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저민 그레이엄의 마지막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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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저민 그레이엄은 생을 마감하기 불과 6개월 전, 81세의 나이로 금융 분석가 하트먼 버틀러 주니어와 나눈 대화에서 그의 마지막 투자 철학을 전했습니다.

월스트리트에서 성공하기 위한 두 가지 요건이 있습니다. 첫째, 올바르게 생각해야 하고; 둘째, 독립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이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조언은 오늘날 변동성 높은 시장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투자의 본질을 담고 있습니다.

벤저민 그레이엄

전설적 투자자의 마지막 대화

1976년 캘리포니아 라호야에서 이루어진 이 인터뷰는 후에 “Financial Analysts Journal”에 “An Hour with Mr. Graham”이라는 제목으로 실렸습니다. 가치 투자의 아버지로 불리는 그레이엄이 투자 세계에 남긴 마지막 메시지를 담고 있는 이 인터뷰는 그의 60년 투자 경력에서 얻은 깊은 통찰력을 보여줍니다.

월스트리트의 혼란과 경쟁에서 한발 물러난 그레이엄은 과거의 성공과 실패, 그리고 미래 투자자들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냉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을 제공했습니다. 무엇보다 그의 가장 큰 공헌은 단순한 증권 분석 기법이 아닌, 투자자의 마음가짐과 정서적 규율에 관한 통찰에 있었습니다.

실패와 성공을 통해 얻은 교훈

그레이엄의 월스트리트 경력은 1914년 첫 직장을 시작한 지 두 달 만에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여 증권거래소가 문을 닫는 사건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1920년대의 광기와 1929년 충격적인 주식시장 붕괴까지, 그는 투자 역사의 중요한 순간들을 직접 경험했습니다.

그는 대공황 시절에 대해 이렇게 회상했습니다.

1929년에는 주가가 너무 높다는 것만 알았습니다. 저는 투기성 주식을 멀리했습니다. 좋은 투자 대상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빚이 있었고 — 그것은 실수였습니다 — 1929년부터 1932년까지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그 이후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레버리지(차입)의 위험성에 대한 강력한 교훈으로, 오늘날 투자자들에게도 여전히 중요한 가르침입니다.

가이코(GEICO) 투자: 놀라운 성공과 통찰

그레이엄의 가장 유명한 투자 성공 사례 중 하나는 1948년 가이코(GEICO)에 대한 투자였습니다. 그는 72만 달러에 가이코 지분의 절반을 매입했으나, 법적 제약(투자 펀드가 보험 회사의 10% 이상을 소유할 수 없는 규정) 때문에 주식을 고객들에게 분배해야 했습니다.

이 투자는 그레이엄과 그의 고객들에게 엄청난 수익을 안겨주었지만, 인터뷰 당시 가이코는 인플레이션과 무절제한 언더라이팅으로 인해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었습니다. 그레이엄은 “그들이 1년 만에 잃을 수 있었던 금액을 생각하면 소름이 끼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흥미롭게도 이 하락세는 워런 버핏이 가이코 주식을 주당 2달러에 사들일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었습니다. 이는 어려운 시기에도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투자자의 안목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단순함을 향한 진화: 그레이엄의 후기 철학

인터뷰에서 그레이엄은 자신의 투자 접근법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변화했는지 솔직하게 공유했습니다.

저는 수년간 열심히 몰두했던 증권 분석의 세부 사항에 대한 관심을 대부분 잃었습니다. 그것들은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다고 느끼며, 이는 어느 면에서 전체 직업의 발전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게 만들었습니다. 저는 몇 가지 기술과 간단한 원칙으로도 성공적으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올바른 일반 원칙을 가지고 그것을 고수할 수 있는 정신입니다.

그의 후기 투자 전략은 개별 기업에 대한 복잡한 분석보다 단순한 그룹 기반의 접근법을 선호했습니다. 특히 주식의 어닝스 일드(PER 배수의 역수)가 채권 금리의 두 배 이상인 주식에 초점을 맞춘 전략을 개발했습니다.

워런 버핏에 따르면, 그레이엄이 이러한 단순한 접근법을 선택한 이유는 “자신의 책을 읽는 독자가 외딴 섬에서 중개인에게 단 한 줄만으로 할 수 없는 어떤 것도 하고 싶어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는 그가 단순히 돈을 버는 것보다 지식을 나누고 다른 사람들을 가르치는 데 더 큰 만족을 느꼈음을 보여줍니다.

효율적 시장과 투자 예측에 대한 회의적 시각

그레이엄은 효율적 시장 가설에 대해 깊은 의구심을 표현했습니다.

저는 효율적 시장 가설과 실제 투자 결과 사이의 좋은 연결 고리를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 모든 정보가 널리 퍼져 있다는 사실이 결과적으로 가격이 합리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는 생각은 전혀 잘못된 것입니다.

그는 또한 시장 예측의 한계에 대해서도 강조했습니다.

제가 월스트리트에서 60년 동안 지켜본 것 중 하나는 사람들이 주식시장에서 일어날 일을 예측하는 데 성공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심지어 “월스트리트 위크”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시청해 “전문가들 중 누구도 주식시장에서 일어날 일에 대한 특별한 권위를 주장하지 않는 것”을 확인해 보라고 권장했습니다.

인간 본성과 시장 주기에 대한 통찰

그레이엄은 월스트리트의 미래에 대해 비관적 시각을 보였지만, 이는 시장 자체가 아닌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저는 탐욕 — 과도한 희망과 두려움 등이 — 사람들이 존재하는 한 우리와 함께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영국 경제학자 월터 배지홋의 통찰을 인용하며, 사람들이 여유 자금을 가질 때마다 투기가 따라온다고 믿었습니다. 자금의 풍요로움은 자아를 진정시키기보다는 더 높은 수익과 위험한 투자를 추구하도록 자극하며, 대규모 투기가 시작되면 금융 패닉이 뒤따른다는 것입니다.

그레이엄은 시장 주기에 대해서도 명확한 견해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1974년 중반 이후로 많은 햇살이 비쳤습니다. 그때 주식시장의 바닥이 형성되었습니다. 그리고 제 추측은 월스트리트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현재의 낙관론은 과도할 것이고, 다음의 비관론도 과도할 것이며 — 당신은 다시 관람차 [또는] 당신이 부르고 싶은 어떤 것, 시소, 회전목마에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당신은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미래 투자자들을 위한 조언

그레이엄은 투자자가 되고 싶은 젊은이들에게 다음과 같은 조언을 남겼습니다.

주식시장의 과거 기록을 연구하고, 자신의 능력을 연구하며, 자신에게 만족스러운 투자 접근 방식을 식별할 수 있는지 알아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했다면,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하거나 생각하거나 말하는 것과는 관계없이 그 방법을 추구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자신의 방법을 고수하세요.

이 조언은 오늘날 소셜 미디어와 24시간 뉴스 사이클로 인해 군중 심리에 휩쓸리기 쉬운 시대에 더욱 중요해 보입니다. 그는 “건전한 기반에서 시작하면 반은 된 것입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레이엄의 유산: 시대를 초월한 지혜

벤저민 그레이엄의 마지막 인터뷰는 그의 가장 중요한 공헌이 복잡한 재무 분석이 아닌, 투자에 대한 심리적, 철학적 접근법에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그는 투자자의 가장 큰 적이 종종 “거울 속의 자신”임을 이해했고, 인간의 탐욕과 두려움이 시장 주기를 계속 반복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인식했습니다.

그의 “올바르게 생각하고, 독립적으로 생각하라”는 단순한 조언은 오늘날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 환경에서도 여전히 강력한 지침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레이엄이 남긴 이 지혜는 단순히 주식을 사고파는 기술을 넘어, 시장의 소음 속에서도 명확하게 사고하고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내적 규율의 중요성을 일깨워 줍니다.

현대 투자자들에게 벤저민 그레이엄의 마지막 가르침은 복잡한 알고리즘과 빠른 거래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음을 상기시킵니다. 그것은 바로 명확한 원칙과 독립적 사고, 그리고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이해입니다.

참고 자료: Kingswell, “The Last Lecture of Benjamin Grah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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