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창업가들이 만든 앱이 어떻게 월 30억원 매출을 올리고 누적 500만 다운로드를 달성했을까요? 오늘은 이 10대 창업가들의 그 놀라운 여정을 들여다보겠습니다.

Cal AI의 탄생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스토리의 주인공은 바로 AI 칼로리 기록 앱 Cal AI를 만든 Zach Yadegari입니다. 음식 사진을 찍으면 AI가 칼로리와 영양 정보를 자동으로 분석해주는 이 앱은 젊은 창업가들이 만들어낸 혁신적인 서비스인데요.
Zach는 상당히 독특한 이력을 가진 창업가입니다. 요즘 ‘Vibe Coding'(감으로 코딩하는) 세대와는 달리, 중학교 때부터 Python과 C#을 마스터한 정통파 개발자였습니다. 심지어 중학생 시절에 웹 서비스를 만들어 10만 달러에 매각한 경험까지 있었죠.
창의적인 문제 해결로 시작된 창업 여정
Zach의 첫 성공 스토리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크롬북을 나눠주었는데, 학생들은 이를 이용해 게임을 하려 했고, 당연히 학교는 게임 사이트 접속을 차단했습니다. 여기서 Zach는 사업 기회를 포착했습니다.
그는 “Totally Science”라는 이름으로 게임 사이트 우회 접속이 가능한 플랫폼을 만들었습니다. 이름만 들으면 학습 사이트처럼 들려 학교의 제재를 피하는 기발한 전략이었죠. 이 과정에서 Zach는 온라인 개발 커뮤니티와 X(구 트위터)를 통해 동료들과 소통하며 미래의 협업자들을 만나게 됩니다.
Cal AI: 혁신적인 앱의 탄생과 성장
팀 구성의 중요성
Zach는 가장 먼저 Henry Langmack을 영입했고, 이들은 함께 동기부여 문구를 보내주는 알람 앱 등을 개발해 누적 2만 다운로드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더 큰 성공을 위해 그들은 Consumer 앱 분야에서 단 6개월 만에 수백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앱을 두 개나 만든 Blake Anderson을 코파운더로 영입합니다.
Blake는 소셜 미디어 마케팅과 바이럴에 대한 전문가였고, 이는 후에 Cal AI의 핵심 성장 전략이 되었습니다. 재미있게도 Cal AI라는 아이템을 정하게 된 계기도 꽤 유머러스한데요, Zach가 여자를 만나기 위해 헬스장을 다니다가 기존 식단 트래킹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해 직접 만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인플루언서 마케팅: Gen Z 창업가의 성장 비결
Cal AI의 가장 큰 성공 요인은 바로 인플루언서 마케팅 전략이었습니다. 이들은 기존의 에이전시 기반 마케팅이 아닌, 자체적으로 역량을 내재화하고 최적화하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1. 직접 경험을 통한 최적화
초기에 Zach와 팀원들은 하루 평균 100건의 Cold DM(직접 메시지)을 인플루언서들에게 보냈습니다. 평균 1%의 응답률을 확인한 후, 이것이 확률의 게임(Volume game)임을 파악했고, 결국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해 현재는 주당 1,000명의 인플루언서를 소싱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처음부터 무작정 자동화하거나 비용을 투자한 것이 아니라, 직접 모든 과정을 경험하면서 최적의 방식을 찾아 자동화로 연결했다는 점입니다. 이는 스타트업 세계의 유명한 격언 “Do things that don’t scale(확장 불가능한 일도 해보라)”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2. 명확한 지표 설정과 철저한 경제성 분석
Cal AI 팀은 인플루언서 마케팅에서 명확한 경제성 지표를 설정했습니다. 그들은 각 인플루언서의 RPM(1,000 뷰당 수익)을 평균 5달러로 추산하고, 이에 맞춰 2-3달러 CPM(1,000 뷰당 비용)이 나오는 구조로 협업을 진행했습니다. 수익 구조가 명확한 고객 획득 비용을 설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전략을 수립한 것이죠.
3. 타겟 오디언스에 집중한 마이크로 인플루언서 전략
그들은 단순히 팔로워 수가 많은 인플루언서에게 예산을 투자하는 대신, Cal AI의 타겟층과 일치하는 피트니스, 웰니스, 자기계발 분야의 인플루언서 네트워크를 구축했습니다. 특히 니치하고 충성도 높은 팔로워층을 가진 소규모 인플루언서들과 주로 협업해 투자 대비 수익률(ROI)을 높였습니다.
이러한 마이크로 인플루언서 중심 전략은 더욱 직접적이고 개인적인 연결성을 중시하는 최근 인플루언서 마케팅 트렌드를 잘 반영하고 있습니다.
4. 창의적인 콘텐츠 접근 방식
Cal AI팀은 인플루언서들의 콘텐츠 제작에 거의 개입하지 않는 전략을 취했습니다. “첫 15초 내에 앱을 보여줄 것” 같은 간단한 가이드라인만 제시할 뿐, 나머지는 인플루언서의 창의성에 맡겼습니다. 이는 인플루언서와 팔로워 간의 긴밀한 관계를 최대한 활용하는 전략이었습니다.
더 놀라운 점은 별도의 링크를 붙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Click the link in bio to…”와 같은 행동 유도 문구를 사용하지 않고, 사용자들이 스스로 검색해 앱을 다운로드하도록 유도했습니다. 트래킹은 인플루언서 콘텐츠 게시 시간과 다운로드 추이를 비교해 간접적으로 추산했다고 합니다.
이는 상당히 과감한 결정으로 보이지만, Cal AI의 창업자들 자신이 타겟 세대인 만큼 자신감을 가지고 결정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전략
인플루언서와의 장기적 관계 구축
Cal AI는 인플루언서들과 단순한 일회성 협업이 아닌 장기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인플루언서별로 프로모션 코드를 제공하고 초과 수익을 공유하는 인센티브 시스템을 도입했고, 이를 통해 인플루언서들이 더욱 열정적으로 서비스를 지지하도록 유도했습니다.
또한 건당 요금이 아닌 월 정액제 계약 방식도 활용했는데, 이는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소싱할 수 있는 풀을 구축하는 동시에 경쟁사에 인플루언서를 빼앗기지 않기 위한 전략이었습니다.
Cal AI의 놀라운 성과
이러한 전략을 통해 Cal AI는 2023년 5월 출시 이후 단 6개월 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8개월 만에 5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하는 놀라운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유료 구독 모델을 채택하고 있으며, 월 구독 비용은 14,000원, 연간 플랜은 44,000원(월 3,700원 수준)으로 연간 플랜에 상당한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격 전략은 식이 관리 앱 특성상 이탈률(Churn rate)이 높기 때문에, 사용자들의 장기 구독을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미래 전망과 도전 과제
2023년 11월 인터뷰에 따르면, Cal AI의 향후 과제로는 1) AI 스캔 정확도 높이기, 2) 현재 15-25세 중심인 유저 층을 확장하기, 3) 내부적으로 사용하던 인플루언서 마케팅 툴을 플랫폼화하는 것을 꼽았습니다.
특히 마지막에 언급한 인플루언서 마케팅 SaaS 툴 개발은 상당히 흥미로운 방향성입니다. 그들이 직접 검증한 성공 공식을 담은 마케팅 툴이 출시된다면, 오히려 이쪽이 더 큰 성장 잠재력을 가진 사업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결론: Gen Z 창업가들이 보여준 새로운 성장 공식
Cal AI가 선보인 성장 전략은 완전히 새로운 것이라기보다는 최신 트렌드를 가장 효과적으로 실행한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의 사례는 Gen Z 창업가들이 디지털 네이티브로서의 감각과 데이터 기반 접근법을 결합해 빠른 성장을 이룰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단순한 홍보 수단이 아닌, 체계적이고 측정 가능한 성장 엔진으로 발전시켰다는 것입니다. 이는 앞으로 많은 B2C 서비스, 특히 AI 기반 앱들이 참고할 만한 훌륭한 케이스 스터디가 될 것입니다.
여러분도 스타트업을 준비하고 계신가요? Cal AI의 사례에서 배울 수 있는 핵심 교훈은 바로 ‘타겟 오디언스에 대한 깊은 이해’와 ‘체계적인 마케팅 접근법’의 중요성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비즈니스에서는 어떤 성장 전략이 가장 효과적일지 고민해보시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