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월 2억원 버는 ‘못생긴’ 웹사이트 BuiltWith의 성공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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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월 2억원 이상을 벌어들이는 웹사이트가 있습니다? 그것도 영업사원도, 개발팀도, 고객지원팀도 없이 말이에요.

오늘 소개할 BuiltWith의 이야기는 단순히 성공한 사이드 프로젝트를 넘어서, 진정한 비즈니스 통찰력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놀라운 사례입니다. 4번의 실패를 겪은 평범한 개발자 게리 브루어(Gary Brewer)가 어떻게 연간 20억원 이상의 매출을 만드는 서비스를 구축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BuiltWith란 무엇인가: 웹사이트의 DNA를 분석하는 도구

BuiltWith는 웹사이트에서 사용하고 있는 소프트웨어와 기술 스택을 분석해주는 도구입니다. 예를 들어 무신사 웹사이트를 분석하면 Hotjar, Datadog, Braze, Salesforce 등 어떤 SaaS 도구들을 사용하고 있는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언뜻 보기에는 개발자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단순한 도구처럼 보이지만, 이 서비스가 만들어내는 가치는 상상 이상입니다. 웹사이트의 기술적 구성요소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은 곧 비즈니스 기회를 발견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로 시작한 BuiltWith의 초기 모습

4번의 실패: 성공 전 겪어야 했던 시행착오

실패한 프로젝트들의 공통점

게리 브루어는 BuiltWith 이전에 4개의 사이드 프로젝트를 런칭했습니다. 서핑 날씨 예측 서비스, 컴퓨터 에너지 모니터링 도구, 코드 생성 도구까지 다양한 분야에 도전했지만 모두 유저 확보에 실패했습니다.

이러한 실패 경험은 게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남겼습니다. 기술적으로 훌륭한 제품을 만드는 것과 사람들이 실제로 원하는 것을 만드는 것은 완전히 다른 영역이라는 깨달음이었죠.

호기심이 만든 돌파구

연이은 실패에도 불구하고 게리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성공한 다른 서비스들을 관찰하며 그들의 성공 비결을 찾으려 노력했습니다. 마치 셜록 홈즈처럼 웹사이트의 공개된 코드를 분석해서 어떤 기술과 도구로 만들어졌는지 파악하는 것이 그의 취미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은밀한 취미 활동이 바로 BuiltWith의 시작점이 되었습니다. 자신만의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만든 도구가 결국 수많은 사람들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발전한 것입니다.

BuiltWith의 탄생: 취미에서 시작된 혁신

초기 버전의 단순함

2007년 처음 출시된 BuiltWith는 놀랍도록 단순했습니다. 검색창에 웹사이트 URL을 입력하면 해당 사이트에서 사용하는 소프트웨어 목록을 보여주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화려한 디자인도, 복잡한 기능도 없었지만, 개발자들에게는 매력적인 도구였습니다.

첫 번째 성공의 맛

개발자인 게리가 할 수 있는 마케팅은 한정적이었습니다. IT 언론사에 메일을 보내는 것이 유일한 홍보 방법이었죠. 다행히 Read Write Web이라는 언론사에서 BuiltWith를 소개해주었고, 이때 처음으로 동시 접속자 300명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게리는 당시 동시 접속자가 357명이 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스크린샷을 찍었을 정도로 이 성과에 감격했습니다. 작은 성공이었지만, 자신이 만든 것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순간이었습니다.

비즈니스 모델의 발견: 고객이 알려준 수익화 방법

2년간의 수익화 고민

BuiltWith는 개발자들 사이에서 꾸준히 인기를 얻었지만,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했습니다. 게리는 광고 슬롯을 만들어보고, SEO 최적화 컨설팅도 시도해봤지만 성공적인 수익 모델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서버 운영비라도 벌어보자는 생각으로 2년을 버텼을 때, 운명을 바꿀 한 통의 이메일이 도착했습니다.

고객이 제안한 비즈니스 모델

그 이메일의 내용은 간단했습니다. “Drupal이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회사들의 리스트를 받고 싶다. 얼마를 내면 되나?”

이 순간 게리는 자신이 놓치고 있던 거대한 비즈니스 기회를 깨달았습니다. B2B 소프트웨어 영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특정 기술을 사용하는 회사 목록은 금맥과 같은 정보였던 것입니다.

타겟 고객의 실제 니즈

예를 들어 채널톡과 유사한 고객상담 SaaS를 개발한다면, 가장 효과적인 영업 대상은 이미 채널톡을 사용하고 있는 회사들입니다. 기존 솔루션에 불만이 있거나 더 나은 대안을 찾고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BuiltWith는 이러한 타겟 고객 리스트를 정확하고 체계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유일한 서비스였습니다. 게리가 취미로 수집했던 데이터가 실제 비즈니스에서 엄청난 가치를 가진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완벽한 타이밍: SaaS 시장 성장과 함께한 동반 성장

2010년대 SaaS 붐의 수혜자

BuiltWith의 성공에는 완벽한 타이밍도 한몫했습니다. 2010년대는 SaaS(Software as a Service) 서비스들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시기였습니다. 기업들이 다양한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를 도입하기 시작하면서, 이러한 도구들을 사용하는 회사를 찾는 수요도 함께 증가했습니다.

마케팅 자동화, 고객관리, 데이터 분석, 결제 시스템 등 수많은 SaaS 업체들이 등장하면서 BuiltWith의 데이터베이스는 더욱 가치 있는 자산이 되었습니다.

BuiltWith에 대한 수요 증가

현재의 요금제 구조

현재 BuiltWith의 유료 플랜은 월 최소 40만원부터 시작합니다. 특정 기술을 사용하는 회사들의 전체 리스트를 보려면 유료 결제가 필수입니다. 일견 비싸 보이지만, B2B 영업팀에게는 충분히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정보입니다.

한 건의 계약으로 수천만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B2B 비즈니스에서 정확한 타겟 리스트는 그 어떤 마케팅 도구보다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혼자서도 돌아가는 시스템: 효율성의 극치

팀 확장을 거부한 이유

게리는 매출이 증가해도 직원을 뽑지 않았습니다. 큰 팀을 운영하는 것이 자신의 성격과 맞지 않는다는 것을 명확히 알았기 때문입니다. 대신 혼자서도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완벽한 셀프 서비스 구조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고객지원 시스템입니다. 게리는 수많은 FAQ 문항을 작성하고, 각 질문에 대한 상세한 동영상 답변을 제작했습니다. 현재 FAQ 페이지에는 100개 가까운 질문과 답변이 등록되어 있어, 대부분의 고객 문의를 자동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시스템 덕분에 BuiltWith는 인력 증가 없이도 급속한 성장을 지속할 수 있었습니다. 고객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지속가능한 성공의 3대 요소

1. 성장하는 시장에서의 포지셔닝

BuiltWith의 성공은 SaaS 시장의 폭발적 성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시장이 커질수록 더 많은 회사들이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게 되고, 이는 곧 BuiltWith 데이터의 가치 상승으로 이어졌습니다.

2. 명확한 가치 제안

복잡해 보이는 웹 기술 분석이지만, BuiltWith가 제공하는 가치는 명확합니다. “특정 기술을 사용하는 회사를 찾고 싶다면 우리가 그 리스트를 제공한다.” 이보다 단순하고 명확한 가치 제안을 찾기 어렵습니다.

3. 창업자에게 맞는 비즈니스 구조

게리가 큰 조직 운영을 싫어한다는 것을 알고 그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 것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자신의 성향과 맞지 않는 방향으로 사업을 확장했다면 지금의 성공은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10년 후의 게리: 여전히 행복한 창업자

변하지 않는 일상의 가치

BuiltWith를 시작한 지 10년이 되었을 때 게리가 남긴 말은 많은 창업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거의 같은 일을 매일 하고 있어요. 고객 피드백을 기반으로 코딩하고 새로운 기능을 만드는 일이에요. 10년 후에도 같은 일을 하고 있어도 괜찮습니다. 관리할 팀을 꾸리거나 투자자에게 빚을 지고 싶지 않았어요. 그렇게 된다면 일을 즐기지 못할 거예요.

성공의 재정의

게리의 이야기는 성공에 대한 우리의 관점을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반드시 대기업을 만들거나 수백 명의 직원을 고용해야만 성공한 것일까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충분한 수익을 올리고, 동시에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성공이 아닐까요?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실용적 교훈

1. 고객이 돈을 내겠다고 하면 절대 놓치지 말라

BuiltWith의 핵심 교훈 중 하나는 고객이 직접 나서서 돈을 내겠다고 할 때의 중요성입니다. 이는 단순히 제품에 대한 관심을 넘어서 실제 구매 의사를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창업자들이 완벽한 제품을 만드는 데만 집중하지만, 정작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리처럼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성공의 첫걸음입니다.

2. 좋은 제품과 비즈니스 모델은 별개다

BuiltWith의 핵심 기능은 15년 동안 거의 변하지 않았습니다. 웹사이트에서 사용하는 기술을 분석해서 보여주는 것이 전부였죠. 하지만 비즈니스 모델은 런칭 2년 후에야 제대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는 훌륭한 기술력과 제품을 만드는 능력이 곧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기술과 비즈니스는 분명히 다른 영역이며, 두 가지 모두에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3. 자신만의 운영 방식을 찾아라

게리가 팀 확장을 거부하고 혼자서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 것은 매우 현명한 선택이었습니다. 모든 성공한 기업이 대규모 조직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성향과 능력에 맞는 사업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큰 팀을 이끄는 것을 좋아하고, 어떤 사람은 혼자서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선호합니다. 자신이 어떤 타입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방향으로 사업을 설계해야 합니다.

마치며: 당신의 BuiltWith는 무엇인가요?

BuiltWith의 이야기는 단순한 성공 사례를 넘어서 진정한 창업 정신이 무엇인지 보여줍니다. 화려한 투자 유치나 급속한 팀 확장 없이도 충분히 의미 있는 비즈니스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여러분도 혹시 게리처럼 개인적인 호기심이나 취미로 시작한 프로젝트가 있으신가요? 그것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지 한 번 더 생각해보세요. 때로는 가장 개인적인 니즈가 가장 보편적인 해결책이 되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완벽한 아이디어를 찾는 것이 아니라, 작은 것부터 시작해서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가는 것입니다. 게리처럼 자신만의 속도로, 자신만의 방식으로 가치를 만들어가다 보면 언젠가는 여러분만의 BuiltWith를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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