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미커의 최신 BOND AI 보고서가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1865년 영국 경제학자 윌리 제본스가 발견한 경제 현상이 현재 AI 산업에서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는 흥미로운 분석을 제시하고 있는데, 과연 이 현상이 우리의 비즈니스 환경과 투자 전략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살펴보겠습니다.
160년 전 석탄에서 시작된 역설, 오늘날 AI로 이어지다
제본스의 역설이란 무엇인가?
1865년 윌리 제본스는 당시로서는 매우 혁신적인 경제 현상을 관찰했습니다. 채굴과 운송 기술의 발달로 화석 연료의 단위 가격이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소비량은 오히려 급격히 증가하는 모습을 보인 것입니다.
이는 전통적인 한계 효용 법칙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소비재나 재화는 가격이 하락하고 접근성이 높아지면 그 효용도 점차 감소하여 소비량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입니다. 하지만 에너지원인 화석 연료는 다른 양상을 보였습니다.
화석 연료를 통한 기술 혁신과 생산성 향상이 가파르게 이루어지면서, 가격 하락폭보다 훨씬 큰 폭으로 소비가 증가한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제본스의 역설’입니다.

AI 추론 비용의 극적인 변화
99.7% 가격 하락의 충격
메리 미커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AI 추론 가격은 2년 전 대비 무려 99.7% 하락했습니다. 이를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과거 100원이었던 AI 서비스 비용이 현재 0.3원에 불과하다는 의미입니다.
이러한 극적인 비용 절감은 다양한 IT 서비스 기업들이 AI 추론 모델을 활용하는 데 있어 거의 모든 진입장벽을 제거했습니다.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이제는 AI 기술을 자신들의 서비스에 통합하는 것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거의 사라진 상황입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의 새로운 패러다임
소프트웨어 산업은 제조업과 근본적으로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개발 비용이 낮아질수록 오히려 더 많은 기능과 서비스가 개발되는 팽창적 성격을 보입니다. AI가 바로 이러한 소프트웨어 산업의 팽창 경향을 극도로 가속화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리포트는 이 현상을 “강력한 AI에 접근하는 단위 비용을 극적으로 낮추는 선물”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실제로 스타트업 투자 현장에서도 AI 추론 모델 활용 비용에 대한 부담이 현저히 줄어들면서, 버티컬 영역에서 기존 사업자들과의 경쟁이 훨씬 현실적으로 변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전력 공급망의 새로운 도전
컴퓨팅 파워 사용량의 기하급수적 증가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문제가 대두됩니다. AI 추론 비용은 급격히 감소했지만, 전체 컴퓨팅 파워 사용량은 과거 대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바로 제본스의 역설이 AI 산업에서 완벽하게 재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핵심 증거입니다.
현재 세계 각국은 이미 전력 생산 및 공급망과 관련된 심각한 문제들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화석 연료, 원자력, 친환경 발전에 대한 담론이 급속도로 전개되면서 전력 생산과 저장 시스템에 공백이 발생하는 지점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전력 생산의 현실적 대안들
AI의 확산은 이제 현실이 되었고, 각국 정부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단위 시간 기준으로 볼 때, 전력 생산에 있어서는 초소형 원자로와 화석 연료 발전소가 시계열상 가장 앞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친환경 발전으로 생산되는 전기를 효율적으로 보관하고 공급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방향으로도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이는 전력 공급의 안정성과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전략적 접근입니다.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 패턴 변화
매출의 절반을 신규 영역에 투자
현재 주요 빅테크 기업들은 매출의 거의 절반에 가까운 금액을 AI를 포함한 신규 기술 영역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비용 절감보다는 새로운 매출원을 발굴하려는 적극적인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전 세계 주요 기업들이 AI 전환을 통해 비용을 낮추고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려는 움직임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점은 지구상의 산업 규모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승자와 패자의 명확한 구분
빅테크 기업들의 공격적인 투자와 확장은 필연적으로 경쟁과 위기를 맞이할 기업들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모든 기업이 승자가 될 수는 없는 상황에서, 시장의 재편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전만큼 다양한 기업들에게 기회가 균등하게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이는 벤처 투자에서도 매각 중심의 성장 모델에 집중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투자자와 비즈니스 리더가 주목해야 할 포인트
기회와 위험의 이중성
제본스의 AI 역설은 우리에게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AI 기술의 접근성이 높아질수록 더 많은 혁신과 기회가 창출되지만, 동시에 인프라와 자원에 대한 압박도 커진다는 것입니다.
이는 투자 전략 수립 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입니다. 단순히 AI 기술 자체에만 주목할 것이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전력 공급망, 인프라 기업들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입니다.
미래 전망과 대응 전략
빅테크 기업 중 일부는 현재보다 훨씬 더 큰 규모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많은 기업들이 도태될 위험도 상존합니다. 이러한 양극화 현상을 염두에 두고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현명할 것입니다.
제본스의 역설이 AI 시대에 재현되고 있는 지금, 우리는 기술의 진보가 가져오는 기회와 도전을 동시에 바라보는 균형 잡힌 시각이 필요합니다. 여러분은 이 변화의 물결 속에서 어떤 전략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참고 자료: bondcap, “BOND AI Repo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