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가 선언한 소셜미디어의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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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는 처음 탄생했을 때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혁신적인 플랫폼이었습니다. 친구와 가족의 소식을 확인하고, 생각을 나누며, 관계를 유지하는 공간으로 시작했죠. 그러나 최근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가 법정에서 한 발언이 소셜미디어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소셜미디어는 더 이상 사회적이지 않다”라는 그의 선언은 업계의 현실을 정확히 짚어냈습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친구의 글을 보는 시간은 전체 사용 시간의 17% 미만에 불과합니다.

이제 사용자들은 지인의 일상보다 릴스, 셀럽 영상, AI가 생성한 콘텐츠를 소비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합니다. ‘누가 결혼했는지’보다 ‘이 릴스가 몇 초 안에 웃길 수 있는지’가 중요해진 시대가 된 것입니다.

pixabay

플랫폼 간 경쟁에서 콘텐츠 형식 경쟁으로

소셜미디어 시장은 이제 플랫폼 간의 경쟁이 아닌 콘텐츠 형식의 경쟁으로 변화했습니다. 틱톡, 유튜브, 인스타그램의 숏폼 콘텐츠는 점점 더 구분하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모든 플랫폼이 비슷한 형태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사용자들은 동일한 형식의 콘텐츠를 소비합니다.

예를 들어, 인스타그램은 원래 사진 공유 플랫폼으로 시작했지만, 틱톡의 성공 이후 릴스라는 숏폼 비디오 기능을 도입했습니다. 유튜브 역시 ‘쇼츠’라는 틱톡 스타일의 숏폼 비디오 서비스를 시작했죠. 이러한 변화는 플랫폼들이 각자의 정체성보다는 인기 있는 콘텐츠 형식을 모방하는 데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기술은 평준화되었고, 이제 중요한 것은 ‘누가 왜 보느냐’입니다. 콘텐츠 소비 패턴이 변화함에 따라 사용자들은 점점 더 개인화된 알고리즘에 의존하게 되었고, 이는 소셜미디어의 ‘소셜’적인 측면을 약화시켰습니다.

관계 회복의 갈망: 새로운 기회의 창

소셜미디어가 ‘소셜’하지 않게 된 현실 속에서, 역설적으로 사람들은 진정한 관계 중심의 네트워크를 더욱 갈망하고 있습니다. 작고 진정성 있는 커뮤니티, 느리지만 밀도 있는 연결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는 스타트업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공간을 제공합니다.

최근 등장한 몇몇 대안적 소셜 플랫폼은 이러한 변화를 잘 반영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Discord와 같은 플랫폼은 특정 관심사를 중심으로 한 커뮤니티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BeReal과 같은 서비스는 필터링되지 않은 진짜 일상을 공유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이러한 플랫폼들은 알고리즘이 아닌 사람 간의 유의미한 연결을 우선시하는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플랫폼 구조의 문제: 알고리즘이 목적이 된 시스템

현재의 소셜미디어는 알고리즘이 목적 자체가 된 구조로 운영됩니다. ‘확산 → 클릭 → 체류시간 → 광고수익’이라는 공식 속에서 사람과 사람의 연결은 부수적인 기능에 불과해졌습니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콘텐츠 소비와 관계 형성이 균형을 이루는 설계”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한 실질적인 방안으로는 타임라인과 릴스를 명확히 구분하거나, 친구 기반과 추천 기반을 선택적으로 넘나들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것이 있습니다. 또한, 의미 있는 대화가 살아남을 수 있는 ‘디지털 공기층’을 설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은 최근 ‘피드’‘릴스’를 분리하는 인터페이스 개편을 시도했습니다. 이는 사용자가 친구의 업데이트를 볼 때와 인기 콘텐츠를 소비할 때의 경험을 분리함으로써, 각각의 목적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시도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여전히 광고 수익 모델에 의존하는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콘텐츠 프로바이더의 역할 변화: 확산을 넘어 관계로

플랫폼 구조가 아무리 잘 설계되어도, 결국 그 안에 담기는 것은 콘텐츠입니다.

현재 소셜미디어의 많은 콘텐츠는 확산만을 목적으로 제작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콘텐츠 생산자에게 필요한 것은 “가볍지만 공감 가는 콘텐츠”, “짧지만 관계를 유도하는 메시지”, “재미있지만 진심이 느껴지는 표현”입니다.

성공적인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은 단순히 바이럴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데 집중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분야의 전문 지식을 공유하는 크리에이터는 팔로워들과 직접 소통하며 신뢰를 쌓고, 이를 통해 충성도 높은 커뮤니티를 형성합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단기적인 인기보다 장기적인 관계 구축에 중점을 둡니다.

AI, 크리에이터, 브랜드 모두 ‘바이럴’만 추구할 것이 아니라, 사람과 이어지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플랫폼은 사람의 복잡한 욕망을 수용할 수 있는 그릇으로, 콘텐츠는 관계를 전제로 한 재미를 만들어내는 재료로 변화해야 합니다.

소셜미디어의 미래: 기술과 인간성의 균형

소셜미디어의 본질적인 질문은 “사람의 욕망이 복잡해질수록, 기술과 콘텐츠는 더 정교하게 인간을 이해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플랫폼을 만드는 사람,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 그리고 그것을 통해 세상을 바꾸고 싶어 하는 모든 이들이 이 질문 앞에 서 있어야 합니다.

결국 사용자들은 단순히 ‘좋아요’를 누르기 위해 소셜미디어에 접속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이어지고 싶고, 웃고 싶고, 기억되고 싶어서’ 플랫폼에 들어옵니다. 이러한 근본적인 욕구를 충족시키는 플랫폼과 콘텐츠만이 소셜미디어의 미래를 이끌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소셜미디어의 변화 속에서 플랫폼부터 다시 설계해야 할까요, 아니면 콘텐츠가 먼저 변화해야 할까요? 우리가 함께 만들어갈 소셜미디어의 미래는 기술의 발전만큼이나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참고 자료: The New Yorker, “Mark Zuckerberg Says Social Media Is 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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