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학교에서 85년간 진행된 세계 최장기 연구가 밝혀낸 충격적인 결론이 있습니다. 성공과 행복의 척도로 여겨지는 부, 명예, 학벌이 아닌 ‘관계’가 진정한 행복의 열쇠라는 사실입니다. 이 놀라운 연구 결과를 통해 우리의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하버드 성인발달 연구
1938년, 대공황이 미국 사회를 강타했을 때 시작된 ‘하버드대 성인발달 연구’는 인간의 행복과 건강에 관한 세계 최장기 프로젝트입니다. 하버드대 의대 연구팀은 ‘좋은 인생의 비결’을 과학적으로 추적해보고자 당시 19세 무렵이던 하버드대 2학년 학생 268명과 사회·경제적 대조군으로 1940년대 초 보스턴 저소득 가정 출신 청소년 456명, 총 724명의 삶을 추적했습니다.
이 연구는 단순한 통계 조사가 아닌 생생한 삶의 기록이었습니다. 연구팀은 2년마다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5년 단위로 신체 건강을 측정했으며, 5~10년마다 심층면접을 진행했습니다. 과학이 발전함에 따라 뇌 인지능력 검사와 유전자 연구도 병행되었습니다. 현재는 베이비붐 세대인 이들의 자녀 1300여 명까지 연구 대상이 확장되어, 부모와의 관계 등 아동기가 중년에 미치는 영향을 계속해서 연구하고 있습니다.
“부와 명예가 아닌 인간관계가 행복의 열쇠”
로버트 월딩어 하버드대 의대 교수(72)는 2002년부터 이 연구를 이끌어온 4번째 책임자라고 합니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우리의 방대한 과학적 연구의 메시지는 의외로 간단했다. 인생에 있어 오직 중요한 한 가지는 ‘사람들과의 따뜻하고 의지할 수 있는 관계’라는 점이다”라고 말했습니다.
85년 동안의 데이터는 명확합니다. 하버드대를 졸업했다고 해서, 또는 부와 명예를 얻었다고 해서 더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은 아닙니다. 월딩어 교수는 “행복을 정하는 결정적 요인은 부도, 명예도, 학벌도 아니었다. 행복하고 건강한 노년은 사람들과의 ‘질적인’ 관계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인간관계가 신체 건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연구 결과 중 가장 놀라운 점은 인간관계의 질이 행복감뿐만 아니라 신체적 건강에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입니다. 월딩어 교수는 “50대일 때 인간관계에서 가장 만족도가 높았던 사람들이 80대에 가장 건강한 사람들이었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50대 때의 콜레스테롤 수치는 70~80대의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성격적 기질도 30대에는 성공에 영향을 주었지만 노년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었습니다.
더 충격적인 것은 “외로움과 고립은 술과 담배만큼 건강에 해롭다”는 연구 결과입니다. 원치 않는 고립에 빠진 사람들은 중년에 신체 건강이 급격히 저하되고 뇌 기능도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80대 부부를 연구했을 때, 결혼생활의 만족도가 높은 사람은 신체적 고통을 덜 느끼고 더 건강하다고 생각했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더 아프다고 느꼈습니다.
“자녀에게 의사가 되라고 강요하지 마세요”
월딩어 교수는 한국이 교육열이 강하고 성취욕이 높다는 점을 언급하며, “교육 수준은 행복을 결정하는 요인이 아니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자녀에게 의사가 되라는 식으로 무엇이 되라고 강요해선 안 된다”고 조언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교육은 행복과는 관련이 없었지만, 수명에는 영향을 미쳤습니다. 하버드대 출신이 저소득 가정 출신보다 수명이 더 긴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그들이 교육 수준 덕분에 건강 정보를 더 많이 접할 수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정보를 바탕으로 술이나 약물을 남용하지 않고 비만을 예방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인 것입니다.
따뜻하고 건강한 관계란 무엇인가?
월딩어 교수는 건강한 관계를 “자신을 숨길 필요 없이 ‘나 자신으로 있을 수 있다’고 느끼는 관계”라고 정의합니다. 또한, 상대방에게 “너는 이런 사람이 돼야 한다”고 강요하지 않는 관계여야 합니다.
특히 부모와 자녀의 관계에서도 같은 원칙이 적용됩니다. 자녀에게 의사, 변호사 등 특정 직업을 강요하는 것은 아이를 행복하게 만드는 길이 아니라고 그는 강조합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동기 가족과의 관계는 70~80대의 행복에까지 영향을 미쳤습니다.
좋은 관계는 꼭 결혼에서만 오는 것은 아닙니다. 배우자, 형제자매, 자녀, 친구들, 직장 동료 등 의지할 수 있는 어떤 관계든 의미가 있으며, 관계의 양보다는 질이 중요합니다. 소셜미디어도 이를 통해 진정으로 사람들과 연결된다면 행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단순히 타인의 아름다운 사진만 본다면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돈이 주는 행복의 한계
물론 기본적인 생활 수준은 행복에 중요합니다. 월딩어 교수는 “살 곳이 있고, 먹을 것이 있고, 의료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는 수준은 돼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 이상부터는 돈이 더 많다고 행복해지지 않는다”고 강조합니다.
미국에서는 연간 수입 7만 5000달러(약 9500만 원) 이상부터 돈과 행복에 상관관계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이는 미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인 6만 9000달러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입니다.
행복을 위한 실천적 조언
연구를 통해 자신의 삶에도 변화를 가져온 월딩어 교수는 “바빠서 잊고 지내던 사람들에게 연락하고, 좀 더 자주 모이도록 한다”고 말합니다. 그는 “좋은 관계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계속해서 관계가 강해질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강조합니다.
새해에 무엇보다 가족과 친구들에게 시간과 에너지를 쓰라. 그것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투자다.
로버트 월딩어
‘굿 라이프’ – 85년 연구의 집대성
1951년 미국 아이오와주에서 태어나 1978년 하버드대 의대를 졸업한 로버트 월딩어 교수는 정신과 의사, 정신분석학자, 선불교 승려로서 하버드 성인발달 연구를 20여 년째 이끌고 있다고 합니다. 그의 2015년 테드(TED) 강연은 현재 4400만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해 역대 톱10 강연에 꼽힙니다.
85년이라는 세계에서 가장 오랜 ‘인생 연구’가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진정한 행복은 화려한 학벌이나 부와 명예가 아닌, 우리 곁의 소중한 사람들과 맺는 따뜻하고 의지할 수 있는 관계에 있습니다.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이보다 더 중요한 교훈은 없을 것입니다.