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 하우절: 심리적 유동성의 힘

심리적 유동성이란 무엇인가

심리적 유동성은 새로운 정보나 변화하는 상황에 직면했을 때 기존의 믿음을 신속하게 업데이트하거나 포기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언뜻 당연해 보이는 이 개념이 실제로는 매우 희귀한 특성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인간의 뇌는 일관성을 추구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실수를 인정하고 믿음을 바꾸는 것보다 기존 신념에 맞는 정보만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훨씬 쉽고 편안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바로 확증편향의 함정입니다.

확신의 위험성: 언제 신념이 독이 되는가

하우절은 사람들이 “확신”이라고 부르는 것의 상당 부분이 실제로는 “마음을 바꾸게 할 수 있는 사실들에 대한 고의적인 무시”라고 지적합니다. 이는 특히 투자와 비즈니스 영역에서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찰리 멍거의 조언처럼, 성공하는 투자자는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아이디어를 파괴할 수 있는 자기 비판 능력”을 가져야 합니다. 시장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어제의 성공 공식이 내일의 실패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역사의 종말 착시: 미래의 나를 과대평가하는 함정

심리학에서 말하는 “역사의 종말 착시”는 우리가 과거의 변화는 인정하면서도 미래에는 현재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착각하는 현상을 설명합니다. 20살 때의 자신을 보며 웃으면서도, 현재 40살인 자신이 60살이 되어서도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런 착각은 현재 가진 믿음이 틀렸거나 일시적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인간의 심리에서 비롯됩니다. 우리는 확실성을 갈망하고, 마음을 바꾸는 것은 그 확실성이 환상이었음을 인정하는 고통스러운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믿음과 정체성의 위험한 결합

가장 주의해야 할 순간은 특정 믿음이 개인의 정체성과 결합될 때입니다. 종교나 정치적 신념이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것들은 단순한 아이디어나 철학이 아니라 소속감과 정체성을 결정하는 요소가 되기 때문입니다.

투자나 경제적 신념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는 가치투자자다”, “나는 성장주만 투자한다”와 같은 정체성이 형성되면, 새로운 정보나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어려워집니다.

디 혹의 말처럼, “우리는 믿음이 진리와 관련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것을 유지하는 것이 우리에게 유리하기 때문에 믿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법칙과 이론을 구분하는 지혜

하우절이 강조하는 또 다른 중요한 포인트는 법칙과 이론의 구분입니다. 대부분의 분야에는 수많은 규칙과 이론, 직감이 존재하지만, 반박할 수 없는 절대적 법칙은 극히 드뭅니다. 문제는 사람들이 이론을 법칙으로 승격시키려 할 때 발생합니다.

투자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장기투자가 항상 옳다”, “분산투자는 무조건 안전하다”와 같은 일반적인 원칙들도 상황에 따라 예외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절대적인 법칙으로 여기는 순간, 새로운 정보를 무시하게 되고 심리적 유동성을 잃게 됩니다.

마음을 바꾸는 용기: 10년의 변화를 돌아보기

하우절이 즐겨 묻는 질문이 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마음을 바꾼 것은 무엇입니까?

이 질문에 “아무것도 없다”고 답하는 사람들을 그는 의심한다고 말합니다. 그런 답변이 지적 능력의 증거가 아니라 무지와 완고함의 신호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도 한번 생각해보세요. 지난 10년간 여러분의 투자 철학, 인생관, 가치관 중에서 바뀐 것은 무엇인가요? 변화가 전혀 없다면, 그것이 정말로 완벽한 지혜 때문인지, 아니면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지 않는 고집 때문인지 성찰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실전에서의 심리적 유동성 키우기

심리적 유동성을 기르기 위해서는 몇 가지 실용적인 접근법이 필요합니다:

• 첫째, 자신의 믿음에 도전하는 정보를 의도적으로 찾아보세요. 투자에서 특정 주식을 좋아한다면, 그 주식의 약점을 분석한 리포트도 함께 읽어보는 것입니다.
• 둘째, 정기적으로 자신의 과거 판단을 검토하세요. 1년 전 내린 투자 결정이나 비즈니스 전략이 현재 시점에서도 타당한지 객관적으로 평가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 셋째, 실패를 학습의 기회로 받아들이세요.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성장의 발판이라는 마인드셋을 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불확실성 속에서 찾는 진정한 지혜

결국 심리적 유동성은 불확실성을 받아들이는 용기입니다. 모든 것을 확실하게 알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 속에서도 최선의 판단을 내리며, 필요할 때는 과감하게 방향을 바꾸는 능력 말입니다.

비자 카드 창립자 디 혹의 명언처럼, “믿음은 절대적이 되면 위험합니다.” 여러분의 가장 강한 확신이 실제로는 가장 취약한 부분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항상 열어두세요. 그것이 바로 변화하는 세상에서 살아남고 성장하는 진정한 지혜입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대신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을 두려워하시기 바랍니다. 심리적 유동성이야말로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핵심 역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