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돌봄이 아이의 공부와 인생을 바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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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부모님들이 공통으로 겪는 고민이 있습니다. “우리 아이는 공부는 안 하면서 하루 종일 게임만 해요”, “숙제한다고 하면서 맨날 거짓말만 해요”, “고3인데 이렇게 무기력해도 되나요?” 이런 상황에서 부모로서 속이 상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차라리 제대로 쉬기라도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기 마련이죠.

하지만 여러분, 혹시 이 문제의 진짜 원인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신 적이 있나요? 단순히 공부를 안 해서도, 게임 중독 때문도 아닙니다. 바로 ‘자기 돌봄’의 개념을 제대로 모르기 때문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진짜 쉬지 못하는 이유

가짜 휴식의 함정

한 교사는 10년간 교직에 있으면서 아이들을 가까이에서 관찰한 결과, 대부분의 아이들이 진짜 휴식을 경험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 세 가지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죠.

  • “핸드폰 보면서 쉬었어요”
  • “게임하면서 쉬었어요”
  • “책상에 앉아서 멍 때렸어요”

안타깝게도 이 셋 모두 진짜 휴식이 아닙니다.

핸드폰과 게임은 뇌를 쉬게 해주는 활동이 아니라 끊임없이 자극을 주는 활동입니다. 처음엔 재미로 가볍게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도파민 보상 회로에 길들여지게 됩니다.

결국 피로가 쌓일 수밖에 없죠. 특히 뇌 발달이 성숙하지 않은 연령의 아이일수록 습관성 중독으로 이어질 위험이 큽니다.

책상에 앉아 멍 때리기 역시 회복의 시간이 되지 못합니다. 뇌는 ‘아무 생각도 하지 말 것’이라는 명령을 실행할 수 없습니다. 생각은 우리가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자동으로 떠오르는 활동이라는 것이 현대 뇌과학의 설명입니다.

멍을 때리는 순간에 우리의 뇌는 자연스럽게 과거로 돌아가 후회하거나, 미래에 먼저 가서 불안해합니다. 몸은 쉬고 있지만, 마음은 오히려 더 지치게 됩니다.

자기 돌봄의 부재가 만드는 악순환

이렇게 1년 내내 자극에 노출된 채, 스스로를 돌보는 시간을 제때 가지지 못하는 아이들이 정말 많습니다. 정말 안타까운 점은, 대부분의 아이들이 쉬는 시간이 생겨도 제대로 쉬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많은 아이들이 자신을 돌보는 방법을 모르거나, 돌보는 행위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잠시 멈추는 시간조차 불안하다고 심리적 어려움을 호소합니다.

실제로 대한민국 아동·청소년의 행복지수는 100점 만점에 평균 45.3점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고등학생의 경우 행복감이 30.3점이었습니다. 이는 OECD 조사 대상 국가 중에 ‘꼴찌’였습니다.

진짜 자기 돌봄이란 무엇인가?

자기 돌봄의 정의와 특징

자기 돌봄이란, 자신의 행복과 건강을 위해 스스로를 돌보는 행위입니다. 즉, 자기 자신을 지치지 않게 관리하고, 스스로 회복하며, 더 나아가 성장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입니다.

자기 돌봄은 단순한 휴식이나 보상이 아닙니다. ‘지금 나에게 무엇이 필요한가’를 스스로 인식하고, 그에 맞게 적극적으로 선택하는 능동적 행동입니다.

또한 자기 돌봄은 거창하거나 특별한 일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 내가 나에게 친절하고 따뜻하게 말하고
  • 피곤한 하루를 보낸 나를 위해 포근하게 잠을 자고
  • 속이 불편한 나를 위해 건강한 식사를 먹고
  • 복잡한 고민을 하는 나를 위해 걸으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 마음이 불안할 땐 스마트폰이 아니라 노트와 펜을 찾는 것

이런 일들이 바로 자기 돌봄입니다.

관리와 돌봄의 차이

많은 부모님이 자녀에게 “밥 먹어야지”, “잠 좀 자야지”, “운동 좀 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건 대부분 관리의 언어입니다. 관리란 외부에서 부여한 기준에 따라 생활을 조정하는 것입니다.

반면에 돌봄은 자기 내부의 신호에 귀 기울이고 그 신호에 반응하는 주체적인 태도입니다. ‘내가 피곤하니까 잠이 필요해.’, ‘지금은 마음이 복잡하니까 걷고 싶어.’ 이런 자각이 일어나야 진짜 돌봄이 가능합니다.

자기 돌봄의 출발점: 친절함

자기 돌봄의 출발은 ‘친절함’입니다. 많은 아이들이 지치고 무기력해지는 이유는 노력 부족이나 의지 박약 때문이 아닙니다. 자기를 돌보는 방법을 한 번도 배워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건,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의 학부모님에게도 해당되는 말일지 모릅니다.

자기 돌봄이 공부에 미치는 놀라운 효과

공부와 휴식의 새로운 관계

많은 부모님들이 이렇게 말하십니다.

공부 시간에는 확실히 공부했으면 좋겠어요.

쉬는 시간에 너무 놀지만 말고, 틈틈이 공부했으면 좋겠어요.

결국 아이가 하루의 대부분을 공부로 채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하지만 그렇게 한다고 해서 공부를 더 잘하게 되지는 않습니다. 이제 자기를 돌보는 시간을 분명히 가지도록 아이에게 알려주세요.

공부할 시간엔 공부하고, 쉬는 시간엔 ‘너 자신을 돌보는 연습을 하자’고 말해줘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는 스스로 삶을 관리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공부를 하지 말자는 뜻이 아닙니다. 하지만 공부만 하게 해서도 안 됩니다. 자기 자신을 지치지 않게 돌보는 힘 없이 지속되는 공부는 결국 무너지는 공부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자기 돌봄의 힘

약속을 안 지키는 예비 고3 학생

한 예비 고3 자녀를 둔 부모님은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우리 아이는 숙제를 한다고 말만 하지, 한 번도 지킨 적이 없어요.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해요. 정말 태도가 글러먹었어요.

부모님의 목소리엔 실망과 분노, 그리고 긴 시간 쌓인 회한이 묻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아이를 만나보니 전혀 달랐습니다. 차분하고, 예의 바르고, 논리 정연한 아이였습니다.

상담을 하면서 마음을 들여다보니, 이 아이는 엄마의 시선에 예민한 아이였습니다. 그래서 자기 자신도 모르게 ‘엄마에게 혼나지 않기 위한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 학생은 하루 종일 독서실에 앉아 있었습니다. 관리형 독서실이라 중간에 졸기만 해도 부모님에게 알림이 가기 때문에, 눈도 감지 않았습니다. 그 시간 동안 이 아이는 조용히, 그러나 집요하게 자기 자신을 괴롭히고 있었습니다. 이 아이는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이 곧 ‘자기 자신을 말로 때리는 시간’이었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의지 부족이 아니었습니다. 이 아이는 학원에서 최상위 반에 속해 있었고, 자기 실력보다 훨씬 어려운 문제들이 주어졌습니다. 한 번에 최고난이도 문제 70개가 숙제로 나갔고, 아무리 노력해도 매번 20문제도 풀지 못했습니다. 자신의 능력으로는 할 수 없었던 겁니다.

아이를 위한 학습코칭에서 제안한 변화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 완벽하지 않아도 시도하는 것 자체를 인정하기
  • 하루에 1문제라도 풀 수 있는 환경 만들기
  • 자신에게 친절한 말로 격려하기

그 결과 아이는 이렇게 변했습니다. 책상에 앉아 자신을 괴롭히는 시간이 줄었고, 하루에 1문제라도 풀겠다는 마음으로 도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숙제를 다 못할 것 같은 날에도 할 수 있는 만큼 해보는 습관이 생겼고, 자신에 대한 실망감 대신에 과제를 수행한 성취감과 스스로에 대한 만족감이 쌓였습니다.

하루도 마음 편히 쉬어보지 못한 고3 학생

정말 성실한 고등학교 3학년인 학생이 있었습니다. 모든 수업에서 선생님에게 칭찬을 받을 정도로 태도가 바른 아이였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성적은 항상 중위권에 머물렀습니다. “저는 아무리 해도 안 되는가 봐요.”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습니다.

정말 안타깝게도, 평소에 연습할 때는 완벽했지만 시험만 보면 무너졌습니다. 과외 선생님들도 한결같이 말했습니다.

수업 시간에는 실수도 없고 정확한데, 시험만 보면 어쩔 줄 몰라해요.

코칭을 하며 이 아이의 하루를 들여다보니, 단 하루도 쉼이라는 걸 경험하지 못한 삶이 보였습니다. 하루 24시간이 늘 ‘다음 할 일’에 쫓기는 구조였습니다. 문제는 시험을 볼 때도 그러한 조바심이 그대로 이어졌다는 점입니다. 불안, 조급함, 실수 등. 늘 ‘시간이 부족하다’는 감정이 뇌를 압도했습니다.

“너는 하루라도 푹 쉬어본 적이 있니?”라는 물음에, 아이의 대답은 단호했습니다.

없어요. 쉰다고 해도 마음이 안 편해서… 저는 아직 성적도 안 나오잖아요. 그래서 쉴 자격이 없어요.

아이를 위한 코칭에서 제안한 처방은 공부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쉼의 구조와 자기 돌봄의 기술을 설계해주는 것이었습니다:

  • 쉬는 시간 확보: 매일 최소 2시간의 완전한 휴식 시간
  • 자기 돌봄 루틴: 산책, 일기 쓰기, 좋아하는 음악 듣기 등

쉼과 자기 돌봄이 일상이 되자, 아이는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표정이 밝아지고, 웃으면서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자기 자신에게 만족하기 시작했고, 삶에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쉬는 날에 마음 편히 쉰 덕분에, 공부할 때 집중력과 기억력이 눈에 띄게 향상됐습니다. 마음이 쫓기지 않기에 시험 불안이 완화되고, 어이없는 실수도 확연히 줄어들었습니다.

부모가 먼저 배워야 할 자기 돌봄

부모의 자기 돌봄이 출발점

많은 부모님들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저는 괜찮아요. 아이만 잘되면 돼요.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아이에게 자기 돌봄을 가르치기 위해선 부모가 먼저 자기 자신을 돌보는 법부터 배워야 합니다.

아이에게 “밥은 챙겨 먹었니?”, “좀 쉬어야 하지 않겠니?”라고 말하기 전에, 오늘 부모님 자신은 따뜻한 한 끼를 먹고, 조용히 숨을 고를 시간은 있었는지 돌아봐 주세요.

자기 돌봄은 아이에게만 필요한 기술이 아닙니다. 부모 역시 지치지 않고 오래 사랑하기 위해 꼭 필요한 삶의 태도입니다.

부모의 모습이 아이에게 주는 영향

아이들은 자기 자신을 대하는 방식을 누구로부터 배울까요? 바로 부모의 말, 부모의 시선이 그 출발점입니다. 지금 아이가 자기 자신을 괴롭히며 공부하고 있다면, 이제 그 악순환을 끊어야 할 때입니다. 그 누구보다 부모님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스스로에게 친절하게 말하는 법을 아이에게 가르쳐 주세요. 마음이 편하고 차분하게 잘 되는 공부는, 바로 그 말로부터 시작됩니다.

아이에게 가장 좋은 선물이 무엇일까요? 바로 ‘부모가 부모 자신을 따뜻하게 대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 모습이야말로 아이에게 평생 기억에 남을 ‘진짜 공부’입니다.

자기 돌봄 기반 학습의 5가지 핵심 요소

아이의 성적을 올리는 가장 빠른 길은 공부를 더 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제대로 돌보는 법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하지만 자기 돌봄에 기반한 학습코칭은 단순한 공감이나 계획 세우기만으로는 부족합니다.

5가지 핵심 요소가 균형 있게 작동해야, 비로소 성적이 따라옵니다:

  • 자기 인식: 자신의 감정과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능력
  • 자기 돌봄: 스스로를 회복시키고 에너지를 충전하는 기술
  • 학습 전략: 개인에게 맞는 효과적인 공부 방법
  • 감정 관리: 스트레스와 불안을 건강하게 다루는 방법
  • 지속 가능성: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생활 패턴

이 다섯 가지가 균형 있게 작동해야 성적이 따라옵니다. 그래서 전문가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한 영역입니다.

진짜 변화는 자기 돌봄에서 시작됩니다

혹시 지금 여러분의 아이가 지쳐 있나요? 공부는 안 하면서 게임만 하고, 약속은 지키지 않으면서 거짓말만 하고 있나요? 그렇다면 지금이야말로 나다운 공부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중요한 시점입니다.

문제는 아이의 의지력 부족이나 게으름이 아닙니다. 바로 자기 자신을 돌보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진짜 휴식이 무엇인지, 자신에게 친절하게 말하는 법이 무엇인지, 스스로를 회복시키는 기술이 무엇인지 알려주세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모님이 먼저 자기 자신을 돌보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아이는 부모를 통해 자기 자신을 대하는 법을 배웁니다. 여러분이 여러분 자신에게 친절할 때, 아이도 자신에게 친절해질 수 있습니다.

자기 돌봄은 사치가 아닙니다. 공부를 방해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공부를 지속할 수 있게 해주는 가장 단단한 기반이 되어줍니다. 아이가 공부를 잘하기를 바라신다면, 아이가 스스로를 돌볼 수 있게 먼저 도와주세요. 자기 돌봄은 선택이 아닙니다. 아이를 사랑하는 부모라면 꼭 가르쳐야 할 삶의 태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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