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인 Z세대가 부모가 되면서, 전통적인 육아 방식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일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어 교육 전문가들이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과 해결방안을 살펴보겠습니다.
책 읽기를 거부하는 부모들의 솔직한 고백
전 초등학교 교사이자 “Toddlers Can Read”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는 스펜서 러셀이 부모들에게 던진 질문은 충격적인 답변을 불러왔습니다.
왜 아이들에게 소리 내어 책을 읽어주지 않나요?
부모들의 답변은 현실적이면서도 솔직했습니다:
- “너무 지루해서요”
- “시간이 없어서요”
- “저도 책 읽는 걸 즐기지 않아요”
- “아이가 페이지를 넘기기 싫어해요”
- “같은 책을 반복해서 요청해서 지겨워요”
이러한 반응들은 단순한 개인적 취향을 넘어, 세대적 변화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Z세대 부모의 독서 인식 변화
하퍼콜린스 UK의 최근 설문조사는 충격적인 결과를 보여줍니다. Z세대 부모 중 절반도 안 되는 사람들이 “책 읽기가 재미있다”고 답했으며, 거의 3분의 1은 책 읽기를 “즐기기보다는 배워야 하는 과목”으로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X세대 부모들과 비교해 현저히 높은 수치입니다.
러셀은 이런 변화의 원인을 명확히 지적합니다:
스크린 타임이 부모와 아이 간의 일대일이고 질 높은 상호작용을 대체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독서 습관 급속한 악화
부모들의 변화된 인식은 곧바로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 5-10세 아이들 중 재미로 책을 읽는 비율: 3분의 1 (2012년 절반 이상에서 급감)
- 5세 이전 책 읽어주기: 전체 부모의 41%만 실천 (2012년 64%에서 대폭 감소)
- 0-2세 남아 중 20% 이상: 거의 또는 전혀 책을 읽어주지 않음
특히 남아의 경우 더욱 심각한 상황으로, 이들은 여아보다 유치원에 뒤처져 입학하고, 낮은 GPA를 기록하며 고등학교 졸업률도 낮은 경향을 보입니다.
Z세대 부모가 직면한 현실적 압박
Z세대 부모들이 책 읽기를 소홀히 하는 데는 구조적 요인들이 있습니다:
경제적 압박
- 미국 기준 연간 육아 비용: 약 11,000달러 (1990년대 대비 급증)
- 불평등과 불안정한 경제 환경 속 육아 스트레스 증가
디지털 환경의 영향
Z세대는 어릴 때부터 디지털 기기와 함께 자란 최초의 세대입니다. 이들에게 스크린은 “필요악”이 아닌 자연스러운 일상의 일부입니다. 하지만 의사들은 2-5세 아이들의 비교육적 스크린 타임을 평일 1시간, 주말 3시간으로 제한할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한 부모는 러셀에게 이렇게 토로했습니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줄 기력이 전혀 없어요. 저와 아내는 쉬기가 너무 힘들어요.
독서 부족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심각한 영향
언어 및 인지 발달 저해
서니빙햄턴 대학교 언어병리학 교수 도나 더프는 경고합니다:
책은 새로운 단어를 배우는 매우 풍부한 자료입니다. 집에서 읽기 경험이 없는 아이들은 어휘력이 낮게 자라기 쉽고, 이는 학교 전반에 걸쳐 성공하는 데 큰 차이를 만듭니다.
사회적 정서적 성장 영향
과도한 스크린 타임은 아이의 인지, 언어, 사회적 정서적 성장에 해로울 수 있습니다. 책 읽기는 어휘력 향상뿐만 아니라 공감 능력과 연결 능력 같은 감성 지능을 키우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교육 격차 심화
미국의 이른바 “문해력 위기”는 이미 현실이 되었습니다. 엘리트 대학생들조차 고등학교 시절 한 권의 책도 읽지 않아 영어 과제를 완수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팬데믹 이후 수학과 읽기 성적은 3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실용적인 해결책: 작은 변화부터 시작하기
점진적 접근법
러셀은 현실적인 조언을 제시합니다:
처음에는 최대한 조금씩 줄이기 시작하세요.
아이들을 휴대폰에서 완전히 멀어지게 하려 하지 말고, 점진적으로 변화를 시도해야 합니다.
짧은 시간부터 시작
미국 학교 사서 협회 회장 베키 칼자다는 부담을 줄일 것을 조언합니다:
20분이나 1시간 동안 앉아 있을 필요는 없어요. 두 살 아이는 읽기 체력이 많지 않지만, 다섯 페이지 정도의 책을 읽어줄 수 있고, 주로 ‘소는 음머, 돼지는 꿀꿀’ 같은 내용이면 충분하며, 점차 늘려갈 수 있습니다.
완벽함보다는 참여에 집중
더프 교수는 유연한 접근을 권장합니다:
페이지의 모든 단어를 읽어야 한다거나, 심지어 어떤 단어도 읽지 않아도 된다고 느끼지 마세요.
그림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아이에게 자신의 말로 이야기를 만들어보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아이의 관심사 중심 접근
“아이들과 관심사에 대해 대화하는 것이 책 읽기의 가장 도움이 되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아이들의 리드에 따라가세요.”라고 더프 교수는 조언합니다.
부모의 역할: 책 읽기 롤 모델 되기
칼자다 회장은 부모의 역할을 “책 읽기 롤 모델”로 정의합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행동을 보고 배웁니다. 부모가 책을 즐겁게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이들의 독서 습관 형성에 가장 효과적입니다.
틱톡에서 한 교사가 올린 메시지는 이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나는 유아에게 모유 수유를 했는지 분유 수유를 했는지 구별 못할 수도 있지만, 매일 밤 읽어주는 성인들이 있는 아이는 알 수 있다.
디지털 시대의 균형 찾기
러셀은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희망을 제시합니다:
책이 유튜브와 경쟁하지 못한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2025년 부모의 압박이 매우 크다는 것도 이해합니다.
중요한 것은 완전한 변화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작은 변화입니다.
디지털 기기를 완전히 배제하기보다는, 책 읽기와 스크린 타임 사이의 건강한 균형을 찾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법입니다.
작은 시작이 만드는 큰 변화
Z세대 부모들이 직면한 독서 육아의 어려움은 개인적 문제를 넘어 사회적 과제입니다. 하지만 절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루 5분의 책 읽기라도 꾸준히 지속한다면, 아이의 언어 발달과 학교 적응력에 큰 변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일, 오늘부터 작은 한 걸음을 내딛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완벽한 부모가 되려 하지 말고,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부모가 되어보세요.
참고 자료: The Guardian, “‘It’s so boring’: gen Z parents don’t like reading to their kids – and educators are worri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