한 가격 책정이 진행되었지만, 이제는 노출(exposure)에 기반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버크셔의 인수 전략: 문화와 인재에 대한 투자
2001년 버크셔는 MiTek, XTRA, Larson-Juhl 등 여러 기업을 인수했습니다. 버핏의 인수 철학에서 주목할 점은 기업의 문화와 경영진의 역량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입니다.
MiTek 사례는 특히 흥미롭습니다. 버크셔는 MiTek의 경영진 55명이 회사의 10%를 구매할 수 있도록 했으며, 각 경영진은 최소 10만 달러를 투자했습니다. 버핏은 이들이 주식 옵션이 아닌 실제 소유자가 되어 의사결정의 상향과 하향 모두에 직면하게 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R.C. Willey의 사례도 주목할 만합니다. 이 가구 회사는 일요일에 문을 닫는 정책을 고수하며 유타 주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회장인 빌 차일드는 이 정책을 보이시와 라스베이거스로 확장했고, 버핏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이는 버핏이 경영진의 판단을 신뢰하고 지역 시장에 대한 그들의 통찰력을 존중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보험 사업의 경제학: 플로트(Float)의 중요성
버핏은 보험 사업의 핵심을 ‘플로트’로 설명합니다. 플로트는 “우리가 보유하지만 소유하지 않는 돈”으로, 보험료가 손실 지급보다 먼저 수령되어 발생합니다. 이 기간 동안 보험사는 이 자금을 투자할 수 있습니다.
버크셔는 2001년 말 기준 355억 달러의 플로트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는 1967년의 2천만 달러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입니다. 버핏은 플로트의 가치가 그 비용에 따라 결정된다고 설명합니다. 역사적으로 버크셔는 매우 낮은 비용으로 플로트를 얻었으며, 종종 실제로 다른 사람의 돈을 보유하는 대가로 지불받았습니다(음의 비용).
하지만 2001년에는 플로트 비용이 12.8%로 급증했습니다. 버핏은 9/11과 같은 대형 재난이 없다면 앞으로 플로트 비용이 다시 낮아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투자 철학: 인내와 절제의 미덕
2001년 버크셔의 주식 포트폴리오는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버핏은 보유하고 있는 회사들의 기본 사업이 여전히 좋다고 생각하지만, 버크셔의 주식 보유가 전체적으로 저평가되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밝힙니다.
버핏은 주식 시장의 장기 전망에 대해 “미온적인 느낌”을 표현합니다. 그는 미국 기업이 장기적으로는 잘 할 것이지만, 오늘날의 주가는 투자자들에게 적당한 수익만을 예고한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이 오랜 기간 동안 사업 성장을 초과했으며, 이러한 현상은 끝날 수밖에 없었다는 것입니다.
버핏의 이러한 관점은 그의 장기적 시각과 시장 과열 시기에 절제하는 능력을 보여줍니다. 흥미롭게도 그는 “대규모 버블이 2000년 3월 10일에 끝났다”고 언급하며, 같은 날 버크셔 주식이 1997년 중반 이후 최저가인 40,800달러에 거래되었다는 우연의 일치를 지적합니다.
기업 윤리와 주주 가치
버핏은 CEO와 경영진이 주주에게 손실을 입히면서도 막대한 부를 축적하는 당시 기업 문화에 대한 실망감을 표현합니다. 그는 이러한 행동을 “역겨운” 것으로 묘사하며, 많은 경영진이 주주를 “파트너가 아닌 호구”로 보는 태도를 비판합니다.
버핏과 찰리 멍거는 본인들의 경제적 결과가 주주들의 결과와 동일하다는 약속을 강조합니다. 그들은 현금 보상, 제한된 주식, 옵션 등을 받지 않으며, 버핏은 자신의 순자산의 99% 이상을 버크셔에 유지하고 있습니다.
자선 기부에 대한 독특한 접근
버크셔는 자선 기부에 있어 매우 독특한 정책을 가지고 있습니다. 버핏은 자신이나 멍거의 취향에 따라 기부하지 않고, 주주들이 지정한 자선 단체에만 기부합니다.
A주 주주들은 매년 주당 일정 금액에 대해 최대 3개의 자선 단체를 지정할 수 있습니다. 주주가 단체를 지정하면 버크셔가 수표를 발행합니다. 2001년에는 5,700명의 주주들이 3,550개의 자선 단체에 1,670만 달러를 기부했습니다.
버핏은 이러한 방식이 배당금을 지급한 후 주주가 기부하는 것과 유사하지만, 세금 측면에서 더 효율적이라고 설명합니다.
실수와 교훈: 솔직함의 가치
버핏은 서한 전체에 걸쳐 자신의 실수를 솔직하게 인정합니다. 덱스터(Dexter) 인수, 제너럴 리의 언더라이팅 문제 등을 언급하며 책임을 회피하지 않습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9/11 테러 위험에 대한 그의 성찰입니다. 그는 “노아의 법칙을 위반했습니다: 비를 예측하는 것은 인정받지 못합니다; 방주를 짓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말합니다. 이는 위험을 인식하는 것과 실제로 그에 대비하는 것의 차이를 강조합니다.
버핏의 이러한 솔직함은 그의 경영 철학의 핵심 요소입니다. 그는 실수를 감추거나 변명하지 않고, 대신 그것을 배움의 기회로 삼습니다.
버핏의 투자 철학이 주는 교훈
버핏의 2001년 주주 서한을 통해 우리는 여러 가지 귀중한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 장기적 관점: 버핏은 37년 동안 일관된 투자 철학을 유지했으며, 단기적 변동보다 장기적 가치 창출에 집중했습니다.
- 위험 관리의 중요성: 9/11 테러는 위험 평가와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경험뿐만 아니라 가능한 노출(exposure)도 고려해야 합니다.
- 기업 문화와 경영진의 가치: 버핏은 인수 결정에서 숫자뿐만 아니라 인재와 문화도 중요하게 고려합니다.
- 솔직함과 정직함: 버핏은 실수를 인정하고 책임을 지는 것의 중요성을 보여줍니다.
- 투자와 보험의 연결: 플로트 개념은 보험 사업이 어떻게 투자 자금을 제공하는지 보여줍니다.
- 기업 윤리: 버핏은 주주 가치와 경영진의 책임 사이의 균형을 강조합니다.
버핏의 투자 철학은 시간이 지나도 변함없이 유효합니다. 그의 원칙 – 기업의 내재 가치에 집중하고, 이해할 수 있는 사업에 투자하며, 장기적 관점을 유지하는 것 – 은 오늘날의 투자자들에게도 귀중한 지침이 됩니다.
여러분도 버핏의 지혜를 자신의 투자 전략에 적용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단기적 변동에 흔들리지 않고, 가치와 원칙에 충실한 투자 접근법은 시간이 지나면서 그 진가를 발휘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