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문화의 변화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특히 글로벌 테크 기업에서 다양성과 포용성을 구축하는 일은 단순한 구호가 아닌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오늘은 마이크로소프트 US의 케이트 존슨 회장이 어떻게 DEI(Diversity, Empathy, Inclusion)를 기업 문화의 핵심으로 만들었는지, 그리고 이것이 어떻게 기업의 미션과 연결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변화의 시작
2017년, 마이크로소프트 US의 회장으로 취임한 케이트 존슨은 즉각적인 문제를 발견했습니다. 리더십 팀 내에 성별과 인종을 초월하는 포용적 문화가 부족했던 것입니다.
대부분의 리더들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형식적인 다양성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데 그쳤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케이트 존슨의 접근법은 달랐습니다.
그녀는 과감한 결정을 내립니다. 12명의 핵심 임원들을 모아 알라바마주 몽고메리시로 2일간의 여정을 떠난 것입니다. 이곳에는 흑인 역사 박물관이 있었고, 임원들은 미국 내 흑인들의 역사적 고통과 투쟁을 직접 마주하게 됩니다.
이 여정은 단순한 회사 연수가 아니었습니다. 임원들은 박물관을 통해 미국 사회의 구조적 인종차별의 역사를 목격하며, 자신들이 속한 조직과 사회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형성하게 됐습니다. 이틀간의 경험은 그들이 회사로 돌아와 진정한 변화를 시작하겠다는 결의를 다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공감, 초인적 힘의 발견
몽고메리 경험 이후, 케이트 존슨은 한발 더 나아갔습니다. 라스베가스의 MGM 호텔에서 마이크로소프트 US 직원 수천 명을 모아 브라이언 스티븐슨 변호사의 강연을 들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이 행사는 케이트 존슨이 “거대한 각성(awakening)”이라고 표현한 순간이었습니다. 그녀는 이 경험을 “수백 명이 한 영화를 보고 같은 감정에 휩싸여 눈물을 흘린 것처럼, 우리는 공감이 얼마나 거대한 힘인지를 깨닫게 됐다”고 설명합니다.
케이트 존슨의 깨달음은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업 미션과 직결됩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미션은 사람들에게 유용한 도구를 제공하는 것이에요. 그런데, 무엇이 사람들에게 유용한지를 알지 못한다면, 사람들과 공감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그 미션을 달성할 수 있단 말인가요!
이 순간 그녀는 공감이 단순한 감정적 요소가 아닌, 비즈니스 성공의 핵심 요소임을 인식했습니다.
공감은 모든 것을 뛰어넘는 초인적인 힘이에요. 공감이 전부에요.
라는 그녀의 말은 기업 경영에서 공감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저항의 원인과 해결책
취임 초기 케이트 존슨의 이러한 접근법은 불필요해 보일 수도 있었습니다. 12명의 경영진이 알라바마로 떠나거나, 수천 명의 직원들이 라스베가스에서 인권 변호사의 강연을 듣는 것이 회사의 비즈니스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의문을 제기할 수 있었죠.
하지만 케이트 존슨은 이러한 활동들이 조직 내 저항을 해결하는 데 필수적이었다고 주장합니다. 그녀는 저항의 두 가지 주요 원인을 정확히 짚어냅니다.
- 할 수 없는 일을 하라고 요구받을 때
- 자신의 기여에 비해 불충분한 보상을 받는다고 느낄 때
이 두 문제의 공통 원인은 ‘공감의 부재’입니다. 그래서 케이트 존슨은 “저항의 반대말은 순종이 아니라 공감”이라는 독특한 통찰을 제시합니다.
조직이 구성원들과 진정으로 공감한다면, 구성원들은 자신이 불가능한 일을 강요받거나 불공정하게 대우받고 있다고 느끼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조직이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함께 하려는 것이며, 당신과 함께 몫을 키워 나가려 하고 있다”는 것을 구성원들이 인식할 때, 저항은 협력으로 바뀌게 됩니다.
공감 문화 구축을 위한 4가지 키워드
케이트 존슨은 조직 내 공감 문화를 구축하기 위한 네 가지 핵심 원칙을 제시합니다:
1. 가까이 있기(Proximity)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물리적으로 가까운 공간에서 일하고, 지속적으로 교류해야 합니다. 이는 단순한 물리적 근접성을 넘어, 서로의 경험과 관점을 직접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 내에서 이는 다양한 팀 구성과 협업 공간 디자인, 그리고 부서 간 교류 프로그램 등으로 구현되었습니다.
2. 스토리로 대화하기(Narrative)
공감은 추상적인 개념이 아닌 구체적인 이야기를 통해 형성됩니다. 케이트 존슨은 조직 내에서 서로의 경험을 이야기로 공유함으로써 공감이 전파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이는 단순한 뒷담화가 아닌, 상대의 상황과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진정성 있는 스토리텔링을 의미합니다.
3. 희망 유지하기(Hope)
공감 문화 구축은 장기적인 과정입니다. 케이트 존슨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는 희망과 변화의 가능성을 믿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희망은 어려운 대화와 변화의 과정에서 구성원들이 지속적으로 노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됩니다.
4. 행동으로 옮기기(Action)
마지막으로, 공감은 단순한 이해와 감정에서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이는 다양한 배경의 직원들에게 공정한 승진 기회와 보상을 제공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케이트 존슨은 실질적인 조치 없이는 진정한 변화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DEI: 혁신을 위한 필수 요소
케이트 존슨의 접근법의 핵심은 DEI(다양성, 공감, 포용)가 단순한 사회적 책임이나 윤리적 의무가 아닌, 비즈니스 혁신과 성장의 핵심 요소라는 인식입니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나가는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DEI에요. 다양성(Diversity), 공감(Empathy), 포용(Inclusion)이죠. 결국 셋은 같은 말이에요.
라는 그녀의 말은 이 세 요소가 서로 떼어놓을 수 없는 연결고리임을 시사합니다.
다양성 없이는 새로운 관점이 생기지 않고, 공감 없이는 그 관점을 이해할 수 없으며, 포용 없이는 그 관점을 조직의 의사결정에 통합할 수 없습니다. DEI는 결국 혁신을 위한 전체론적 접근법인 것입니다.
결론: 공감 경영의 미래
케이트 존슨의 사례는 공감이 현대 기업 경영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보여줍니다. 특히 기술 기업에서 다양한 사용자의 니즈를 이해하고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조직 내부부터 다양성과 공감의 문화가 자리잡아야 합니다.
여러분의 조직에서도 공감 문화를 구축하기 위한 첫 걸음을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케이트 존슨이 제시한 네 가지 원칙—가까이 있기, 스토리로 대화하기, 희망 유지하기, 행동으로 옮기기—을 적용하면 더 혁신적이고 포용적인 조직 문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DEI는 단순한 슬로건이 아닌 비즈니스 성공을 위한 필수 요소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사례에서 보듯, 공감의 힘을 기업 문화에 통합할 때 진정한 혁신이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